writer 정진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쉽게 상대를 판단하고, 조언하고 바꾸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누구의 삶도 바뀌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서로 관계 속에서 큰 상처와 아픔만이 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씨는 <당신이 옳다>라는 책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현장에서 진정 유가족과 함께했던 사람들은 심리 관련 전문가들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을 견디며 유가족들과 손을 잡고 함께 울었던 사람들이라고요.
진정 상대와 함께하는 것이 사랑이고, 서로에게 필요한 도움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함께 존재할 때 시작됩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행복을 주는 순간은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과 온전히 함께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들과 온전히 함께하는 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상대와 진정 함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진정 함께한다는 것은 '내가 상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겸손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영원히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 날마다 오해를 줄여갈 뿐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상대방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고, 다만 오해를 조금씩 줄여갈 뿐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은 같을 수 없습니다. 상대를 나의 생각에 가두고, 그 틀 안에서 판단하고, 재단한다면 우리의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진정 함께한다는 것은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는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상대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를 바꾸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뭔가를 말하고, 도와주고, 그렇게 상대를 바꿔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나 자신을 누군가 바꾸려 했을 때 나의 감정이 어떠했나요? 좋지 않았을 겁니다. 나 자신에게 진정 변화가 일어나는 때는 상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 그대로를 인정했을 때였을 것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우리는 나 자신이 나 그대로 있을 수 있을 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상대는 진정 자유를 경험하고, 그 자유를 통해 자신의 인생이란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정 함께한다는 것은 상대를 늘 기대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은 그렇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상대를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그저 함께해야 합니다. 그저 함께 기뻐하고, 그저 함께 우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우리는 쉽사리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를 걱정하고 염려합니다. 그 걱정과 염려는 현재를 살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그 걱정과 염려가 우리를 집어삼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상대를 사랑하지 못하과, 걱정과 염려로 허비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이와 온전히 함께해도 부족합니다. 지금을 누리며 존재하는 것이 온전히 상대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그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진정 신비로움이고, 기적이고, 또 운명과도 같습니다. 그 어떤 영화보다... 그 어떤 음악보다 한 사람의 삶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상대의 삶에 담긴 수많은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고 울고 웃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요? 그렇게 상대와 진정 함께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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