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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IT

코인 관련 글 2

by sperantia 2022. 6. 8.

지난번 글을 쓰고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고맙다고 이야기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특별히 정의롭거나 대단한 지식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주변의 수 많은 사람들이 주체성을 상실한체 돈을 잃는 것을 보면서 죄책감으로 썼던 글입니다.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고 예상밖으로 많은 질문을 해오셨습니다.

“그래서 가상화폐는 사기인거가요?”

그 분들의 질문의 본질은 결국 이것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지난 글에 최대한 주관을 배제하고 썼기에 이런 질문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개별적으로 대답 드리기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글을 쓰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코인 관련된 글은 쓰지 않고 개별적인 질문에도 죄송하지만 답변드리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스스로 의심하고, 질문하고, 공부하신다면 제 얕은 글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실 거라 믿습니다.

또 지난번보다 조금 더 제 주관을 개입해서 쓴 글이기에 절대 제 글을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가격은 절대로 가치와 연동되지 않습니다. 그냥 하나의 견해로만 읽어 주시 길 바랍니다.

[사기의 정의]

먼저 사기인지를 물으신다면 ‘사기에 대한 정의’부터 필요합니다. 저는 사기를 ‘1) 특별한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서, 2) 다수의 부(富)가 소수의 사람들로 이전되는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1) ‘특별한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저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코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수백,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관심 가질 기술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은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장의 다른 형태입니다. 데이터의 기록(장부)을 특정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다수의 서버에 분산하여 저장합니다.

일단 이 구조는 기존의 방식보다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IT산업이 빠르게 발전됨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기업들은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아마존 AWS’입니다.

각기 개별적인 서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통하여 초대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필요에 따라 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아마존은 데이터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끊임없이 낮춰왔습니다. (조금 더 도움이 되실 수 있게 자료를 링크해 놓았습니다.https://han.gl/lgMmt


그런데 블록체인은 이러한 구조를 역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구조가 필요한 곳도 있습니다. 사회 인프라에 대한 신뢰가 크게 무너진 곳, 혹은 어떠한 규제를 피하고 싶을 때 이러한 시스템은 수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블록체인을 더 다양한 곳에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나온 것이 바로 ‘이더리움’입니다.

[이더리움의 가치와 가격]

이더리움은 AWS처럼 수많은 탈중앙화된 프로젝트들을 작동시킬 수 있는 베이스가 되는 블록체인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더리움의 가치가 투기꾼들에 의해서 왜곡되었다는 것입니다.

먼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이기에 AWS와 같은 시스템보다 대단히 느리고 비효율적입니다. 또한 책임의 소재가 없기에 이더리움이 허접한 고양이캐릭터거래 (크립토키티사태)만으로 정지되어도 이 플랫폼 위의 사업자는 이더리움 재단에 배상을 요구할수도 없습니다. 또한 이렇게 이더리움 시스템 위에서 프로젝트들을 작동시키려면 ‘가스(gas)’라는 이더리움과 연동된 재화가 필요합니다.

즉, 이더리움이 정말로 많은 플랫폼에서 다양하게 쓰이려면 가스의 가격이 낮아져야 하고, 이더리움 가격도 낮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더리움이 앞으로 수많은 곳에 쓰일 것이니 가격이 올라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 이것이 답답했던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도 이와 관련해서 꾸준히 이야기해왔습니다. ("블록체인, AWS보다 100만배 비싸"  https://han.gl/wLcd8) 그러나 모두 아시는 것처럼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반대되는 구조]

그리고 위와 같은 가격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블록체인과 그 위에 돌아가는 프로젝트들은 현실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탈중앙화라는 비전이 ‘인간의 본성에 반대’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야기 드리기 위해 블록체인 혁명이 온다고 외쳤던 과거의 책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2016년에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혁명’이라는 책 (https://han.gl/LTFCL)을 발표하며 앞으로 중앙화된 서비스들은 물러나고 탈중앙화된 서비스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나 우버가 아닌 탈중앙화된 에어비엔비와 우버가 나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그런 혁명은 오지 않았습니다. 2016~2017년 ICO광풍을 보셨던 분들은 이러한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나온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중에 제대로 돌아가는 서비스가 있을까요? 기다리면 나올까요? 저는 부정적입니다.

그 이유는 애초에 이러한 가정이 앞서 '인간의 본성'과 '기본적인 경제적 유인'을 상실한 체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선한 의지만으로 사업을 일궈 나가지 않습니다. 향후 발생할 큰 경제적인 유인과 비전을 바라고 끊임없이 투자 받고 개발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기술혁신과 시장을 개척해 나갑니다.

그런데 대다수 코인은 이것과 반대로 작동됩니다. 먼저 ICO를 진행하고 코인을 팔아서 돈을 ‘먼저’ 취득합니다. 여기서 이 돈을 모은 주체는 파운데이션이라는 모호한 형태입니다. 코인을 산 사람들은 애초에 회사의 지분을 산 것도 아니고 프로젝트에 대한 권리를 산 것도 아닙니다. 미래의 언젠가 작동하길 희망하는 프로젝트에 이용될 디지털코드를 산 것입니다.

이때부터 코인회사는 오히려 서비스를 개발하고 여기에 투자를 할수록 자신들이 취득한 돈을 써야 되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또한 프로젝트들의 백서를 보면 탈중앙화의 가치에 기반하여 극도로 낮은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서비스를 통해 그것을 만든 회사는 서비스를 통해 큰 수익을 창출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결국 치열하게 서비스를 만들 동기는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입니다. 만약 서비스가 나왔는데 반응이 별로면 코인은 폭락하게 됩니다. 그래서 계속 ‘베타’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하거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MOU나 마켓 메이킹(시세조종)에 몰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저는 코인을 통해 만들어진 수 많은 프로젝트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즉 '1) 특별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수 천개의 코인들만 작동]

한가지 예외가 있다면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코인’입니다. 다시 말해서 코인 그 자체는 블록체인 위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동합니다. 문제는 코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코인 프로젝트들이 수 천개가 넘어가는데 제대로 된 서비스가 없기에 사람들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다양한 신용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스마트컨트랙트, De-fi, NFT' 등등 끊임없이 이 시장에서는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른 코인들이 나타납니다. De-fi도 결국 파생상품을 코인으로 만든 것이고 NFT도 하나의 코인일 뿐입니다. 785억 NFT 판매로 이슈가 된 비플의 작품도 그것을 산 주체는 NFT펀드를 운용하는 사람(https://han.gl/wUrDa)입니다. 물론 그 분이 진심으로 그 가치를 믿는지 알 수는 없지만 NFT의 흥행과 자신의 수익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개인들이 뉴스에서 떠드는 이야기가 아닌 스스로가 그러한 수 많은 용어들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고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 질문하고 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격하지만 데이비드 호크니처럼 말입니다. (https://han.gl/BsolP)

메타버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블록체인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디지털에서 발생한 것이 디지털에서만 돌아가는 것(앞선 글 6번 참조)에 이 시장은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쪽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코인의 가치와 연동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메타버스의 정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로블록스-마인크레프트-리니지와 같은 플랫폼이 블록체인으로 돌아가는게 아닌데 정말 블록체인이 메타버스에서 효율적인지, 현재의 기술수준이 현실의 삶을 가상으로 스위칭 할 정도로 고도화 되었는지, 혹시 이 용어가 핫해짐에 따라 어떠한 주체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2) ‘다수의 부(富)가 소수의 사람들로 이전되는 행위’

사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간략하게 누군가는 여러분이 비싼 돈을 내고 구매하는 코인이 무료로 혹은 아주 저렴하게 엄청나게 많은 수량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철저하게 불투명한 구조에서 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드렸습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누군가가 블록체인을 통해서 큰 부를 얻었다면 질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 냈는지”. 그냥 싸게 사서 비싸게 판거 말곤 어떤 것이 있는지 말입니다. 그것에 대해 대답 할 수 있는 분이라면 신뢰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여러 번 이야기 드렸지만 저는 미래를 예측할 정도로 똑똑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의 구조에 대해서 의심하고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전에 글과 마찬가지로 이 글에도 많은 비판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비판하시면서 스스로의 논리를 통하여 더 날카롭게 주체적인 의사결정으로 코인을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절대 생각을 아웃소싱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두 번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여쭤봐 주셨는데 대답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부족하지만 이 글로 대신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06.06 - [재테크/IT] - 코인 관련 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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