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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前헤지펀드 매니저로써 드리는 말씀

by sperantia 2020. 3. 21.

200313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이효석

오늘은 분석이 필요 없습니다. 일단 대응이 필요합니다. 보통 애널리스트가 분석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는 표현을 쓰면, '저는 모르겠으니, 알아서 잘하세요ㅠ'라는 말입니다.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코멘트 해드릴 수 있는게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前헤지펀드 매니저로써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Repo 자금 공급 및 ECB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이 이렇게 많이 빠졌다는 것은 모두가 직감적으로 알고 계시겠지만, "시작된겁니다"
야간선물이 5% 하락했기 때문에 기준은 1,750pt가 될 것인데, 아마 대응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Short을 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극도의 변동성 장세 예상됩니다.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유동성입니다. 제가 계속 변동성보다 유동성이라고 말씀드렸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호가창에 보면, 최우선 호가에는 물량이 많지만, 밑으로 내려갈 수록 물량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 물량이 없기 때문에 유동성이 마릅니다. 이럴 경우에 가격은 더 심하게 움직이는 왜곡현상이 생깁니다. 

둘째는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이렇게 큰 변동성은 보신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평소에 알던 주식의 가격과 너무 다르다 보니, 레퍼런스가 없습니다. 기준이 없으니, 가격이 많이 흔들릴 수 밖에요.. 

셋째.변동성이 크다는 이야기는 잘 못팔면(short), 큰 일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도 수없이 많이 short을 해본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악재가 터지고 주가가 빠질 때는 제가 원하는 가격에 숏포지션을 구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업틱룰이라는 제도 때문에 오늘 많은 주식들의 호가에는 많은 물량들이 쌓여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물량들이 가장 낮은 가격에 다 체결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가 헤지펀드들의 숏포지션이 구축되는 시점입니다. 즉, 헤지펀드들이 대단한 것 같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숏을 하기로 마음 먹은 주식에 대해서 장중 저점에 팔게 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국 좋지 않은 가격에 숏포지션을 구축한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조금마한 호재가 나와서 주가가 올라도 쫄리게 되서 다시 숏커버를 하게 됩니다. 

2)오늘 시장이 바닥일수도 있습니다. 주말에 어떤 긴급조치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참 어렵지만, 만약에 포지션을 줄이기로 결정하셨다면, 고려하셔야 될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엇을 먼저 거래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셨던 것부터 파시는 것이 맞습니다. 올해 '안전한 것들의 배신'을 계속 말씀드리고 있지만, 배당/PBR을 기준으로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주식을 먼저 파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한 결정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제일 팔고 싶지 않은 것. 정말 아끼는 것부터 파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제일 팔고 싶지 않은 것은 모두가 팔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마지막에 빠집니다. 조금이라도 가격을 손해보지 않고 파시려면, 정말 아픈 손가락부터 정리하시는 게 좋습니다. 

셋째. 유동성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호가가 없는데 계속 CD로 팔게 되면... 가격에서 너무 손해를 보시게 됩니다. limit order를 이용하시던지 아니면, 피곤하시더라도 가격을 계속 보시면서 대응하셔야 합니다.

3)무엇을 보면서 거래할 것인가?
오늘은 환율을 보이면서 거래하셔야 합니다. NDF가 1,209원으로 마감이 되었는데, 1,220원을 기준으로 그 아래에서는 평시 속도로 파셔도 되는데, 1,220원을 넘어서게 되면 좀 더 빠른 속도로 파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p.s 오늘 코멘트는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이 아니라, 前헤지펀드 매니저로써 조금이라도 투자자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드리는 메세지라는 점을 생각해주세요.
오늘 부터 힘든 시장이 시작되었는데, 더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힘든시장이 좀 길어질 것 같다는 점입니다. 건강을 챙기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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