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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819

by sperantia 2020. 8. 20.

오늘 새벽 뉴욕 증시에서 가장 눈여겨 볼 지표는 달러 인덱스였죠. 92.1까지 하락하면서 지난 월초 기록했던 92.7포인트를 하회하면서 달러 약세가 보다 빨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는 반대로 유로화와 엔화, 그리고 위안화의 강세를 의미하게 되죠. (이머징 통화는 여전히 전체적으로 메롱이니까요..) 그럼 유럽, 일본, 중국은 자국 통화의 강세 상황에 봉착한만큼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럼 수출보다는 내수로 커야 하는데요… 그럼 이들 국가가 내수로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가.. 그게.. 참…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이틀 전 중국이 7000억 위안의 1년짜리 MLF자금을 시장에 풀었는데요 지난 2월 초 이후 이 정도 규모를 푼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ㅎㅎ 위안화 공급을 늘렸음에도 위안화가 강세로 가고 중국 증시가 반등을 하는 아름다운 그림이 나와주고 있네요… 자국 통화의 강세를 받아들여도… 그 경제가 버틸 수 있다면… 해당 시장은 약간의 먼 미래를 생각하면… 괜챦은 투자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중국 얘기보다는 달러를 다뤄보려다가 삼천포로 빠졌는데요.. 다시 돌아오죠. 최근 진행되는 달러 약세 속도가 상당히 가파릅니다. 달러 약세 속도가 가파른 상태에서 미국이 추가로 달러 공급을 늘린다거나…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린다거나… 혹은 마이너스 금리를 쓴다거나… 하는 얘기를 하게 되면… 달러 약세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될 수 있죠… 시장에서 달러 가치 폭락에 대해서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달러 약세가 안되니… 달러 강세가 맞는가… 미국이 현 상황에서 달러 강세를 맞이하면 어떻게 될까요? 달러 강세의 경우… 미국은 수출보다는 내수로 성장할 것임을… 의미하는 거죠. 2014년 이후.. 지금까지는 미국의 독보적인 성장이 나왔기에… 그게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최근 분위기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여러가지 강점들이 차례로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죠…

 

우선…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법인세를 대규모로 낮추고…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는 기대감을 가져다주고… Fed는 기껏해서 2.5%까지 인상했던 기준 금리를 0%까지 인하했답니다. 네.. 정부의 재정 정책과…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을 모두 퍼부었던 거죠… 문제는…. 이제 정책 여력이 크게 낮아졌다라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정책적 지원을 퍼부었음에도 성장이… 다른 국가 대비 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슈인데요… 전일 월마트의 주가를 보셔도 아시겠지만…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즉 실업 수당의 공급이 없다면…. 현재 상태의 소비를 더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두려움이… 시장 저변에 깔리기 시작했죠….

 

하나 더… 2010년대 들어.. 미국은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답니다… 사우디나 러시아가 상당히 고전을 했었고… 미국의 셰일 기업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 가도를 이어가고 있었죠… 최근 뉴스 플로우에서는 잡히지 않지만…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구요… 국제 유가가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 설비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패권 역시…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급락과… 산유국들의 치킨 게임 하에서.. 한 번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이죠…

 

그리고…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 저금리를 배경으로 미국 경제 주체 전반적으로 부채가 너무 크게 늘어났죠. 기업 및 가계 부채의 급증이 이슈인데요… 부채라는 것은… 미래의 소득을 현재로 땡겨서 쓰는 것을 말합니다. 부채가 이 정도까지 증가했다면… 미국이 자체 소비로 성장하는 게.. 쉬워보이지는 않죠…

 

네.. 미국도… 기존처럼 소비 일변도로 성장하는 것보다는… 수출도 어느 정도 하면서.. 성장하는 게 필요할 겁니다. 그런데.. 수출 성장에.. 말씀드렸었던 달러 강세는… 그야말로 쥐약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 그럼 바로 반문이 나올 겁니다. 요런 거죠..

 

“아니… 달러 강세가 안된다면.. 달러 약세인데… 달러 약세가 되면.. 달러 가치가 무너진다고 함… 그럼 어쩌라고… 노답이라는 말임???”

 

한국말은 끝까지 들을 필요도 있지만… 앞의 수식어도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달러 약세가 안된다는 게 아니라… 급격한 달러 약세가 안된다는 얘기죠… 아.. 교묘한 말장난처럼 느껴지시나요… T.T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음.. 다이어트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다이어트를 하는데요… 너무 급격하게… 과도하게 하게 되면… 몸무게가 크게 빠지면서…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죠… 이것보다는… 운동을 통한 점진적 다이어트.. 이게 더 좋은 것 아닐까요? 체중 감량은 좋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뭐 이런 의미 정도로 생각하시죠… 크음… 딱히 좋은 비유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T.T

 

달러가 너무 빠른 약세를 보이면… 달러 가치의 폭락과 함께.. 미국이 갖고 있던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반면… 2000년대 중반 있었던 것과 같은… 아주 완만하고 안정적인 달러 약세는… 급격한 달러 약세로 인한 가치 폭락의 이슈를 상당 수준 제어할 수 있을 겁니다. 네.. 미국도 달러 약세를 생각하고 있을 듯 합니다.. 다만.. 달러 약세의 속도를 조절하고 싶은 거겠죠…

 

헐.. 시장 경제에서 그게 가능하니..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달러에 대한 무서움을 느끼게 해주면 되죠… 아.. 달러 우습게 보면 안되겠구나.. 라는 트라우마를 머리 속에 각인시켜주면… 달러에 대한 급격한 투매… 혹은 약세 기대감을 제어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말 에세이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보도록 하죠..

 

결론은… 급격한 달러 약세에 대한 제어 움직임이.. 있을 듯 합니다. 마치 지난 8월 초에 있었던 달러 강세 전환 움직임처럼… 오늘은 이 정도 말씀드리고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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