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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821

by sperantia 2020. 8. 24.

전일 뉴욕 증시.. 테슬라가 천슬라가 순식간에 이천슬라를 찍으면서 나스닥을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인도했습니다. Fed가 뭐라하건 간에… 설마 저 호구가 우리를 버리겠어.. 라는 생각… 지금까지 Fed가 해왔던 행보가 워낙에 호구같았기에.. 시장이 이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겠죠. 실제 유동성이 지난 3~5월 대비 크게 늘지 않더라도… 기존에 워낙 많이 뿌려두었기에… 그렇게 뿌려둔 유동성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워낙에 귀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그런 섹터로 몰리면서 이천슬라가 탄생한 게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향후 테슬라와 같은 일부 대형 성장주 이외에는 대안이 부족하다라는 대안 부재론과… 유동성 자체의 공급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Fed의 변심론이 이슈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봅니다.

 

지난 수요일에 달러에 대한 말씀을 드리다가 끊어졌는데요… 요거 조금만 더 이어가보죠. 많은 분들이 질문하신 것이.. 달러 가치의 일방적인 하락을 막는 방법이 무엇이 있겠는가… 입니다. 지금의 미국 상황을 보시면요.. 달러가 추가로 하락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한 국가의 통화 가치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두가지죠. 하나는 해당 국가의 성장이구요.. 다른 하나는 그 국가의 금리입니다. 미국은 금융 위기 이후 가장 차별적인 성장에 성공한 국가였죠. 가장 먼저 가계, 기업, 그리고 국가 부채를 줄이는데 성공했구요… IT섹터를 중심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 산업을 키워왔답니다. 그리고 셰일 혁명이라는 것을 만들어냈었죠.

 

문제는 미국의 기업 및 가계 부채는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구요… 그리고 간신히 줄였었던 재정 및 무역 적자가 다시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하나 더.. 셰일 혁명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유가 급락 이후…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행보를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마이너스 유가에서 배럴 당 40불까지 유가가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셰일 기업들은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죠. 네… IT섹터와 같은 섹시한 성장 산업을 제외한다면 부채 측면이나 에너지 혁명 측면에서의 성장성은 상당히 후퇴한 상황입니다.

 

금리 측면에서도 보시면 미국 국채 금리는 현재 0.65% 수준이죠. 2018년 하반기에 10년 금리가 3.2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 금리는 정말 많이 낮아진 겁니다. 특히 당시 유럽 및 일본 금리가 현재 수준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국가와의 상대적 금리차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죠. 미국 달러 보유 시에 얻을 수 있는 금리의 상대적 매력… 이제 크게 낮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의 대처가 주요했던 것 같은데요…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재정 및 통화 정책을 때려부었음에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직격탄을 가장 강하게 맞은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되죠. 재정 적자가 워낙에 심하기에… 민주당은 3.5조 달러를 외치는데.., 그 재정 때려붓기 좋아하는.. 감세 좋아하고… 인프라 투자 지출 외치던… 그 트럼프가 1조 달러만 쓰자는 얘기를 하고 있죠… Fed 역시 너무나 많이 풀리는 유동성에 대해서 상당한 걱정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0.6%인데… 금리를 더 낮출 룸도 크지 않죠… 거의 올인하다시피 해서… 돈을 뿌렸는데… 미국의 성장세가… 그리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됩니다. 네… 성장과 금리 측면 모두에서 미국 달러의 매력이 크게 줄어들어 버린 거죠. 달러 약세 기조가 형성되는 것… 저는 어느 정도는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그럼 달러는 계속해서 무너지겠네… 라는 생각이 팍 드실 텐데요… 추세와 주기는 다르죠. 하나의 방향성이 형성되는 것이 추세라고 한다면… 그 추세 속에서도 부침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떨어진다고 에브리데이 1%씩 하락하지는 않습니다. 챠트 보시는 분들이 하시는 멋진 표현 중에 고점을 낮춰간다.. 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느낌이 좀 오시나요?

 

달러가 하락 추세를 형성할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강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달러 약세를 자극하는 작은 뉴스 하나에.. 시장이 매우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죠. 어떤 때에는 달러 가치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미국이라 할지라도… 돈을 마구 때려붓는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추가로 밀어붙이기 어렵죠… 달러가 무너지는데.. 여기에 달러 공급을 늘리면… 다들 달러를 외면하게 될 겁니다. 지금 중국이 알음알음 페트로 위안화와 같이.. 위안화 사용을 늘려가는 것들.. 그리고 러시아가 유럽과의 거래에서 달러를 배제하고 유로화로 결제를 하는 흐름들.. 그리고 재차 급등세를 보이는 암호화폐들… 이런 흐름들이… 대표적으로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도전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으로 달러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달러 공급을 늘리면 달러 가치가 급락을 하게 될텐데… 이게 딜레마죠. 달러 공급을 늘려도 달러 가치가 하락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네.. 답은 간단합니다. 달러의 수요를 늘려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도 달러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달러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존재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죠… 하나 더..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위안화와 유로화와 같은 자산들이… 약해진다면… 아… 대인이 없다.. 역쉬 달러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달러로 자금이 다시 몰리게 되는… 달러의 수요가 재차 증가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되겠죠.

 

그럼 어떻게 ‘그래도 달러다~~’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달러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일정 수준 달러를 보유할 수 밖에 없는 거네… 라는 인식을 어떻게 갖게 할 수 있을까요… 외환 위기 이후… 그리고 금융 위기 이후… 사람들은 위기 국면에서 달러 표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달러 보유가 필수임을 배웠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코로나 국면에서도 이를 학습한 바 있죠. 달러의 소중함을 상기시키는 이벤트가 있다면… 일방적인 달러 약세를 제어하는… 달러의 수요를 늘려서… 달러 가치의 급락을 제어하는… 그런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달러 가치의 급락과… 완만한 하락은 전혀 다르죠… 급락이라는 것은 달러 보유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키우게 되죠. 급락은 또다른 급락을 부르게 됩니다. 완만한 달러 가치의 하락… 이건 미국이 일정 수준 달러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쓰더라도… 급락을 만들어내지는 않죠. 몸무게를 한 순간에 크게 줄였을 때 건강 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서서히 다이어트를 해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레벨로 감량을 했을 때… 건강한 감량이 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환율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달러 얘기를 좀 많이 하고 있는데요… 주말 에세이에서 Fed의 의사록…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는 실질금리 얘기와 엮어서 말씀을 이어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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