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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118

by sperantia 2020. 11. 21.

지난 8월 하순 이후 금 가격이 계속해서 어려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죠. 온스 당 2050불을 넘어선 이후 1850불까지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입니다. 금이 이제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주 간단하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드려볼까 합니다.

 

우선 앞으로 금은 가망이 없는지를 보려면… 최근 금 가격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서 살펴봐야 하겠죠? 금 가격은 두가지에 반응합니다. 첫째는 실물 경제의 성장… 두번째는 (실질)금리죠. 실물 경제의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그 성장의 과실을 따먹기 위해 주식에 투자해야겠죠. 주식의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바로 그 높아진 고금리를 얻기 위해 채권에 투자해야겠죠. 굳이 이자 한 푼 주지 않는 황금색 돌덩이에 투자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겁니다. 백신의 개발 소식이 들려온 후.. 전세계 경제가 코로나 장기화의 체념…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되었죠. 그리고 이런 성장이 반영되면서… 중앙은행이 더 이상 답없이 돈 뿌릴 필요 없는 것 아니냐.. 그리고 실물 경제에서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인만큼 투자가 늘어나게 되는 것 아니냐.. 라는 얘기가 나오게 됩니다. 그럼 금리가 튀어오르게 되겠죠? 최근 보시면… 미국 10년 금리가 0.9%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 지난 에세이에서 수차례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요.. 이런 움직임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인가.. 라는 겁니다. 하나 여쭤봅니다. 실제 성장이 나오고 있나요? 백신이 나와서 치료가 되고.. 성장이 나오고 있는 건 아니죠. 그러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럼 현재 우리가 느끼는 성장은 성장 그 자체가 아니라.. 성장에 대한 기!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 기대를 머금고 채권 시장 역시 과도하게 눌려있던 금리 상승으로 반응한 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기대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그럼 핵심은 이런 기대가 계속 유효할지.. 가 될 겁니다.

 

우선 금리 사이드를 먼저 생각해보죠.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수 있을까요? 아니 아니.. 미국 금리가 코로나 이전 레벨인 2%수준으로 다시금 올라갈 수 있을까요? 뭐가 문제냐.. 당연히 될 수 있지.. 백신이 나와서.. 모든 게 정상으로 되돌아가는데..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요… 아무리 백신이 나와서 치료가 되더라도 코로나 이전과는 하나 크게 달라진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거대한 부채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팬데믹의 기간 동안… 정부, 기업, 가계 할 것 없이.. 상당한 부채를 늘리게 되었죠. 특히 미국의 재정 적자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어났답니다. 그리고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말씀도 드렸었죠? 코로나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바닥에 붙여버렸더니.. 각 기업들이 기회는 찬스다.. 라는 명언을 남기면서 너도 나도 회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해버렸답니다. 기업들의 부채 증가는 당연한 것이구요.. 가계 역시.. 소비를 이어가기 위해, 그리고 로빈 후드의 모험을 하기 위해 가계 부채를 일부 증가시키면서 대응하게 되죠.

 

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 미국 정부 부채가 3조 달러 이상 늘어났죠.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금리가 튀어오르게 되면요… 와..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얼마가 되는 건가요? 1%만 올라도.. 3조 달러의 1%니까.. 연간 이자만 300억 달러인가요? 요즘 억 소리 나는 것을 많이 보셔서 이 정도는 약소한 느낌입니다.ㅎㅎㅎ 애니웨에… 부채가 커진 상황에서 금리가 마구 올라가게 되면… 그야말로 뒷통수를 제대로 맞게 됩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금리의 빠른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겠죠… 아마도 Fed에 전화하게 되지 않을까요? YCC에 대한 논의가 이 때 즈음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 오히려 부채가 워낙 많은 만큼.. 장기로 현재의 저금리가 이어질 것이다.. 라는 말씀을 드렸네요. 현재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큰데… 그 기대가 시간이 갈수록 약해진다… 이런 결론입니다. 이제 다음으로 성장 사이드를 봅니다.

 

백신이 나오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까요?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부채가 잔뜩 있다라는 겁니다.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는.. 한 번 기업들이 투자를 해서 사업을 확장할 때 상당히 신중해지죠. 네.. 투자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돈을 버는 족족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돈을 버는 족족 과도한 부채를 상환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죠. 경제학에서는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들이 낮아진 금리에 돈을 빌려서 투자를 늘린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부채가 워낙 많아진 상황에서는… 낮아진 금리에 버티면서… 돈을 벌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이나마 부채를 상환하려고 하겠죠… 낮아진 금리 하에서.. 투자를 늘려야 성장이 나오는데… 낮아진 금리 하에서 버티면서 부채를 상환하니..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그리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는 겁니다.

 

하나 더… 성장이 나오게 되면… 각국 정부는 과도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의 초부양적인 스탠스에서 빠르게 후퇴를 하게 되겠죠. 사람들마다.., 국가마다 다르겠지만… 출구 전략이라는 것을 고민하게 될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성장의 회복을 하나도 훼손하지 않는.. 아주 아주 적정한 속도로.. 초부양적인 스탠스에서 서서히 후퇴를 하는 거죠. 그런데.. 일단 듣기만해도 어려워보입니다. 어느 정도 속도로 후퇴를 해야 적정하게 성장도 나오면서.. 부채 부담도 줄이는… 것인지… 그 레벨을 찾아가기 위한 좌충우돌도 겪어야하겠죠.

 

네… 결국 핵심은 부채입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세계는 너무나 많은 부채를 짊어지게 된 거죠. 과도한 부채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를 바닥에 붙여놓은 상황을… 장기로 이어가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부채가 과도하기에 지금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인상깊은 성장의 가능성도 낮아지겠죠. 성장이 나올 것이란..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이 기대가 중장기적으로 낮아진다면… 금 가격은 다시금 꿈틀거릴 겁니다. 네.. 오늘은 금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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