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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124

by sperantia 2020. 11. 25.

우선 존경하는 옐런 언니가 재무장관에 내정되었네요~ 물론 제 축하야 관심없으시겠지만 감축드린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16년 10월 고압 경제론을 얘기하면서 디플레이션의 압력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강한 노력을 경주했다는 점, 그리고 15년 8월과 16년 1월 중국 위안화 위기 앞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Fed가 미국 경제만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인 상황까지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려 했다는 점.. 이런 점들을 통해 볼 때 지금의 현 상황에 적임자라는 생각이 팍 듭니다.

 

올해 3월 금융 시장이 큰 혼란에 빠져있을 때 버냉키 의장과 함께 나와서 Fed가 회사채를 사들이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해주었죠. 금융 시장이 극도로 경색이 될 때에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부양책을 써야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한… 위기 극복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브레이나드가 Fed의 의장까지 된다면 상당한 팀웍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옐런이 되면 이제 돈 풀기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 라는 기대가 커질 수 있는데요… 그리고 브레이나드까지 둘이 죽이 맞으면 정말 돈을 하늘에서 들이붓는 거 아니냐.. 라는 기대에 불을 붙일 수도 있는데요… 그건 아닐 듯 합니다. 우선 옐런은 17년 9월부터 양적긴축을 단행했던 바가 있구요.. 은행권의 방만한 자본 운용에 대한 경계감을 수시로 표명했었죠. 브레이나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여름 미국 은행권의 방만한 배당에 대해 반대하면서 은행의 현금성 자산 보유를 늘릴 것을, 그리고 엄격히 자본을 확충할 것을 주장한 바 있죠. 본원 통화의 공급을 늘리더라도 은행권에 대한 제도적인 규제를 통해서 시장에 무제한적으로 돈이 풀리는 것을 제한할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네.. 이제 전일 장을 말씀드려보죠. 주식 시장이 한없이 오르는 모습이죠. 우선 코로나로 인한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소식은 주식 시장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Fed의 FOMC가 12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확진자가 늘어나게 되면 Fed가 FOMC 이전에 긴급회의를 열어서 긴급 양적완화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네.. 미국이 달러화를 풀 것이라는 기대감.. 이게 자산 시장을 밀어올리게 되죠.

다른 한 쪽 사이드에서는 백신 개발과 의외로 견조한 미국의 제조업 경기에 주목하면서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강하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보고 있습니다. 전일 한국 시간으로 밤 12시 정도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지수는.. 시장의 기대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발표되었죠. 이 때 시장은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를 읽었구요… 백신 보급과 맞물려서 보다 밝은 미래를 기약하게 되죠. 미국의 예상외로 강한 성장의 코드를 읽는 순간 이런 반응이 나오겠죠. 다우 지수를 중심으로 한 가치주의 강세(나스닥의 상대 약세) + 채권 금리 상승(채권 약세) + 금 가격 하락 + 달러 강세…

 

그럼 이 둘이 합쳐지면 주식 시장은 하루는 백신으로 오르고 다른 하루는 Fed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는… 그런 그림이 펼쳐지게 되는 거죠. 성장이 나오고 유동성이 풀릴 것이라는 확신.. 이 둘이 붙어서 현재의 이례적인 불 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강세장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를 말씀드리는 것이.. 제 역할 아닐까요?ㅎㅎ 네.. 일단 Fed의 통화 완화 기대감은 확실히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난 5월 이후 Fed의 통화 정책은 단 한 번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적이 없습니다. 5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명확히 선을 그었죠. 6월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식 시장이 급락했을 때… 파월 의장은 회사채 매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면서 시장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실제 매입은 거의 하지 않았죠. 7월에는 Fed가 주식을 사들일 수도 있다는 루머를 일축했고 YCC 역시 당분간 고려 대상은 아님을 천명합니다. 8월 말 FOMC에서는 사상 최초로 AIT를 도입했지만 매우 형식적인 AIT에 불과했죠. 10, 11월에는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었지만 할 수도 있다.. 라는 얘기를 했을 뿐 구체적인 액션을 보여준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금융안정’에 대한 경계감을 표명했을 뿐이죠.

 

다만 정말 대단한 것은 그거죠.. 시장은요.. 지난 몇 개월 간 보여준 Fed의 애매모호한 스탠스보다.. 금융 위기 이후 12년간 보여온 Fed의 모습을 확신하고 있다는 겁니다. 12년의 모습?? 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돌변해서 미친 듯이 돈을 뿌리는 그 모습이죠. 지금 엄격해보여도 뭐.. 조금만 힘겨워하면 당연히 돈을 풀텐데 걱정할 게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올 연말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 종료에 대해서도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 뭐… 연말에 종료되어도 종료되어서 시장이 흔들리면 Fed가 돈을 더 많이 풀 것이고… 돈 풀면서 버티다가 안되면 다시 도입하겠지 뭐~ 이러면서 낙관 일색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군대로 따지면 예전에는 엄격하고..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훈육관이었던 Fed가 이제는… 밥 먹고 난 다음에… 여기 설거지 다 해라~ 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런 느낌이죠.. 예전에는 금융 시장이 혼란스러우면 간절히 Fed를 기다렸던 거구요… Fed가 와서 무언가를 도와주면… 너무 고마워하고… Fed는 큰 소리를 칠 수 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하나의 의무가 된 듯 합니다. 왜 빨리 달려오지 않았냐고… 등에 땀이 나지 않았냐고.. 난리를 부리는 거죠.

 

이렇게 방만한 달러 살포가 이어지게 되면요… 미국 국내적으로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문제가 커지게 됩니다. 네.. 달러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겠죠. 아마도 Fed나 미국 재무부 입장에서는 다음의 기사가 그리 달갑지 않을 겁니다.

 

 

“국제 통화시스템에서 달러화의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위안화가 교역과 투자에서 더 비중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중국 외환당국 관계자들이 진단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딩지제 리서치 헤드는 미국 달러화와 엔화, 유로화 국채가 수익률을 거의 제공하지 않거나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성과 절대수익률을 찾아 위안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딩 헤드는 지난 21일 광저우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금리나 환율을 보면 위안화 자산은 다른 통화표시자산에 피해 확실한 이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5년물 국채수익률은 3%를 웃돌고 있지만 동일 만기의 미국채 수익률은 0.4%에 불과하며 독일은 -0.8% 수준이다.

또한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함에 따라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2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중략)

같은 콘퍼런스에 참석한 인민은행 산하 금융리서치센터의 저우청쥔 헤드는 달러화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국제 통화 시스템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글로벌 교역과 투자흐름에서 위안화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화된 위안화는 중국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공급망 업그레이드를 위한 자금 흐름을 유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인포맥스, 20. 11. 23)

 

 

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 지배력이 약해지고 있고 위안화가 부상한다고 얘기하고 있는 건데요…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코멘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편함을 자극하는 기사가 하나 더 나왔죠. 보시죠.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중국 위안화 표시 회사채 발행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유라시아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는 아람코가 위안화 표시 회사채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아람코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안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아시아타임즈, 20. 11. 23)

 

 

네.. 사우디 아람코가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한다… 라는 얘기죠.. 네.. 적어도 원유 관련은 달러 패권이 가장 강한데… 이런 패권에 무언가 작은 균열이 생기는 소리입니다. Fed는 대내적인 자산 버블 이슈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달러 패권에 갈 수 있는 스크래치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하겠죠… 한 수 한 수를 둘 때 상당히 신중해야 할 듯 합니다. 이 얘기는 내일 추가로 이어가도록 하죠. 늦어졌습니다.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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