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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220

by sperantia 2020. 12. 22.

오늘 주말 에세이에서는 중국에 대한 얘기를 다루어볼까 합니다. 중국 회사채 시장 불안에 대해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저 역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들어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칭화 유니를 비롯해서 중국의 주요 국영기업들이 디폴트를 선언했죠. 중국 국가가 사실 상 보증을 해주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에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만 생각했었던 중국 국영 기업의 회사채가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됩니다. 그 뿐 아닙니다. 중국의 신용평가 회사들이 AAA등급을 부여했다고 하는데요… AAA등급을 부여해준 회사가… 그것도 국가가 보증한다고 생각했던 회사가 디폴트를 내버리니.. 이거 참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이런 현상에 대해 이거 정말 클났다는 주장도 있고.. 별거 없다.. 중국 당국이 충분히 통제 가능한 것이다.. 라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우선 별거 아니라고 하는 측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런 거죠. 중국이 언제까지 폐쇄적인 금융 시장 환경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라는 얘기입니다. 금융 시장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가격 발견 기능이 있어야 하는 거쟎아요. 말이 어려워서 가격 발견이지… 시장 참여자들이 해당 기업의 부도 가능성, 수익성,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해서 특정 기업의 회사채 가격을 평가해야지… 국영 기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높은 가격을 부여하고.. 그 가격으로 거래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겠죠…

 

일단 이런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국영 기업도 파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 번 정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시범타로 몇 개 국영 기업의 파산을 용인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깜놀하게 될 것이고… 국영 기업이라고 해도… 보다 엄격한 잣대로 해당 기업의 회사채를 바라보게 될 겁니다… 그럼 이런 형태의 시범타를 언제 진행하면 되는가… 모두들 중국 투자를 꺼려할 때 이런 일이 터지게 되면.. 아무리 시범타라고 해도.. 진짜 찬물을 끼얹는 느낌이 들겠죠. 중국에 대한 투자가 아주 씨가 마르게 될 겁니다. 이럴 때에는 시범 케이스를 만들기 어렵죠. 반면… 중국 투자가 아주 아주 뜨겁습니다. 아니..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요즘은 모든 악재가 호재로 해석이 되는 등 낙관론이 극에 달해있습니다. 한 두개 기업이 파산해도…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에는 큰 문제는 없을 정도죠.. 이럴 때 한 두개 기업 정도 시범타로 파산을 용인하는 것… 이게 더 좋지 않을까요? 네.. 결국 중국이 자본 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보다 시장 원리에 기반한 채권 시장 거래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일부 국영 기업의 부도를 용인했다… 네..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얘기가 있죠. 중국의 자본 시장 개방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당히 많은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서.. 그 위안화로 중국의 회사채를 사들이는 거죠. 너도 나도 사들이게 되면… 위안화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위안화 절상 속도가 매우 매우 매우 빨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국 당국은 위안화의 빠른 절상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죠.

 

위안화의 절상은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하할 뿐 아니라 수입 물가를 낮추어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게 됩니다. 최근 중국의 소비자 물가 지수가 큰 폭 저조하게 나타나는 소식을 들으면서… 그리고 빠른 통화의 절상을 겪고 있는 유럽, 한국, 일본 등의 물가 지수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공감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 당국은 이미 위안화 매도 포지션을 가져가는데 드는 보증금을 면제했구요… (위안화를 팔려면 상당한 보증금을 갖고 있어야 하기에… 위안화 매도 거래를 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었었죠… 이 보증금을 면제한다는 얘기는 위안화 매도를 편하게 하게 해줍니다. 위안화 가치가 마구 뛸 때에는 위안화를 매도할 수 있게 풀어주는 것도 좋겠죠). 최근에는 기업들의 외화 자금 조달에 대해서 제한을 가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달러 자금을 조달해오곤 하는데… 이를 규제하는 거죠. 이렇게 되면 달러의 중국 내 공급을 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과거 QDII와 같은 해외 투자를 장려하면서 위안화가 해외 투자로 나가는 것을 독려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구요… 마지막으로 예전에 한 번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국의 시중 은행 및 기관들을 독려해서… 달러화 매수 개입을 하는 방법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직접 달러를 사들이면서 환율 방어를 하면 환율 조작국이라는 철퇴를 맞을 수 있기에… 중국 시중 은행들에게 달러 매수를 하도록… 그렇게 해서 달러 가치의 빠른 하락 & 위안화 가치의 빠른 상승을 막도록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네… 이런 점에 미루어보았을 때 중국 당국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속도 조절을 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급격한 해외에서의 자본 유입에 살짝 경계감을 키워주기 위한… 제한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부 국유 기업에 대한 디폴트를 진행한다… 라는 점 역시.. 일정 수준 개연성 있는 얘기는 될 수 있겠죠. 물밀 듯 자본이 들어올 때.. 디폴트 이런 거 하나 터지면… 조금 덜 들어올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뭐 이런 얘기일 겁니다.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환율 방어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국유 기업의 디폴트를 용인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지는요.. 다만.. 이런 주장에 대해서 살펴본 이유는요… 이 두가지 주장의 핵심은요.. 즉 중국 당국이 여유가 있어서 디폴트를 일정 수준 용인하고 있다는 거겠죠.. 네… 충분히 중국 당국이 통제할 수 있는 이벤트이기에… 대세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라는 얘기가 될 겁니다.

 

저 역시.. 중국이 이 정도 국유 기업 부도로 인해 일부에서 나오는 것처럼 중국 금융 위기와 같은 매크로 차원의 위기를 경험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관점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시죠..

 

현재 중국의 상황을 생각해보죠. 전세계에서 코로나의 충격을 가장 덜 받은 국가라는 것이 1번입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국가들 대비로도 금리 인하에 인색했기에… 현재 중국의 10년 국채 금리는 3%를 훌쩍 넘어있습니다. 미국 10년 금리가 0.9%이고.. 한국 10년이 1.7%인데 비해 3%를 넘는 중국 금리를 생각하면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이렇게 높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는 이유로는 앞서 말씀드린 중국의 경기가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강하다라는 점.. 그리고 중앙은행이 추가로 돈을 뿌리기보다는.. 이제는 긴축(?)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시중에 방만하게 뿌려놓은 돈을 회수하려는 작업을 할 것이고… 이는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여 유동성 공급을 줄이게 되니 돈의 값인 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잠시 질문 하나 드리죠. 그럼 중국은 왜 긴축을 하려고 할까요.. 당연히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기에.. 그런 낙관을 하고 있기에 긴축을 시도하려고 하는 겁니다. 미국은 추가 양적완화를 하니 마니 하고 있고 유로존은 5000억 유로 한도를 더 늘리니 마니 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정상화의 행보가 빠른 거죠. 코로나의 충격에서 가장 빨리 회복되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만약 중국 당국의 생각보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강하지 않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회복했기에… 이제 코로나가 떠났기에… V자 경기 반등이 나타나기에 출구 전략을 논하고 있는 것인데.. 만약 기대했던 것과 같은 V자 경기 반응이 생각보다 약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하나 더.. 코로나 사태는 눈보라와 같다는 말씀… 수십차례 드렸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게 되면… 과거 금융 위기 때처럼 구조조정을 하고… 죽은 금융 기관들이나..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재건 등은 필요하지 않죠.. 그냥 눈보라를 피해 집에 있다가 나와서 일을 하는 것처럼… 바로 정상으로 돌아가면 되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두가지 문제 제기를 해봅니다. 첫째.. 이 얘기가 나왔던 것이 지난 3월이었죠. 당시에는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코로나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성장을 짓누르는… 눈보라보다는 더욱 강한 충격을 주었을 개연성이 높죠. 두번째가 바로 부채입니다. 홍길동의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부채는 훨씬 더 크게 늘어났답니다. 경기 부양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뿌리니 어쩔 수 없이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었겠죠.

 

중국의 경우 다른 어떤 나라보다 회복이 빨랐기에… 코로나라는 눈보라가 가장 짧게 할퀴고 지나간 케이스라고 보면 될 겁니다. 그렇지만 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막을 수 없었죠. 중국의 부채 비율은 이번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심각했지만.. 이제는 기업 및 국가 부채 측면에서 보면 지난 해 말의 레벨에서 훨씬 더 크게 늘어나있는 상황입니다. 부채가 늘어난다면… 그만큼 금리 인상 등의 출구 전략에 힘이 들게 되지 않을까요? 약간의 금리 상승에도 경제 전체가 받는 충격이 커지지 않을까요? 코로나에서 회복해서 올라오는 성장의 힘보다… 거대한 부채가 금리 상승으로 인해 만들어내는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중국 당국이 자신감있게 시도하는 선제적인 출구 전략이..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어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뭐… 그럴 수도 있는데.. 왜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지.. 우리는 중국 회사채 시장 얘기하던 게 아니었남?? 이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네… 어쩌면… 그 부담이.. 살짝 살짝 중국 당국이 하고 있는 유동성 공급줄을 죄어나가고 있는 이 상황이 회사채 시장의 디폴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예상보다 성장이 강하기에… 이 정도에는 꿈쩍도 안할 것 같았는데.. 실제 긴축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살짝 유동성 공급을 조이는 정도에도 약한 고리들이 하나씩 둘 씩 픽픽 쓰러져가는 것을 보게 된 것이죠. 그럼 어떤 생각이 들까요? 출구 전략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중국 당국은 이런 절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진짜.. 현재의 경기 회복 상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솔직하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요… 그래서… 리커창 총리가 이런 얘기를 했죠. 기사 인용합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방정부 관료들에게 지역 경제 상황에 대해 반드시 '사실을 말하라'고 주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고용 창출과 소비 촉진, 효과적인 투자 확대를 위한 필요한 조처를 위해 경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 총리는 지난 20일 5개 지방정부에서 모인 관리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각각의 경제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의 회복세를 어떻게 가장 잘 관리할지를 논의했다고 국무원은 온라인 성명을 통해 말했다. 리 총리는 "여러분이 사실을 말할 때만 우리가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중략)

최근 중국에서는 지방정부가 소유한 국유기업들이 잇달아 디폴트를 내면서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 노무라는 24일 리서치 노트를 통해 "2020년 10월 기준으로 지방정부 부채가 공식적으로 25조8천억위안인 것에 더해 엄청난 규모의 숨겨진 부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이어 채권 디폴트로 인해 지방정부가 국가 채권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면서 국유은행의 보이콧이 초래될 수 있어 "중국 정부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0. 11. 26)

 

물론 리커창 총리의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저 기사만으로 파악하기 힘들지만… 회사채 부도가 빨라지고 있는 지난 11월 말에 나온 얘기인 만큼… 보다 명확한 성장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네.. 결국 지금의 회사채 부도를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중국 경제의 V자 회복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겠죠.

 

이걸 조금 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코로나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했고… 또 그 충격도 가장 적었다는 중국이 저 정도인데… 다른 국가들은 어떨까 하는 점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충격을 받은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과연 백신을 맞으면 V턴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금융 시장을 볼 때 성장과 금리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려왔습니다. 현재는 백신으로 인해 성장이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극에 달하고 있고… Fed의 부양에 의해 금리가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돈 벼락이 계속해서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극에 달해 있습니다. Fed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시장의 기대를 항상 살짝 미스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이런 실망감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에는 돈 줄거야~ 라고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장 사이드에서도 결국에는 성장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리고 백신으로 인해 그 성장이 많이 빨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중국보다도 더 많은 빚을 지게 된… 그리고 코로나 충격도 더 강하게 받은 미국과 유럽이… 생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일 수 있을까요?

 

백신을 보면서.. 시장이 생각하는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어쩌면 너무 나간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지금 중국의 회사채 이슈와 연관 지어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중국의 현상을 놓고서 전체를 파악하기에 오류에 빠지기 쉽겠지만 코로나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을 논할 때.. 비교 사례가… 사실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 이외에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중국의 회사채 버블 상황을 보면서… 그들의 경로가 향후 다른 국가들의 회복 경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오늘 에세이 줄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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