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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230

by sperantia 2021. 1. 3.

연간 전망 3부를 시작합니다. 앞에서 지난 회차를 정리하면서 시작하려니 분량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나중에 한 번에 정리를 하도록 하구요… 일단 고고싱입니다.. 아.. 들어가기 전에… 와.. 오늘 겁나 춥네요… T.T 입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흑흑.. 손이 얼어서 오타가 나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할 때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내년에는 소비가 폭발할 것이다.. 라는 겁니다. 일단 올해 소비를 하지 못해서 억눌린 게 워낙에 많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구요… 다음으로 많이 하는 얘기가 저축에 대한 코멘트입니다. 미국의 저축률은 지난 4월 33.7%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내려오면서 현재 12%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죠. 상당히 낮아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 평균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저축률이 3~5% 수준에서 왔다갔다 했구요… 금융 위기 이후에는 조금 올라서 5~8%수준을 왔다갔다 했더랍니다. 애니웨이… 지난 20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저축률을 보여주고 있죠.

 

저축률이 이렇게 높다는 것은 서민들이 쓸 수 있는 현금이 매우 많다라는 건데요… 내년에 팬데믹이 풀리면서 경제가 정상화되면 사람들이 억눌렸던 소비를 폭발시킬 겁니다. 무슨 돈이 있어서??? 라는 반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코멘트 드렸었던 그 “저축률”이 핵심이 되죠. 쌓아둔 저축을 허물어서 본격적인 소비에 나서게 되면… 와… 엄청난 수요의 창출이 가능해질 겁니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있죠. 현재 공급 사이드가… 상당히 어려워져있습니다. 그럼 일시적으로 이렇게 소비가 폭발하게 되면… 공급을 하는대로 팔리기도 하겠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 물가가 오르는 일이 벌어질 수 있죠. 헉.. 그럼 인플레이션 아녀??? 그럼 Fed가 금리 올리는 거 아녀??라고 하실 수 있지만… 괜챦습니다. Fed는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해서 물가가 조금 올라도 금리 올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을 삼을 수 있죠.

 

물가가 오르게 되면… 사람들은 소비를 더욱 늘리게 될 겁니다. 음.. 이렇게 보시죠..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습니다. 물가가 하락할 것 같으면 물건을 지금 사는게 아니라 나중에 사는 것이 훨씬 좋겠죠. 그럼 소비를 최대한 뒤로 미루게 됩니다. 디플레이션 불황이 찾아오게 되면 사람들은 소비를 계속해서 늦추는..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되죠. 그런데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오면 어케될까요? 네… 물가가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들여야하겠죠. 인플레이션 심리가 폭발한다는 것은 소비의 촉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는 금리는… 경기를 뜨겁게 달구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선물이 될 겁니다. 코로나 사태가 역설적으로 금융 위기 이후 끝없이 글로벌 경제를 짓눌러왔던 디플레이션이라는 악령을 쫓아내는 역할을 하는 건가요.. 애니웨이.. 내년의 핵심은 소비 폭발!... 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소비의 폭발은 기업의 실적 상향으로 이어지겠죠. 기업 실적의 상향은 현재 높아져있는 멀티플의 정당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여러 말씀드렸지만 결국 현재 뜨거운 자산 시장의 핵심… 내년 소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요.. 잠시 다른 얘기를 하고 와보겠습니다. 30년대 Fed의 지급준비금에 대해서 말씀드려보죠. 대공황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을 당시 은행들은 파산 위기에 몰렸었답니다. 당시 Fed는 상당한 유동성을 은행들에게 뿌려줬구요.. 은행들은 그 유동성을 갖고서 한숨 돌리면서.. 해당 유동성을 중앙은행, 즉 Fed의 계좌에다가 입금을 해두었죠. Fed에 개설되어 있는 은행들의 통장.. 요게 지급준비금인데요… 지급준비금이 너무 많이 입금되어 있었던 겁니다. Fed는 당시 상당한 걱정을 했죠… 은행들이 이렇게 돈을 많이 쌓아두었는데 만약 경기가 개선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게 핵심입니다.

 

경기가 살아나는데.. 은행들이 쟁여둔 돈이 이제 대출로 쏟아져나오게 되면… 거대한 자산 시장의 버블 뿐 아니라 엄청난 물가 폭등을 만들 수 있쟎아요. 그래서리.. Fed에서는 상당한 걱정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37년 Fed는 이렇게 많이 쌓여있던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을 흡수하기 위해 지준율이라는 것을 인상하게 되죠. 지금 지준율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그냥 마음껏 인출이 가능했던 은행들의 돈을 Fed가 일정 수준 묶어버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은행들이 쓸 수 있는 현금이… 일정 수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겠죠. 그럼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마구잡이로… 쌓여있던 지급준비금이 쏟아져나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게 Fed가 기대했던 바죠..

 

그런데요…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은행들이 지급준비금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중 일부를 묶어버리니까… 묶인 만큼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기존에 보유했던 자산을 매각하는 일이 벌어졌던 겁니다. 아.. 이게 먼 소리냐.. 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a은행이 100원 만큼 여유 현금을 갖고 있었던 거죠. Fed가 이걸 보면서 100원은 너무 많은 거 아니냐… 이 중 30원만 묶자.. 라고 해서.. 30원에 lock을 걸었던 겁니다.

 

그런데.. 사실.. a은행은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했을 때.. 불안 불안해서 100원을 쌓아두고 있었던 거죠. 혹시 몰라서리.. 그런데… 이 중 30원이 묶이니까.. 그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자산을 매각해서 30원만큼의 현금을 추가로 조달했던 겁니다. 결국 130원의 현금이 있는 거고.. 그 중 30원을 Fed가 묶어버리는 일이 벌어졌죠. 결국 이렇게 은행들이 자산을 매각해버리는 일이 벌어지면서.. 당시 자산 시장이 크게 얼어붙었구요… 29~31년 대공황 충격 이후… 37년의 2차 충격이 찾아오게 되죠. Fed의 실수라고 알려진 당시 스토리 중 하나입니다.

 

아놔.. 이 지루한 얘기를 왜 듣고 있어야 하니…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이게 중요합니다. 저축이라는 거요… 이걸 그냥 쌓고 있는 건 아니겠죠… 사람들은 앞으로 경기가 좋다라고 하면… 저축을 마구 쌓지 않을 겁니다. 그냥 쓰고 말죠… 그런데요… 앞으로의 상황이 워낙에 불확실하다라고 한다면… 혹여나 모를 무언가를 대비해서 저축을 쌓아두려고 할 겁니다. 중국의 경우 사회 보장이 약하다보니… 중국 사람들의 저축이 높은 편이죠.. 공적 연금 제도가 발달해있지 않으면 사적 연금을 직접 가입하면서 개인들의 저축이 커지는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2000년대 중반 미국의 저축률은 3~5%수준이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금융 위기를 맞은 다음에는 저축률이 꾸준히 5~8%수준을 기록했다고 했었죠. 전반적인 저축률의 레벨 업이 일어난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네… 금융 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아무래도 저축을 더 쌓아두려는 동인이 생겨났을 겁니다. 그럼 팬데믹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백신은 워낙에 강하니까.. 이제 불확실성이 내년에는 씻은 듯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미친 듯이 저축을 줄이면서 소비를 할까요? 아니면…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보건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금융 위기 높아졌던 저축률의 레벨인 5~8%수준보다 한단계 더 레벨 업이 되어서… 10%수준의 저축률을 상당 기간 보이게 될까요? 만약 한 단계 레벨업이 된다면.. 현재의 12%수준인 미국의 저축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소비가 폭발한다… 라는 얘기는.. 조금 과장된 면이 있지 않나.. 혹은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 더… 저축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 고용이 다시금 정상화되었을 때 가능한 얘기겠죠. 아니… 당장 일용직 일자리가 생긴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 구하기가 편해져서… 언제든 돈을 벌 수 있을 때.. 그 때 저 저축을 쓰게 되겠죠. 그런데요…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실업수당 청구가 엄청나구요… 영구 실업자의 숫자가 370만명에 달합니다. 영구실업이라는 것은 백신이 나와서.. 팬데믹이 사라져도… 그 일자리는 가용하지 않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강제 퇴거를 걱정하면서 한 달 한 달 강제 퇴거 유예 조치를 하면서 버티고 있는데요… 과연… 백신만으로… 이 문제가 해소되면서 저축을 마구 쓰면서 소비를 늘릴 수 있을까요?

 

조금 더 이어갑니다. 저축률이 높다고 했는데요… 그 저축은 모든 사람들에게 고루 퍼져있을까요.. 아니면… 특정 계층에게 몰려있을까요? 어쩌면 앞서 말씀드린 한계 가구의 경우.. 이미 지원받은 그 돈을 거의 썼을 수 있죠. 그리고 저축을 이미 허물어서 이미 생계에 충당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저축 역시 부익부 빈익빈의 구조를 나타낼 수 있는데요… 예전에 그 말씀을 드렸던 바 있습니다. 지금 돈을 저렇게 많이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를 설명드릴 때요… 이 돈이 상류층에 쏠리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드렸던 바 있습니다.

 

1000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10명에게 돈을 몰아주고… 나머지 990명에게는 돈을 주지 않으면 케이스를 하나 가정합니다. 반대로 1000명에게 고루 돈을 나누어주는 케이스를 가정해보죠. 어느 쪽의 소비가 보다 활성화될까요? 후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래서.. 실제 수요를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빈부 격차가 높아지는 것보다는 사회의 후생이 전 계층에 걸쳐서 고루 퍼지는 것이 중요하겠죠… 어쩌면 저축 역시… 이런 빈익빈 부익부의 트랩에 빠져있을 수 있습니다. 저축이 부유층에 쏠려있다면… 어쩌면… 글로벌 소비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네.. 재미없는 얘기를 길게 썼네요… 지금까지 3부에 걸쳐서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에… 하나씩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에세이에서는 백신이 나온 이후.. 팬데믹이 어느 정도 가시게되면 과연 성장이 빠르게 나올지를.. 현재 중국의 케이스를 보면서 생각해봤죠… 두번째 에세이는 백신 낙관론이라는 작용이 만들어낼 정책 사이드에서의 반작용을 말씀드렸답니다. 이번 세번째 에세이에서는 현재의 높은 저축이 과연 내년에는 한꺼번에 소비로 흘러나오면서… 강한 성장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조심스러운 의구심을 제기해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구요… 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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