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CES와 디지털 헬스에 대한 단상
CES가 끝나갑니다. CES에 대한 생각을 몇자 정리해봅니다.
1. 가전제품은 경기를 탑니다. 그런데 세상을 바꾸며 성장을 주도했던 제품들의 침투율이 꽉 차갑니다. PC, 스마트폰, TV.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몇년전부터 가전전시회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전기차가 차지하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키노트 스피커로 의료기기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의료산업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는 너무 식상하고 기존의 아이템들의 성장성이 조금씩 떨어지는게 아닐까로 해석하면 좀더 재밌는 상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헬스케어의 가장 큰 장점은 중 하나는 사람의 감성을 살리는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애플, 전기차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던 프레젠테이션을 볼때 우리는 X라 신기하다. 쿨하다.란 느낌을 보통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애보트 키노트 스피킹에서 심부전환자와 파킨슨 환자, 당뇨환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혁신 기술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키며, 나아가 어떻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생명이라는 단어는 말할수없는 경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헬스케어기업은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라는 상당히 강력한 마케팅 툴을 가지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마케팅과는 결이 상당히 다른데,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일상생활에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공개하는 CES에서 최초로 헬스케어 기업이 키노트 스피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이오기업이 아닌 의료기기 기업이 1번 타자가 되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체감할 변화는 의료기기 기업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의약품은 그 대상이 환자에 국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질병을 관리하고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면 고객을 환자에서 일반인으로 확대할 수 있고 그 Tool로써 의료기기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4. 이번에 애보트는 그 중심시장으로 만성질환을 강조했습니다. 심혈관질환, 당뇨, 중추신경계 질환 환자들이 등장했습니다. 모두 병원밖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들이고 완치가 어려운 환자들입니다. 무엇보다 고령화로 인해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날 환자들입니다.
5.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웨어러블 장비도 공개했습니다. 바로 Lingo라는 제품입니다. 현재 포도당, 케톤, 젖산, 알콜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초소형 웨어러블 센서가 될겁니다. 의료목적이 아닌 애플워치같은 웰니스 제품이 될 것 같습니다. 저런 바이오마커들로 어떤 시장을 만들 수 있을지는 솔직히 감은 잘 안옵니다. 웨어러블을 활용한 웰니스 시장에서는 누구도 성공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러나 매출이 50조 원에 가까운 의료 회사이면서 신체 외부와 내부에 부착하는 의료기기 제작에 누구보다 많은 노하우와 특허를 가진 기업이 만들어나갈 미래는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됩니다.
6. 이번 CES에서 헬스케어는 애보트의 발표를 빼면 늘 그래왔듯이 딱히 볼만한 제품이나 뉴스는 없습니다.
7. 디지털 헬스에서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질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가장 주목을 받으 디지털헬스 기술은 의료서비스의 디지털화인 원격의료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면서 참여자들이 많아지고, 단순히 진료환경을 바꿔주는 원격의료 기술은 해자를 형성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애보트가 키노트에서 공개한 솔루션은 모두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것이였습니다. 의료 목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모두 통틀어 의료기기라고 부르고 관리됩니다.
8.애보트는 키노트 스피킹에서 딱히 임상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가전전시회라는 특성상 좀 더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할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헬스케어 제품은 반드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무리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해도 임상데이터가 없다면 규제기관 통과도 안되고, 보험사에서도 커버를 안해주며, 의사들도 처방을 안해주거든요. 그러나 가전전시회에서 일반인들이나 IT 전문가들에게 임상데이터를 앞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됩니다. 사실 임상발표자료를 처음보게 되면 무지 낯설거든요.
9. 8번을 확장시켜보면, 현재 애보트는 대부분의 발표를 만성질환자에 대한 제품을 이야기했고, 말미에 Lingo를 통해서 웰니스 영역을 맛배기만 보여줬습니다. 내년부터 CES에서는 의료목적 제품이 더 증가할까요? 여전히 웰니스 제품들이 주를 이룰 까요? 만약 의료목적 제품이 증가한다면 바로 CES 다음에 펼쳐지는 JP모건 헬스케어와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제 애보트를 기점으로 다른 의료기기 기업들이 CES에 참여도가 높아질까요?
10. 또 하나, 의료제품을 이야기하려면, 보험수가도 빼놓지 않고 말해줘야죠. 20년만에 FDA허가받은 아두헴보세요. 보험커버 못한다고 난리죠. 연속혈당측정기가 대박이 난건 사실상 FDA 공보험 커버가 시작된 2018년이 원년입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일반인 대상 전시회에서 하면 절대 안되요. 그러면 앞으로 CES에 참여할 기업들은 대략 어떤 성향의 기업들이 참가할까요? 이것도 재밌는 포인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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