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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경영경제보고서

[최원석의 디코드]SK의 인텔 메모리 인수는 미국의 큰 그림?

by sperantia 2020. 10. 25.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한국·대만·일본에 서로 다른 ‘역할’을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3국이 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결국엔 미·중 전쟁에서 미국이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한국은 메모리,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일본은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중심으로 역할 분담을 유도하고, 미국은 미래 기술전쟁의 열쇠인 데이터 비즈니스와 AI 반도체에 집중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나간다는 것입니다.

 

◇1. 인텔은 잘 팔았다

지난 20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과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 계약을 맺었습니다. 90억달러(약 10조2000억원)짜리 빅딜입니다. 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것을 뛰어넘는, 국내 기업의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이지요.

이 딜이 인텔 입장에선 어떤 의미일까요? 안그래도 팔아치우고 싶었던 것을 좋은 값에 잘 팔았다고 보여집니다. 비주력·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고효율 사업에 집중하는 차원이죠. 인텔의 작년 매출은 678억달러였는데요. 메모리 부문은 44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6.5%에 불과합니다. 점유율도 10%가 안됐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건 인텔이 메모리로 최근에 돈을 번 적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2016·2017·2019년이 모두 적자였고요. 2018년도 손익분기를 맞추는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이익을 내긴 했지만, 이것이 정말 본질적인 수익력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인텔은 현재 데이터비즈니스, AI 전성시대를 맞아 이 분야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걸어도 모자랄 판입니다. 쏟아부을 자금이 아쉬운 상황에서 10조원 받고 한국에 넘기면 좋은 거죠. 인텔로선 잘 판겁니다. 게다가 인텔의 밥 스완 CEO는 돈 못버는 비주력 사업을 칼같이 정리하는데 능한 재무 전문가입니다. 당연히 메모리 사업을 정리하고 싶었겠죠. 하지만 이미 메모리 분야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에 팔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인텔의 주력 메모리 공장이 중국 다롄에 있으니, 메모리 기술에 목 말라 있는 중국 업체라면 아주 비싸게 팔 수도 있을텐데요. 지금 상황에선 어렵겠죠. 빨리 팔긴 팔아야겠는데, 가장 후하게 값을 쳐줄 상대가 SK하이닉스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SK하이닉스도 비교적 잘 샀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비싸게 주고 샀다는 비판도 있긴 하겠지만, 크게 보면 잘 산 것 아닐까 합니다. 성장전략에 꼭 필요하니까요.

왜 필요한지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세계 메모리산업을 잠깐 얘기드릴게요. 메모리는 디램(D-RAM)과 낸드(NAND)로 나뉩니다. 디램은 PC에 들어가는 보통의 메모리를 떠올리면 됩니다.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도 날아가죠. 낸드는 디지털카메라에 꼽는 SD카드를 떠올리면 됩니다.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지요. 작년 세계 시장은 디램이 621억달러, 낸드가 460억달러였습니다. 디램이 아직 크지만 낸드도 만만치 않고요. 앞으로의 성장성은 낸드가 더 유망합니다.

그럼 회사별 점유율을 볼까요? 삼성전자는 작년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이 디램 42.7%, 낸드 35.9%로, 메모리반도체 최강자입니다. SK하이닉스는 어떨까요? 디램은 28.8% 점유율로 삼성에 이어 확고한 2위죠. 그런데 낸드가 문제에요. 2~4위가 키옥시아(19.0%), 웨스턴디지털(13.8%), 마이크론(11.1%)이었고요. 5~6위가 SK하이닉스(9.9%), 인텔(9.5%)로, 누가봐도 톱클래스는 아니었죠.

그런데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 최강자가 되려면 디램 뿐 아니라 낸드도 더 잘해야 했던 겁니다. 두가지 타입을 연동해 세트로 제공해야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거든요. 이게 기술적으로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을 원했던 이유입니다. 게다가 인텔은 SK하이닉스가 쉽게 시장을 뚫기 어려웠던 기업용을 잘합니다. SK하이닉스는 소비자용이 많기 때문에, 양사 고객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것도 득입니다.

또 하나는 시장 가격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디램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전체 점유율의 95%를 차지합니다. 글로벌 시장의 플레이어가 단 3곳으로 정리된 거죠. 따라서 플레이어가 많았던 과거에 비해 가격하락에 대한 방어가 좀더 용이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수익 유지에 유리합니다.

반면 낸드는 주요 플레이어만 6곳이나 돼 상대적으로 가격관리가 어려웠지요.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부문을 인수함으로써, 플레이어가 5곳으로 줄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단순 합산으로 20% 가량의 세계 낸드 시장을 점유하게 됐으니 그만큼 유리하겠지요.

또 한가지 변수가 있는데요. SK하이닉스는 일본 키옥시아에 자본 참여를 해놓았기 때문에, 키옥시아가 상장(원래 10월6일 상장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되면 15% 지분을 얻게 됩니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도 제휴 관계인거죠. 2019년 기준 SK하이닉스·인텔·키옥시아의 단순 합산 점유율은 38.4%로, 삼성(35.9%)을 웃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낸드시장의 플레이어가 사실상 4곳으로 줄어듭니다. 또 웨스턴디지털도 공장은 일본에 있습니다. 키옥시아와 사실상 기술·생산을 공유하는 관계라, 범 SK·인텔·키옥시아 연합에 들어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낸드시장도 디램처럼 플레이어가 3곳으로 압축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시장의 가격 관리 측면에서 SK하이닉스에 유리해집니다.

 

◇3. 중국이 관건

한가지 걸리는게 중국입니다. 우선 중국 당국이 이번 인수건을 승인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는데요. 인텔 낸드 사업부문의 주력 공장은 중국에 있다는 것, 즉 중국 정부 관할에 있다는게 리스크이긴 합니다. 중국도 이 공장에 눈독을 들여오긴 했지요. 하지만 중국의 직접 인수가 뜻대로 안된 이상, 한국 기업에 인수된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자국 이익을 도모하려 하지 않을까 합니다.

중국 기업은 이제 막 메모리를 생산하기 시작한 단계죠. 지금도 중국에 첨단 디램 공장을 돌리고 있고, 인텔의 중국 낸드 공장까지 갖게 된 SK하이닉스를 중국 당국이 거칠게 다루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따라서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중국에서 기술유출·시장축소 등이 일부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적정선에서 관리해 나가면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메모리 시장에서 앞으로 더 큰 이익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중국의 메모리 국산화 전략이 또다른 리스크이긴 합니다. 칭화유니그룹이 디램 국산화를 내걸고 빠르면 2022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지요. 이보다 더 위협적인 것이 칭화유니그룹 산하의 YMTC가 올 연말쯤부터 삼성·SK하이닉스와 대등한 수준의 고성능 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YMTC 생산이 확대된다면, 장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이 생각만큼 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물론 SK하이닉스가 중국을 잘 이용해 미·중 반도체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최대한의 실리를 찾아야 하겠지요.

 

 

◇4. 한국 메모리, 대만 파운드리, 일본 제조장치의 역할론?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를 보면, 한국 반도체산업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를 통한 확대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잘해왔던 메모리 1등을 확고히 하는 쪽으로 가는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공식적으로 흘러나오는 얘기 즉 ‘한국은 메모리,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일본은 소재·장치의 3각 지원 체제, 그리고 미래산업의 열쇠인 AI반도체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누르고 1극의 기술패권을 유지한다’는 얘기가 정말인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걸 미국이 대놓고 얘기하지 않더라도, 한국이 주어진 상황에서 살아남을 방도를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길로 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메모리 세계 1위인 한국의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도 말입니다. 미국이 직접적으로 지원해 탄생한 것은 물론 아니지만, 미국이 1980년대에 너무 커져버린 일본 반도체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대만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탄생한 측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대만의 기업가 정신이었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이 3각 지원체제가 묘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우선 일본은 소재 그리고 제조장치가 강하지요. 세계 반도체 제조장치회사 톱 15 가운데 일본회사가 8곳이나 됩니다.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에서 압도적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원래도 잘하는 기업이 최근 더 잘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난 15일 TSMC가 발표한 올해 3분기 결산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 순이익은 36% 증가해 분기 실적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9월 초까지의 화웨이 특수가 있긴 했죠. 화웨이가 9월 중순부터 시작된 미국의 2차 제재에 앞서 미리 대량 주문을 했던 겁니다. 하지만 화웨이 물량이 빠지더라도, 애플·AMD·퀄컴 등의 수주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익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4분기에도 20% 이상의 매출 증가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TSMC는 대만독립파인 차이잉원 정권이 미국과 안보이익 공유를 확고히 해나가면서, 대만·미국 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까지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만에 확실한 선물을 안겨 중국 견제의 선봉에 세울 의도를 명백히 하고 있기 때문에, TSMC 에 미국기업의 수요를 더 많이 안길 것으로 보입니다. TSMC의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은 50% 내외입니다. 파운드리 세계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그것의 3분의 1 정도이지요. 초우량기업인 삼성전자라 해도, 파운드리 부문에서 기술도 1등, 국가지원도 1등, 수요처도 1등인 TSMC를 타도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5.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AI 반도체 꿈은 어떻게 되나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려면 시스템반도체, AI 반도체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참 어렵습니다. 우선 SK하이닉스의 현재 상황은 메모리 올인 전략입니다. 시스템반도체로 확장할 여력이 많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인텔 사업 인수대금을 조달하고, 인텔 중국 공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도 부담이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어떨까요? 삼성은 기존의 메모리 1등을 더 확고히 하면서, 현재 TSMC에 이어 2위인 파운드리,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은 비메모리에서도 큰 폭의 성장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만, 현실은 메모리에 더 전념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일단 SK하이닉스가 메모리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걸어올 경우, 메모리 시장 방어에 더 많은 에너지와 자금을 쏟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제아무리 삼성전자라 해도 오로지 파운드리의 한우물만 파고, 자국은 물론 미국·일본(특히 일본 소재·장치기업들)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TSMC에 비해 전장(戰場)이 너무 넓고 분산돼 있습니다. TSMC는 파운드리만 하는데도, 메모리·스마트폰·가전·반도체설계·파운드리 등을 다 하는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높지요.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전문인데도 삼성전자보다 시총이 높습니다.

삼성전자는 한정된 자원으로 메모리에서 SK하이닉스 등과도 싸워야 하고, 그러면서 스마트폰에선 애플과 중국업체와 싸워야 하고, 가전에선 LG 등과도 싸워야 하고, 그러면서 시스템반도체에선 퀄컴·엔비디아·인텔과 겨루고 싶어하지요. 그러면서 파운드리의 세계최강자 대만 TSMC도 타도해야 합니다.

아마도 어느 시점에서 삼성전자도 이 모든 전장에서 이기기를 원하는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 모릅니다. 최우선으로 집중하고 남겨야 할 분야는 메모리이겠죠. 데이터비즈니스, AI 시대의 핵심중 하나이며, 삼성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니까요. 파운드리 역시 TSMC를 점유율에서 이기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의 2등, 혹은 지금보다 더 잘하는 2등을 유지하려 할 것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TSMC가 독점을 할 수는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고, 삼성이 역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니까요. 스마트폰 등 모바일디바이스는요? 포기란 상상할 수 없지요.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속단은 이릅니다만, 시스템반도체, AI반도체에 대한 야망이 어느틈엔가 희미해질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아 보입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도 강력한 성장을 원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수준, 모두의 예상을 깨는 엄청난 전기(轉機)가 마련되어야 하겠죠.

 

◇6. 미국 기업들은 데이터 비즈니스, AI 반도체 전쟁에 올인 중

반도체의 중요성 특히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요. AI는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관리, 자율주행 등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필수입니다.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계산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여기에 특화된 계산 장치가 바로 AI 반도체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AI 반도체를 잡는 기업이 미래 반도체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시장분석 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세계시장 규모는 2020년 121억달러, 2021년 181억달러, 2022년 244억달러, 2023년 343억달러(약 41조원)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관련한 소프트웨어·플랫폼 비즈니스와 연결하면 시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글로벌 IT 빅플레이어들이 꿈꾸는 것은 이른바 ‘AI의 수직계열화’인데요. AI 관련 서비스, 소프트웨어, 고성능 컴퓨터 등을 통합해 내재화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장악을 위해 자사의 전문인 GPU는 물론, AI 관련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세트로 내놓고, 자율주행부터 의료·로봇까지 거의 전 산업분야와 무서운 속도로 협업해 나가고 있습니다. 테슬라도 좋은 예입니다. 전기차기업이지만 실체는 무서운 경쟁력의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고 거기에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얹고, 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반도체도 자체 개발했습니다.

아마존이나 구글이 AI 반도체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미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로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지배력을 유지·강화하려면 AI를 더 많이 활용해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사 맞춤형의 AI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더라는 얘기입니다. 인텔이 낸드 사업을 SK하이닉스에 판 것도 바로 이쪽 분야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이죠.

이렇듯이 시스템반도체, 특히 AI 반도체 쪽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너무 강합니다. 이런 고성능 AI반도체로 성공하려면, 이를 제대로 대량으로 활용한 명확한 비즈니스 즉 수요가 있어야 하고, 그 수요에 특화된 플랫폼이 갖춰져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수직계열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렵다는 얘기죠. 이 부분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보다 크게 앞서 있고, 현재도 맹렬한 경쟁을 통해 급격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7. 더 큰 반도체업계 빅딜 이어질 수도

이런 이유로, 반도체의 업계 재편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 9월 엔비디아가 ARM을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400억달러에 사들였지요. 이는 AI 시대를 이끌려는 엔비디아의 전략에 ARM이 꼭 해줘야 할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 7월엔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시스가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200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아직 성사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AMD가 자일링스 인수를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도 최근 나왔지요.

미국의 거대 IT 기업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움직임 속에서 많은 기업간 제휴·인수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자율주행차 관련으로 조만간 빅딜이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이미 엔비디아는 벤츠와 함께 테슬라에 맞설 자율주행 차량을 2024년 내놓기로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어떤 기업과의 추가 제휴가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인텔은 이미 인수한 자율주행기업 모빌아이와 팀을 이뤄 자율주행기술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요. 현재는 거의 모든 자동차기업에 주행보조시스템을 납품하는 모빌아이만 전면에 등장해 있지만, 조만간 인텔 차원에서 깜짝 발표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퀄컴은 모바일 칩의 최강자이지만,아직 자율주행 쪽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지요. 하지만 최근 자율주행기술이 뛰어난 비오니아(Veoneer)와 제휴해 인텔·모빌아이 팀 타도에 나설 태세입니다. 업계에선 퀄컴이 아예 비오니아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 반도체기업이 대형 자동차 전장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되겠네요.

이외에도 테슬라가 앞으로 더 커지면 아예 반도체·전장기업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고요. 보쉬·콘티넨털·덴소 같은 기존의 거대 자동차부품 기업도 반도체나 다른 기업들과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이 꽤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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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의 디코드] SK의 인텔 메모리 인수는 미국의 큰 그림?

가까이서 보면 놀라운 변화이지만, 멀리서 보면 큰 그림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사업 인수도 그 범주에 속하는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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