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은 가격-혁신 4번째 사이클의 한 가운데에 와 있습니다.
모든 시장은 상승과 하락이 반복됩니다. 크립토 시장도 마찬가지죠. 상승한 시장에는 필연적으로 겨울이 따라오고, 겨울이 지나면 다시 활기가 더해집니다.
크립토의 겨울에 빌더들이 다져놓는 기반이 시간이 지나면 이 시장에 활기를 더하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최근의 분위기를 보면 이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크립토 시장은 변동성이 너무 크고, 때로는 무질서하게 움직이는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크리스와 에디가 2020년에 처음 주장했던 것처럼, 그 기반에는 나름의 논리가 존재합니다.
보통의 산업에서 가격은 후행지표입니다. (어떤 프로덕트가 출시되고 그것의 적정 가격이 가치의 크기와 동일해집니다.)
하지만 크립토 시장에서 가격은 선행지표입니다. 신규 프로젝트의 높은 가격이 관심을 유발하고, 이 관심이 아이디어의 발전과 제작으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혁신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가격-혁신의 사이클이라고 정의했고, 이 사이클은 처음 비트코인이 등장했던 2009년부터 크립토 시장이 발달하는 주요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벤자민 그레엄이 말한 것처럼,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따라 도취와 절망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보다 무엇이든 만들고 있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닷컴버블을 겪은 후 다시는 테크 업계에서 창업하지 않겠다고 말한 창업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미디어,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스마트폰과 같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린것이죠.
그렇기때문에 지금은 가격과 시장의 상황에 에너지를 쏟기 보다는 웹 2.0에서 출현한 기회들이 웹 3.0에서 어떻게 등장할지 고민하고 만들어야할 때입니다.
2. 크리에이터들에게, 웹 2.0보다 웹 3.0이 압도적으로 좋은 환경이 될겁니다.
웹 2.0시대의 빅테크들은 크리에이터에게 터무니 없는 수수료를 떼어갔습니다. 반면 웹3.0 플랫폼은 훨씬 경제적으로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크리에이터가 생산한 결과물을 독점하지만,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의 수수료는 2.5%에 불과합니다. (리포트 39p) 미국 국회의원 리치 토레스는 최근 기고에서 “빅테크들이 마피아보다 많은 수수료를 가져간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는 평을 했죠.
a16z의 크립토팀이 웹3.0 플랫폼 대비 웹2.0 플랫폼이 얼마나 우호적인지 데이터를 분석해보았습니다. (리포트 40p)
2021년에 오픈씨에서 이더리움 기반(ERC-721 및 ERC-1155)의 NFT 민팅과 거래에서 지급된 수수료가 약 4.5조원으로 메타가 같은 기간 크리에이터에게 나눠준 수수료인 약 1.2조원의 4배에 달합니다. 메타가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는 돈은, 메타의 매출의 1%정도입니다.
각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의 수를 생각해보면 이 수치가 더 극명하게 느껴지실겁니다. 오픈씨의 수수료는 약 2만 2,400명에게만 지급된 반면, 메타의 플랫폼에서 컨텐츠를 생산하는 유저는 30억명에 달하죠.
스포티파이와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한 각각 약 9조 원, 18조 원이 커보일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단위 크리에이터당 가치로 보면 웹3.0 플랫폼은 크리에이터당 2억 원을 나눠준 반면, 메타는 유저당 200원,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당 8,000원, 유튜브는 채널당 3,000원을 준 셈입니다.
웹3.0은 아직 작지만, 매우 강력합니다.
3. 크립토 프로젝트가 점점 실생활과 가까워집니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수익 분배는 크립토의 여러가지 순기능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금융을 봅시다. 현재의 시스템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전세계의 17억 명은 아직도 은행 계좌가 없습니다. 한편, 최근의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또는 디파이)과 디지털 화폐에 대한 수요는 지난 몇 해간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리포트 26p, 28p, 33p)
금융 시스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중 10억 명 이상이 모바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립토는 이들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줍니다. 골드핀치와 같은 크립토 프로젝트는 기존의 개발도상국가들에서는 제공하지 못했을 자본에 대한 접근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죠.
크립토는 금융 뿐만 아니라 불완전한 다른 시장들에서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합니다. (리포트 53p) 플로우카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탄소배출권 거래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혁신하고 있으며, 헬륨은 무선통신을 탈중앙화하여 기존의 통신 거인들이 지배하던 시장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스퍼스와 같은 프로젝트는 온라인상의 개개인이 본인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관리할 수 있게하여, 구글과 메타 등이 독점하는 온라인 프로필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데이터와 수익을 탈중앙화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을 뜻하는 DAO는 서로 알지 못하는 제3자끼리 효과적이며서 경제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NFT는 온라인 상의 프로필 이미지, 미술품, 음악, 게임 아이템, 입장권, 부동산 그리고 다양한 디지털 재화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합니다. 또한, 토큰 인센티브는 크립토 세계에 새로 입문하는 초심자들의 “콜드 스타트” 문제를 해결하고, 곧장 네트워크 효과의 수혜를 볼 수 있게 하죠.
크립토는 단순한 금융 혁신 그 이상이며,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혁신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아직 우리가 크립토를 통해 가능하다고 찾아낸 일부에 불과합니다.
4. 이더리움은 확실한 선구자이나, 여러 경쟁 프로젝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웹3.0 테마의 주인공이지만, 이더리움의 한계를 보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등장 하고 있습니다. 솔라나, 폴리곤, BNB 체인, 아발란체, 팬텀과 같은 프로젝트들에 헌신하는 개발자들은 이더리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15p, 27p)
이더리움의 성공 요인은 누구보다 시작이 빨랐다는 것과 건전하고 활성화된 커뮤니티에 기인합니다.
개발자들의 기여도로만 따진다면, 매월 4천명의 개발자들이 활동하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단연코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합니다. (리포트 18p) 그 뒤로는 솔라나 (1천명), 비트코인 (500명)과 같은 프로젝트들이 따라오고 있죠. 이더리움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왜 사용자들이 매일 평균 200억원 가량의 수수료를 기꺼이 지불하는지를 설명합니다. (리포트 16p)
흥미롭게도 이더리움의 뜨거운 인기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더리움은 그동안 빠른 성장과 확장보다는 탈중앙화와 보안을 중시했기에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더 나은 성능과 낮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는 이런 프로젝트들이 보안을 상대적으로 희생했다고 평하기도 하지만요.)
이더리움의 위상에 도전하는 여러 프로젝트 외에도 블록체인의 상호운용성 측면에서도 엄청난 발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끼리의 연동이나 활용 가능한 블록 공간을 확장하여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ZK롤업, 옵티미스틱 롤업 등의 “레이어2” 기술을 말합니다. (리포트 17, 21, 23p)
블록체인은 1990년대의 PC와 2000년대의 브로드밴드, 2010년대의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컴퓨팅 관점에서 가장 혁신적인 프로덕트입니다.
아직 혁신의 룸은 매우 많이 남아있으며, 우리는 이 생태계에서 굉장히 많은 플레이어들이 새로 출현할 것이라 믿습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입니다.
웹3.0 생태계의 정확한 사용자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의 발전 양상을 통해 현재 우리가 어디 쯤 와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의 활동 정도를 보건대, 현재 700만에서 5천만명의 유저가 있다고 추산됩니다. (리포트 54p)
이를 인터넷 시대에 빗대어 보면 지금은 약 1995년 쯤 와있는 것과 같습니다. 인터넷 인구는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5년에 10억 명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딱 그 시기에 웹2.0을 휩쓴 페이스북과 유튜브와 같은 플레이어들이 등장했네요.
정리해보죠. 이런 류의 예측을 하는거 어렵지만,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2031년에는 크립토 인구가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 지금은 매우 초기인게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해결해야 할 수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함께 만들어갑시다. 같이.
2022년의 크립토씬, 어디까지 왔는가? (번역) – 이바닥늬우스 (ebadak.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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