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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728

by sperantia 2020. 7. 30.

각설하고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이제 달러가 약세로 가고 유로나 위안이 강세인 만큼 이제 미국보다는 유럽이나 중국 쪽에서 성장이 강하게 나와주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드려볼까 합니다.

 

.. 현재 두드러지게 진행되고 있는 달러의 약세.. 유로 강세에.. 그리고 위안화 강세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아니.. 유로, 위안뿐 아니라.. 엔화나 파운드, 호주 달러까지 그리고 약하기는 하지만 이머징 통화까지.. 달러를 흔들어 놓고 있는상황이죠. 6개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지수는 94까지 무너져 내려오면서 지난 3월의 102포인트에서 크게 하락한 상황이죠. 달러엔 환율은 달러 당 105엔까지 내려오면서(엔화 강세) 지난 3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구요 유로화역시 1유로에 1.17달러를 넘어서면서 유로존이 긴축을 멈추었던 2018년 하반기 이후 최고 수준의 강세를나타내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성장과 금리 이 두가지의 상대적 매력이 희석되었기 때문입니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미국은 어떤 선진국들보다 강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었고.. 어떤 선진국들보다 높은 금리를 주고 있었답니다. 미국의 성장이 가장 강하기에 시중 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게 되구요 미국으로 몰리면서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게 되죠. 미국의 금리도 높기에 그리고 성장이 강하게 나와 워낙에 안정적으로 그 높은 금리를 수취할 수 있기에 미국의 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해외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를 사서.. 그 채권을 매입하려고 하죠 이 과정에서 달러는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아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과감하게 금리를 잡아내렸구요 전세계에서 가장 과감한 재정 정책을 쓰면서 빚더미 위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 락다운 해제로 인해 유럽이나 중국 대비.. 코로나 사태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죠 .. 미국의 차별적 매력인 금리가 낮아졌고…. 차별적 매력인 성장이 코로나로 인해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입니다. 금융 시장은 상대적이죠 미국의 차별적 성장과 금리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미국의 성장과 금리가 내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이나 유럽의 상황이 바뀌는 것도 중요합니다.

 

1개월여 전부터 중국에 대한 말씀을 드리면서 중국의 금리가 높다는 점을 그리고 중국의 성장이 과거보다는 약하지만 현재 다른 국가보다는 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드렸었습니다. 하나 더 트리거가 된 것이 바로 지난주 있었던 유로존의 재정 협약이죠 미국은 여러 주(state)의 연합으로 되어 있답니다. 그리고 주 하나 하나의 규모가 상당히 크죠.. 이런 주들의 연합을 한 것이 연합중국이 된 것이구요..(UnitedStates)… 각 주가 자체 예산을 갖고 있지만 전체를 관장하는 연방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구도가 되어 있습니다. .. 중앙정부로 통합된 재정이 존재하는 거죠.

 

반면 유럽은 자체 민족 국가들의 연합체이기에 통화정책은 ECB, 즉 유럽 중앙은행으로 통합되어 있지만 재정 정책은 각 국가 별로 따로 노는 그런 그림이 나오곤 했답니다. 그리고.. 통화 정책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재정을 털어서 다른 유럽 국가를 지원한다고 하면.. 상당한 반발에 직면하곤 했었죠.. 그런데.. 이번에 그 그림이 바뀐 겁니다.  이번에 유로존에서 뿌리는 7500억 유로의 경기 부양책은 돈을 뿌린다는 점에서도 중요하겠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합심해서.. 재정 정책을 펴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게됩니다. 그래서.. 이런 기사가 나오죠 꼼꼼히 읽어봐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유럽회복기금의 자금조달 합의가 이제 프랑스-독일 제안을 그대로 실행하는 출발점이 됐다.

FT "유래없는 규모의 자금을 EU명의로 조달하고 또 이를 상환받지 않는 조건인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EU로서는 엄청난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재무장관 올라프 숄츠도 EU에도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순간 즉 '해밀턴 모멘트'가 왔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미국 독립전쟁이 끝나고 여러 주가 빚더미에 앉았을 때 각 주의 빚들을 통합해 연방국채로 만든 바 있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은 느슨한 연합체가 아닌 강력한 연방국가가 됐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은 독립전쟁 이후 여러 주들의 부채가 급증하자 각주의 부채를 연방국채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강력한 연방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EU회복기금 출범은 유럽이 좀 더 한나라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된 역사적 사건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EU 회복기금으로 달러의 세계적 패권에 대한 위협이 살아났다" "달러가 세계 주요 기축통화라는 지위에 있어 새로운 의문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중략) (뉴스핌, 20 .7 .22)

 

 

느낌이 어떠신가요? 해밀턴 모멘트 , 미국이 연방 정부라는 이름으로 전체를 관장하면서 힘을 모았던것처럼 유로존도 그게 가능해졌다는 코멘트를 하면서 유로존의 성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그런 찬사를 던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성장은 주춤한데 유로존의 성장이 확연히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몰렸던 자금이 이제는 유로존이나 중국으로 회귀할 것이다 라는 생각에 달러는 약세를.. 그리고 유로화와 위안화를 비롯한 다른 국가 통화는 강세를 보이는.. 그런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는 거겠죠..

 

그런데요 여기서 의문을 하나 제기해봅니다. 달러가 강세일 때는 전세계의 성장을 미국이 견인할 수 있었죠.. 전세계의 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미국의 소비 수요가 크게 팽창했기에.. 그게 가능했던 겁니다. .. 미국은 소비의 나라죠 달러 강세로 인해 수출이 어려워지더라도 내수로 먹고 살 수 있는.. 그리고 IT혁명이라는 달콤한 성장의 컨텐츠도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이런 경우 달러 강세가 성장에 큰 문제를 주지는 않겠죠 반면 유로존이나 중국은 어떨까요? 혹은 일본은 어떨까요?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 2012~13 유로존은 유로화 강세로 인해 수출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구요 재정 부채 위기로 인해 내수 역시 어려워보였답니다. 수출도 안되고 내수도 되지 않기에 유로존은 2014년 하반기 그렇게 안한다고 버텨왔던 양적완화라는 빗장을 풀어제끼고 말았죠 그러면서 유로화 공급이 크게 늘게 되고 이는 유로화 약세의 주요 원인이 되었답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홀로 엔 강세를 받아들였던 지난 2011~12 엔화 초강세로 인해 일본경제는 상당히 힘겨워했죠 이에 나선 것이 바로 2012년 하반기의 아베 신조였답니다. 아베 신조는 등장과 함께 무제한 양적완화에 돌입 엔화를 들이부으면서 엔 약세에 나서게 되었죠 중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홀로 위안화 강세로 인해 힘겨워하다가.. 2015 8월 위안화 기습 절하라는 빅 이벤트를 만들어 전세계 금융 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한 이력이 있습니다.

 

유럽, 일본,중국이 이렇게 자국 통화 강세를 받아들였을 때.. 힘겨워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내수 성장 자체가 미국 대비 엄청 미약하기 때문에 자국 통화 강세가 나오면 수출 성장이 막히게 되죠 내수의 성장을 드라이브하면 되는데 그러기에는 버블 경제의 부담도 있고.. 부채를 더 늘려야 하는 부담도 크죠 가뜩이나 부채도 많은데요  하나 여쭤봅니다. 그럼 지금은 그 상황이 크게 바뀌었을까요? 이제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자신있게 자국 통화 강세를 받아들여도 되는 상황일까요? 자국 통화 강세를 받아들여도 성장을 강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아직 유로화 강세나 엔 강세에 대한 당국의 코멘트가 없기에.. 인용하지는 못합니다만 최근 빠른 통화 강세에 불만을 느낀 호주중앙은행의 코멘트를 인용합니다.

 

 

“RBA 총재, ‘부채 줄이려면 강한 GDP 성장 필요’”(연합인포맥스,20. 7. 21)

“RBA 총재, ‘호주달러 가치 더 낮아지길 원해’”(연합인포맥스, 20. 7. 21)

 

 

호주의 불경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고 그성장을 위해서는 호주 달러 가치가 현재보다 낮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수보다는 수출 성장이 필요함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죠 호주는 수출로 먹고 살고 싶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들은 내수로 빚을 내서 내수를 키우면서.. 호주의 물건을 사주게 될까요.. 아니면 자국 통화 가치를 경쟁적으로 낮춰서 수출 경쟁을 하는 환율 전쟁의 고삐를 당기게 될까요,..

 

.. 저는 이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있습니다. 현재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로존이.. 빠른 유로화 강세를 받아들이면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유로존의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성장을 읽어내는 만큼 유로존 금리는 올라가게 될 겁니다(안전 자산인 유로존 국채를 팔게 되니까요 유로존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는 오르겠죠…). 그리고 주식 시장은 어떨까요? 당근 좋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전일 유로존의 금리와 주가를 보면 주식 시장은 무언가 크게 힘을 받는 모습이라기보다는 …. 무언가 방황하는 느낌이구요금리는 여전히 주저앉아있죠  아직 유로존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전세계적인 성장에 불을 지피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현재 나타나는 달러 약세는 뭘로 설명할건데 .. 유로존이 강해져서 달러가 약해진 게 아니라요 미국이 약해져서 달러가 약해진 게..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그게 그거 아니냐.. 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한 반에서 시험 평균이 나옵니다. 모두 고른 점수가 나왔는데요 못하던 애들이 더 잘해서… 점수의 편차가 줄어드는 것하고… 잘하던 애들이.. 못해서.. 점수편차가 줄어드는 것하고… 어느 쪽이 좋을까요? 전세계 성장이라는 파이가 줄어드는 것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얘기가 계속 길어지는데요 내일 추가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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