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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025

by sperantia 2020. 10. 28.

정말 에세이 오랜만에 쓰는 것 같습니다. 근 일주일 만이네요. 지난 주 주말에세이 이후에는 조선 비즈하고 신과 함께 출연 관련 포스팅만을 했을 뿐 제대로 글을 쓰지를 못했네요. 저 스스로도 일주일에 최소 3번은 쓰자라는 약속을 하고 있었는데.. 부끄럽습니다. 다만 차주에는 오전 일정이 많지 않은 관계로 에세이를 자주 자주 올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우선 환율 관련 AS를 조금 더 해드리면요… 환율의 하락세가 아직은 딱히 잡히지를 않는 상황입니다. 이제 중국이나 한국이나 본격적인 통화의 절상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 속도 조절은 무슨 속도 조절이냐..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물론 레벨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장이나 두가지 종류의 그룹이 있죠.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입니다. 글로벌 경제에서도 당연히 그 두 그룹이 존재할 겁니다. 사는 나라와 파는 나라가 있겠죠. 전세계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 아마 딱 떠오르는 나라는 미국일 겁니다. 그 외 다른 국가들은 미국에게 물건을 파는 나라들이죠. 이들이 미국에게 물건을 팔려면 우선 미국 경제가 좋아야 합니다. 미국 경제만 좋으면 A나라, B나라 모두 양껏 물건을 팔 수 있겠죠… 문제는 미국 경제가 안좋을 때죠.. 혹은 미국이 무역 전쟁 등으로 수출을 규제할 때가 되겠죠… 이럴 때에는 미국이라는 시장의 문이 좁아지는 만큼… A와 B는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죠. 이 때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기술이 더 좋으면… 가성비 좋은 물건을 생산할 수 있기에 다른 국가의 제품을 발라버릴 수 있는데… 기술이 하루 아침에 화악 좋아지기는 어렵겠죠.. 그럼 뭘로 승부를 하냐면.. 환율 전쟁으로 승부하는 수 밖에 없죠… 내 나라 물건의 가격을 최대한 싸게 해서 다른 나라와 수출 경쟁을 하면 됩니다. 네.. 미국 경기가 안좋아지거나…. 미국이 수출을 제한하는 무역 전쟁을 하거나… 이렇게 되면… 답은 하나입니다. 환율 전쟁으로 가는 거죠…

 

아.. 환율 전쟁을 하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제 대미 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내 나라가 스스로 내수를 키워서 먹고 사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수십년간 수출로 먹고 살다가.. 갑자기 수출하던 것을 다 접고 바로 내수로 전환을 한다고 가정을 해봅니다. 가능한가요? 그 공장들은… 거기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그래서요…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해야하겠죠.. 서서히 수출 성장을 낮추면서… 수출 성장이 낮아진만큼 내수 성장을 올리는 방향으로 전환을 해야 할 겁니다. 이게 말이 쉽지.. 참 어려울 겁니다. 아니 왜 어렵남??? 구조 조정 천천히 하면 되는 거지.. 순차적으로 내수가 올라오는 만큼…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이게 한 국가가 조절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랍니다. 왜냐구요? 일단 환율의 문제죠… 다른 나라들이 극렬하게 환율 전쟁 치고 들어옵니다.. 와.. 그럼 내 나라 수출 기업들.. 가뜩이나 어려운데… 갑자기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죠. 이 상황에서는 속도 조절이 어려워지죠. 경쟁력 없는 내 나라 수출 기업들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릴 겁니다. 그럼 엄청난 실업의 충격을 감내해야하겠죠… 그걸 감내하려면 내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내수가 쉽게 올라오지 않는답니다.

 

내수를 끌어올린다는 의미는 소비를 늘린다는 건데요.. 소비를 늘리려면 일단 소득이 늘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규모 실업이 일어나는데 무슨 소득이 늘어요… T.T. 그럼 미래 소득을 땡겨와서 소비를 늘리면 될텐데요.. 미래 소득을 땡겨온다는 건 바로 대출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 중국의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하죠(절대 레벨은 아직 높지 않답니다)… 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소비를 빨리 끌어올리려고 부채를 많이 늘리는 일이 벌어지는 건데요.. 현재도 중국의 부채가 상당한데.. 여기서 더욱 빠르게 증가한다… 현재 중국이 원하는 그림이 전!혀! 아니죠… 네… 소비를 빠르게 올리려면 부채를 크게 늘려야 합니다. 이게 부담스럽다면… 소비 성장의 속도를 조절할 수 밖에 없죠… 소비 성장이 느리다면… 수출 성장의 위축이.. 최대한 천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그러려면… 네.. 위안화의 절상 속도를 조절해주는 것이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국가가 어설하게 통화 절상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 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위축될 수 밖에 없죠. 그 나라 주식 시장이 어려워질 겁니다. 지난 6월로 갑니다. 5월 이후 진행된 달러 약세… 그 당시 달러 약세를 받아주던 나라가 바로 유로존입니다. 유로화는 급격한 강세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유로화 강세 국면에서 유로존 주식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죠… 급등세를 보이던 독일 닥스 지수가 13000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옆으로 기어가고 있습니다. 유로화 강세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거죠.. 이에 라가르드 ECB총재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유로화의 절상은 부담스럽다구요… 수출 기업들에게도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유로 강세로 인한 수입 물가 하락으로 인해 유로존이 디플레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죠. 이후 유로화는 강세를 멈추고… 횡보세를 보이고 있답니다. 그리고 유로화의 횡보세 앞에서 유로존 증시 역시 옆으로 기어가는 모습이죠… 유로존이 양적완화를 그렇게 많이 한다는데.. 좀 이상하죠.. 유럽 증시가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T.T

 

이후 통화 절상의 기운을 받은 나라가 바로 중국과… 그 옆에 있는 한국이죠. 그리고 지난 번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국이 일본 국채를 사들이면서… 엔화 역시 강세 기조에 편승되어 버렸답니다. 현재 위안화, 엔화, 원화는 모두 연내 최고 수준의 강세를 나타내고 있죠. 예전에 그런 얘기 들어보신 분들 계실 겁니다. 원화 강세는 코스피에 호재라구요… 원화 약세.. 즉 달러 강세가 코스피 지수에 악영향을 준다라는 얘기죠.. 그래서 보통 신문 기사를 보면 환율 급락 & 코스피 급등… 이런 기사들이 뜨곤 했죠.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것이 지난 9월 15일이었죠… 2450포인트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날부터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는데요… 의미있는 지지선이라고 할 수 있었던 1180원선이 무너지면서 환율이 밑으로 흐르기 시작했답니다. 원화의 급격한 강세가 찾아온 것인데요… 와.. 코스피도 함께 흘러내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환율의 기록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월의 고점에서는 다소 멀어져있답니다. 주식 시장이 상당히 뜨거운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아니다.. 대주주 이슈 때문이다… 라고 반론하실 분들 계실 수 있습니다.. 크음… 솔직히 저 영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답변을 드려봅니다. 상해 종합 지수를 함께 보죠. 위안화 절상과 함께 중국 증시가 올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네.. 비슷한 시기에.. 중국 증시… 위안화의 본격적인 강세가 시작된 이후에 버벅거리기 시작하죠… 물론 커창판에 있는 기술주들이.. 나스닥과 연동하기에 지수에 주는 왜곡이 있기에.. 코스피와는 약간 다르게 나타나지만 그래도 위안화 절상의 효과가 증시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일본 니케이를 보셔도 비슷한 결과를 보실 수 있으실 듯 합니다.

 

네.. 일본이나 중국이 대주주 이슈로 인해 타격을 받는 건 아마 없겠죠… 유로존, 중국, 일본, 한국 모두가… 통화 절상 압력 하에서 상당히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화끈한 글로벌 달러 약세 공조와 함께… 달러 약세를 전세계가 함께 받아들이면서 함께 성장을 만들어나갔던 지난 2017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죠. 당시에는 모두가 달러 약세를 받아들였죠. 브라질 헤알화, 러시아 루블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이머징 통화도 달러 대비 초강세를 보였답니다. 모두가 자국 통화 절상을 용인하게 되니.. 내 나라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상승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 통화 가치도 상승한다면 수출에서 주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되겠죠… 네… 달러 약세라는 것도요… 진성의 호재가 되려면… 글로벌 공조에 기반한 달러 약세가 나와줄 때 제대로 된 Non-US국가들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겁니다.

 

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증시의 버벅거림을 감안할 때 중국이나 한국, 혹은 일본 모두 빠른 통화 절상을 받아들여서 글로벌 수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제한적임을 알 수 있죠.. 네… 한 템포 늦춰가야 할 듯 합니다. 급격한 위안화 절상의 심리를 꺾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으로 보구요… 실제 중국은 제가 마켓을 보기 시작한 2004년 이후 환율 조정을 위해 무진장 애를 써온 국가구요.. 나름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주기 조절도 할 수 있을 듯 하구요… 달러를 흡수하는 불태화 조절 역시 감안할 수 있는..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유럽, 중국, 일본, 한국을 말씀드렸는데… 미국을 얘기안할 수 없죠. 환율은 상대적인 것인데요…ㅎㅎ 이번에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유력한 중앙은행 총재 혹은 재무장관으로 거론되는 인물인 브레이너드 Fed이사의 코멘트를 인용합니다.

 

 

“21일 CNBC에 따르면 이날 경제 전문가 모임에 참석한 브레이너드 이사는 ‘경제회복은 계속해서 불확실성이 높고 불균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몇몇 섹터와 그룹의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러한 격차는 회복에 있어 리스크가 되고 있다’면서 ‘통화 정책과 함께 타깃을 설정한 추가적인 재정 정책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K자 회복을 더 전반적인 회복으로 바꾸기 위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0. 10. 22)

 

 

 

네.. 제가 환율 연재를 할 때 중국의 케이스를 말씀드리면서… 대수만관과 점적관수라는 얘기를 해드렸던 것 기억나시나요? Fed가 그냥 마구잡이로 양적완화를 하게 되면… 신용도가 높은 곳으로… 그렇게 풀린 돈이 흘러가지… 절대 신용도가 낮은…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제 주체에게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마구잡이 양적완화가 아니라.. 정부가 재정 집행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 적자를 메우고자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면… 그 국채를 사주는 방식의 양적완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할 듯 하다.. 라고 했었죠. 정부가 재정을 집행할 때에는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제 주체에게 정부가 돈을 줄 겁니다… 정부는 그 돈이 어서 났는데?? 네.. 국채를 발행해서 빌리는 거죠. 빌리는 과정에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 이른 바 구축효과가 나타나니까요… 이걸 Fed가 추가 양적완화로 메우는 겁니다. 타겟을 정하고.. 그 타겟으로 돈이 흐르도록 양적완화를 해주는 거죠… 위의 브레이너드 이사의 코멘트.. 다시 한번 인용할까요?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러한 격차는 회복에 있어 리스크가 되고 있다’면서 ‘통화 정책과 함께 타깃을 설정한 추가적인 재정 정책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K자 회복을 더 전반적인 회복으로 바꾸기 위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느낌이 팍 오지 않나요? 네… Fed도 이제는 마구잡이로 돈 푸는데 상당히 신중할 겁니다. 효율적으로 달러를 풀려고 노력할테죠… 달러를 마구 풀지 않는다면… 마구 풀 것이라 생각하고 달러의 약세를 프라이싱했던 시장이… 이를 되돌리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네.. 달러 역세 현재까지의 빠른 약세 속도를 제어하고자.. 그런 심리를 억누르고자… 조절에 나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의 일방적 약세가 조절되고… 반대 급부에서 위안화, 원화 등이 바닥을 잡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물론 한 방향으로 쏠리는.. 그런 심리가 강해져있다면.. 그런 심리를 누르기 위해서는 반대로 한 번 화악 꺾어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죠. 중장기적인 달러원 환율의 하락(원화 강세)을.. 그리고 단기적인 쳐올림(달러원 환율 상승)을 예상하면서.. 이런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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