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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030

by sperantia 2020. 10. 31.

벌써 10월 말이네요… 이제 늦가을도 거의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예년같으면 지금쯤 연말 송년회 약속 잡느라, 그리고 빠른 분들은 11월 첫주부터 송년회 참석하시느라 바쁘셨을텐데요… 올해는 그런 분위기는 없는 듯 합니다. 물론 속단은 이르겠지만.. 코로나가 어쩌면 송년회 문화도 상당히 크게 바꾸어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아나요.. 앞으로는 송년회를 점심 식사로 대체하거나 줌과 같은 툴을 써서 화상 회식을 하게 될지… 음.. 헛소리였습니다. 각설하고 시작합니다.

 

전일 뉴욕 증시는 상승 마감했습니다. 테크주가 중심이 되어서 나스닥을 다시 한 번 끌어올려줬는데요… 장 마감 후 발표된 이들 테크 자이언트들의 실적도 상당히 양호한 듯 합니다. 다만.. 전일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 이후의 주가를 말씀드렸던 것처럼 테크 자이언트들의 주가가 발표되었음에도… 알파벳을 제외한 애플, 페북, 아마존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죠… 어제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난 8월이었다면 이런 뉴스가 나왔을 때 나스닥이 3~4%는 화끈하게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미국 3분기 GDP가 시장 예상보다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건 과거지사라고 생각을 하고 있죠. 앞으로의 흐름이 상당히 걱정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분기에 기록적인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3분기에는 기록적인 반등을 기록했습니다. 3월 코로나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면.. 지금 2차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에… 4분기 성장을 3분기 이후 더욱 더 성장이 가속화된다고 보기보다는.. 2분기와 같이 제대로 꺾이면 어떻게 하나.. 라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겠죠.. 기업 실적도 마찬가지입니다. 3분기 실적 역시 과거지사죠.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할텐데요.. 페북에서 밝혔던 것처럼 4분기에는.. 만만치 않은 흐름을 예상하는 것으로 봐서… 2차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듯 합니다.

 

ECB가 12월 회의에서 추가 완화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죠.. 저 정도 뉘앙스라면… 아마 양적완화 규모 확대 정도는 분명히 나와줄 듯 합니다. 제가 이 정도 느꼈다면 영악한 시장은 훨씬 더 빠르게 반응했겠죠. 네.. 유로화 환율이요… 의미있는 지지선을 깨버리면서 하락(유로화 약세)해버렸답니다. 다만 유로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럽 증시.. 예전만큼의 탄력적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네요… T.T

 

ECB의 추가 완화 정책은 세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유럽 중앙은행이.. 참… 과거 분데스방크의 전통을 이어받았기에.. 돈 푸는데 상당히 인색했는데요… 지금은 뭐.. Fed를 능가하는 돈 풀기의 선수가 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돈을 푸는데.. 그닥 큰 저항이 없다라는 점… 이걸 생각해볼 수 있겠죠..

 

두번째는… ECB의 양적완화 기대로 인해 유로화가 추가로 약세를 보인다는 겁니다. 그럼 위안화나 원화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저는 지난 2주 정도 전부터 급격한 달러 약세가 제어될 것이라는 뷰를 드렸던 바 있습니다. 유로화는 이번에 강하게 무너져내렸고… 달러 인덱스가 거의 94까지 되돌려졌으니.. 유로 대비로는 달러 강세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보면 될 듯 하구요… 다음이 위안화입니다. 위안화가 계속해서 절상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저는 위안화의 절상이 속도 조절 구간에 들어갈 것이라 했구요.. 가장 큰 이유로는.. 전 세계가 달러 약세 공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환율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달러 약세 공조는 중국 위안화만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Non-US 통화 전반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것을 말하죠. 유로, 엔, 원, 이머징 통화 전반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게 되면…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내더라도… 큰 부담이 없겠죠. 다른 나라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때 위안화만 독야청청 강세를 보인다??? 이러면… 중국은 통화 절상 독박의 늪에서 수출 성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악조건에 빠지게 됩니다. 이번 유로화의 추가 약세로 인해 중국은 위안화 절상의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더 강하게 느끼게 되겠죠. 네.. 급격한 달러 약세.. 급격한 위안화 강세가 조절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CB의 양적완화 발표… 마지막 하나는요… 앞에서 말씀드린 증시의 반응과 관련이 있습니다. ECB의 양적완화에 대해 지난 2015년 초 반응은 정말 뜨거웠답니다. 그리고 17년에도 적극적인 열광이 있었구요.. 올해 역시.. 6월에 ECB가 7500억 유로 수준의 추가 완화를 발표했을 당시 유럽 증시가 매우 뜨겁게 반응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른 듯 합니다. 혹시 그런 느낌 받아보신 적 있나요? 소고기 먹으러 가서… 처음 한 점 베어물 때와.. 막판에… 나오기 전에… 다소 식은.. 그리고 살짝 타버린 한 점을 먹을 때의 느낌… 떡을 먹는데.. 배고플 때 처음 먹는 것과… 계속 먹으면서 목 메이는 느낌.. 네.. 경제학에서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하죠… 정책에도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은 존재합니다. ECB의 추가 완화 약발이요… 예전에는 ‘와~ ECB도 이런 거 하네~ 대박!!’ 이런 반응이었다면요.. 이제는… ‘뭐.. 할 거 없으니까 또 이거 하는 구먼… 그래.. 뭐.. 쓸만 하지.. 뭐…’ 이런 반응 정도라고 보면 되나요..ㅎㅎ

 

이는 ECB 뿐 아닙니다. Fed 역시 마찬가지죠. 잠시 지난 2018년까지 뉴욕 Fed의 수장 역할을 해왔던 더들리의 코멘트를 인용해봅니다.

 

 

“The Federal Reserve can clearly do more,” Dudley said. “The real question is how much of an impact would it actually have on the economy and we figure at this point not very much, because the Fed’s already accomplished most of what monetary policy can do to support the economy.”(Advisor Prospective, 20. 10. 29)

 

 

발번역 들어갑니다. “Fed는 더 많은 것을 할 능력이 분명히 있다... 근데.. 진짜 문제는 얼마나 그런 추가 정책이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이다. Fed는 이미 통화 정책이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정책을 상당히 많이 사용했다..”라고 하죠..

 

네.. Fed의 총알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요… 그 총알을 쏘는 것이… 얼마나 효과를 줄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하는 거죠. 울고 있는 철없는 아이에게 떡을 주는데.. 예전에는 떡을 받아먹으면 울음을 뚝 그치던 아이가.. 이제는 말합니다.. ‘딴 거.. 더 맛있는 거 없어요?’라구요..

 

만약에라도 팬데믹이 찾아오게 된다면… 지난 3월과는 사뭇 다른 상황에서 2차 팬데믹을 맞이하게 될 수 있습니다. 뭐가 다른가.. 그 많은 돈을 퍼붓고도… 다시 이런 상황에 처해버렸다는… 것을 알고서 맞이하는 팬데믹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조기에 탄탄한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재정 정책과의 공조가 절실한데.. 미국은 현재 정치 논리에 빠져서 답답한 행보를 이어가는 듯 합니다. 네. 행복한 말씀을 전해드리면 좋은데 낭보를 전하기에는 아직 이른 듯 하네요.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불금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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