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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220

by sperantia 2021. 2. 25.

이제 동장군이 좀 물러가는 기미가 보이나요? 오늘 낮에는 정말 따스한 날씨가 이어지더군요. 둘째 아이 데리고 코엑스 아쿠아리움도 다녀오고 간만에 외출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도 보냈습니다. 코엑스에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좀 많이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코로나에 대한 심적 부담도 어느 정도는 완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기대를 해봅니다. 진짜.. 마스크 벗어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지난 주 에세이에서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명목 금리, 특히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를 비롯한 장기 금리의 움직임이 금융 시장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전해드렸죠.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는 거 아님?? 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예전부터 강조해드렸던 프레임이 있죠? 네.. 성장과 금리의 프레임이 중요합니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성장이 보다 강하게 나오고 있는 자산이라면 금리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산 가격 상승을 이어갈 수 있겠죠. 반면 성장이 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금리의 상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될 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2018년을 말씀드려보면요… 2018년 1월부터 Fed는 기준 금리 인상을 본격화할 것임을 선언했죠.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낀 나머지 글로벌 금융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요… 동시 다발로 한꺼번에 무너진 것이 아니구요.. 금리 상승의 충격을 상쇄시킬 정도의 강한 성장세를 나타내는 지역은 추가적인 강세를 이어갔죠… 네.. 당시 2018년 상반기에는 이머징 시장이 초토화되었구요… 반면 미국 주식 시장은 금리 상승에도 불구.. 강한 모습을 보였답니다. 그러다가 2018년 10월 4일 파월 의장이.. 현재까지 올린 금리보다.. 훨씬 더 금리를 올릴 것이다~~ 라는 예고를 하면서 미국 주식 시장도… 미국의 강한 성장으로도 더 올라버린.. 아니아니. 더 올라버릴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흘러내리기 시작했죠. 그게 2018년 4분기의 조정이었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니..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섹터들.. 예를 들어 부동산 리츠 섹터라던가…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대형 성장주 등도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리고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즉 대출에 대출에 대출을 끼고 주식을 사들인 경우에는 금리 상승이 정말 쥐약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을 드리면요.. 작년 8월로 갑니다. 미국의 2년 이내 단기 금리는 0.1%수준이었죠. 그리고 10년 국채 금리는 0.6%수준이었답니다. 투자하기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단기로 돈을 빌려서 장기채를 사들이는 거죠. 예를 들어서.. 1주일 만기로 돈을 빌려서 10년 장기채권을 사들입니다. 그럼 0.1%도 안되는 금리로 돈을 빌려서.. 10년 장기채권의 0.6%금리를 먹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당장 그 생각부터 들 겁니다. 미친 거 아니냐… 라는 생각.. 그럼 1주일 후에는 어케할건데? 10년 짜리 이자가 아무리 높더라도 10년간 돈이 묶이게 되는데.. 어떻게 저럴까.. 라는 그 두려움,..

 

그런데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주일이 지나더러도 돈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 왜? 네.. 연장을 할 수 있죠. 단기 자금 시장에 돈이 넘치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 언제든 단기 대출 시장에 전화만 하면… 1주일 단위로 계속 무한 연장을 할 수 있는 거죠. 자~ 무한 연장이 가능하면 10년도 갈 수 있는 것 아닌가요?ㅎㅎ 그래서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0.1%에 돈을 빌려서 0.6%의 장기채에 투자하면 그 금리차 만큼을 먹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요…이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 그래서요… 보유하고 있는 장기채를 담보로 돈을 더 빌리는 겁니다. 다시 다시.. 1억을 단기 자금 시장에서 빌려서 1억 짜리 장기채를 사들입니다. 단기 자금 시장에서 무한 연장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1억짜리 보유 채권을 담보로 9천만원을 추가로 단기 자금 시장에서 빌리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빌린 9천만원으로 또 장기채를 사들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면 안되죠. 나는 멈추지 않는다.. 를 모토로 해서 9천만원의 장기채를 담보로 단기 자금 시장에서 또 돈을 빌리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추가로 대출받은 돈으로 또 장기채를 사들이면 되겠죠… 와.. 이렇게 되면… 돈을 빌리고 빌리고 빌리고 투자하고 투자하고 투자하고 하면서 꽤 많은 이자 차익을 낼 수 있겠죠? 금융 시장에 돈이 넘치면… 낮은 이자를 받더라도 돈을 빌려주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질 겁니다. 그럼… 돈 구하기가 쉬우니.. 저런 투자 방법이 현실화될 수 있겠죠.

 

그런데요..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죠. 단기 자금 시장에서 돈이 말라버리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1주일 단위 대출 연장이 막혀버리는 문제가 생기죠.. 이건 상당한 리스크입니다. 다만 지금 단기자금 시장은 아주 아주 안정적입니다. 여전히 돈이 넘쳐나고 있죠. 이 얘기는 나중에 드릴 기회가 분명 생길 겁니다. 다음 달 3월 FOMC에서 IOER을 인상할 수 있는데요… 이와도 연계되는 부분입니다. 요건 나중에 기회 잡아서 한 번 제대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죠.

 

다른 리스크는 무엇일까… 네.. 빚에 빚에 빚에 빚을 이빠이 지고서 투자한 장기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입니다. 이것도 거의 최악의 시나리오 아닐까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아아아아아… 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네… 지난 해 8월 0.6%를 하회했던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가 지금은 1.3%를 넘어섰습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채 가격의 하락을 말하죠. 기사 하나 인용합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40bp(0.4%입니다) 가까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대표적인 회사채 상장지수펀드인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고등급 회사채 ETF수익률은 올해 들어 2.5%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작년까지만 해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었다.

 

장기 미국 국채를 추적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재무부 국채 ETF의 경우는 올해 들어 손실률이 8%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연합인포맥스, 21. 2. 17)

 

 

느낌이 오시나요? 이 기사가 나왔던 때보다 지금은 금리가 추가로 더 올랐으니 장기 국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8%보다 더 높은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을 겁니다. 빚에 빚에 빚에 빚을 걸머지고 투자한 투자자들의 경우 8%이상의 손실은 치명적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되면 장기 국채를 담보로 계속 돈을 빌리는데…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담보 가치가 하락한 만큼 추가로 돈을 빌리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아직 이런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의 금리 상승 부담이 계속 이어지게 되면 오퍼레이션 상의 문제들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이렇게 레버리지를 늘리면서.. 즉 대출을 크게 확대하면서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경우 손실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투자 자산들을 매각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죠. 지금처럼 ‘현금은 쓰레기’라는 말이 하나의 신조처럼 박혀있는 금융 환경 하에서는 현금보다는 대부분 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의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는.. 너무 많은 현금이… 비유동성 자산, 즉 바로 현금화가 되지 않는 자산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점입니다. 그럼 이런 비유동성 자산 가격이 흔들리게 되거나.. 단기적으로 현금이 말라버리는 상황이 펼쳐지게 되면 취약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거겠죠.

 

네.. 금리가 계속 오르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되는지를 한 번 예시를 들어 말씀드려봤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기사를 보면 미국 10년 금리가 1.5%가 되면 시장이 흔들릴거다.. 1.75%가 되면 클난다… 이런 얘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먼저요.. 어느 정도 금리 레벨이 시장을 뒤흔들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Fed 역시 마찬가지죠… 어느 정도 금리 레벨에서 시장이 흔들릴까요… 라고 물어볼 때… 아마도 미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1.4321384953376%를 기록하는 그 순간 시장이 흔들릴거요~ 라고 답하는 사람이 인간계에 존재할까요? 레벨을 보면서… 이 정도는 아직 괜챦아… 아니면… 1.5%가 되면 흔들릴거야.. 라는 식으로 선언적으로 예측하는 건.. 신의 영역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금리가 상승한 레벨보다.. 방향의 변화와 Fed 스탠스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보다 큰 부담을 안겨주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보죠. 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자금 시장에 돈 줄이 마르자.. 미국 장기 국채 가격까지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죠. 미국 10년 금리가 상승하는 그림이 나타난 겁니다. 금융 시장에 거대한 균열이 나타나자 Fed가 나섰고.. 이른 바 무제한 양적완화로 돈을 퍼부으면서 이 사태를 잠재웠죠.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이 뿜어져나올 것이라는 기대… 즉 돈이 워낙 많이 흘러나오기에… 장단기 금리 가릴 것 없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심을 하게 됩니다. 혹여나 금리가 조금 올라도… 우리 쫄보 오브 쫄보이신 Fed가 돈을 풀어서 바로 해결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헉.. 그런데.. 금리가 마구 치고 올라옵니다. 첫째..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한 거죠.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금리가 올라가니… 시장은 Fed가 이를 진압해줄 것을 요구하죠. 보다 클리어하게 국채 금리 상승을 안정시켜줄 무언가 정책을 도입할 것을… 그렇게 약속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게 바로 지난 해 11월, 12월 FOMC에서 시장이 기대해마지 않았던 양적완화… 즉 장기채 매입 규모 확대였던 겁니다. 현재는 Fed가 매월 800억 달러씩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데요… (이것도 꽤 큰 숫자입니다) 이보다 더 많이 사들여주기를 시장이 기대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11월, 12월… 둘 다 파월 형님이 사뿐하게 쌩을 까버리면서 지나가셨죠… 양적완화 규모는 늘어나지 않았답니다.

 

대신 이런 얘기를 했죠… 줄이지는 않겠다~~ 라구요… 늘려달라고 기대했는데.. 줄이지는 않겠다~~ 라는 얘기를 해주니.. 답답하지 않나요? 그런데.. 워낙 화려한 수사에 가려서… 이런 기사가 돌게 되죠. Fed는 테이퍼링.. 즉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하기에는(줄이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비둘기적인 발언이다~ 라고요.. 요즘 파월 형님도 기자회견을 하거나 정책을 펴거나 시장의 기대를 교묘하게 무마시키는 기술이 크게 늘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ㅎㅎ 결국 Fed가 장기 금리 상승을 진압해줄 것이라는 기대 역시… 지금은 상당 수준 희석되고 있는 거죠. 금리는 아래로 흐른다.. 라는 시장의 통념과 기대를 뒤집어버렸구요… 올라도 Fed가 막아줄 거다.. 라는 기대에도 현재는 부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 기대와는 다른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지게 된다면… Fed에 대한 믿음이… 의구심으로 변하게 되지 않을까요? Buy the Dip… 즉.. 밀리면 무조건 산다.. 라는 말에는 궁극적으로 어떤 상황이 와도 우리 Fed님께서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에 기대고 있는 바가 큰데… 크음… 이게 시장에는 긴장 요인으로 작용을 하게 될 듯 합니다.

 

자.. 애니웨이… 지금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 여기에 대해 1개월여 전에 클라리다 의장은 이렇게 말하죠… 현재 장기 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1%로.. 사상 최저 수준이야.. 충분히 부양적이니까… 괜챦아~~ 라구요… 네.. 클라리다는 지금 수준이면 충분히 완화적이야~ 라면서 현재의 장기 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코멘트를 해줬죠. 1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보다 금리가 더 많이 뛰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얘기가 나오고 있을까요? 지난 주에 나왔던 기사 2개를 인용합니다. 보스턴 연은의 로젠그렌 총재 형님 코멘트부터 인용하죠.

 

 

“그(로젠그렌 총재)는 ‘국채 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어 연준의 완화정책 조정은 완전 고용 목표를 달성해야 가능할 것이라면서 완화정책 지속 방침도 확인했다”(연합인포맥스, 일부발췌)

 

 

다음으로 캔자스시티 Fed의 총재로 있는 에스더 조지 누님의 코멘트를 들어보시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장기물 국채수익률 급등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지 총재는 ‘금리 상승은 향후 경제 활동에 대한 늘어나는 낙관론과 연관이 되어 있으며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일부발췌)

 

 

느낌이 어떠신가요? 아마도 기자들은 이렇게 물어봤겠죠… 지금 장기 금리가 빠르게 뛰는데 어케 보시남요??? 라구요.. 여기에 대해 로젠그렌 총재는 그거 걱정없어~~ 좋은 거야~ 라고 하고 있는 거구요… 에스더 조지 총재 역시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클라리다 부총재와 거의 일맥상통하지 않나요? 네.. 적어도 아직은 Fed가 적극적으로 장기 금리 상승을 제어하는데 나서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몇 %까지 올라가는가보다도.. Fed가 나서지 않는 데 대해서… Fed의 스탠스가 바뀐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 보다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추가로 드릴 말씀이 있는데… 이건 차주 주간 에세이나.. 아니면 주말 에세이에서 드려보도록 하죠. 이번 주말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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