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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225

by sperantia 2021. 2. 27.

전일 뉴욕 증시, Buy the dip이 여전히 살아있네요. 밀리면 사자~ 라는 투자자들의 행동이 다시금 나타났구요…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내려가는 시그널에 맞춰서 기술주가 상승하는 그림이었습니다. 미국 10년 금리는 1.4%를 넘어섰다가 이후 반락하면서 1.3%대 후반에서 마감을 했죠. 주가를 결정하는 여러가지 팩터들이 많지만… 적어도 최근 시장 참여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부담은 과연 언제까지 금리가 계속 오를까.. 이거라고 보여집니다.

 

현재 금리가 오르는 이유.. 주가와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재정 지출에 포커스를 두고 말씀드려보죠. 1.9조 달러의 경기 부양책 얘기가 나오면서 국채 발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시장은 예상을 하게 되죠. 국채 발행의 증가는 국가가 국채를 발행하면서 시중에서 유동성 자금을 화악 빨아들이는 효과를 낳게 되죠. 경기 부양을 위해 민간에 재정 지출을 하기는 하지만.. 그 재원을 민간에서 빨아들입니다. 돈을 빼앗아서 돈을 주는… 아주 이상한 그림이 나타날 수 있죠.

 

이런 현상은 국채 금리에서 그대로 나타나게 되는데요, 시중에 자금이 모자라지는 만큼 돈의 값인 금리가 튀어오르게 됩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늘릴수록 국채 금리가 튀어오르는 구조입니다. 전일 에세이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현상이 최근에는 더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동안 쌓아왔었던 부채가 엄청나다라는 점이죠. 코로나 사태 이후로 부채의 규모가 더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럼 재정 지출을 위해서 돈을 빨아들여서… 나타나는 금리 상승이.. 민간의 부채 부담으로 다이렉트로 이어질 수 있겠죠. 네.. 이렇게 되면 재정 지출의 효과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상당 수준 희석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자.. 그럼 요즘 나오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얘기 잠깐 드려볼까요? 인프라 투자를 위해 몇 조 달러의 자금을 지출한다고 가정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네.. 인프라 투자를 위해 필요한 재원을 민간에서 땡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나타나게 될 겁니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 수 있는데요.. 2018년 1월 주식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을 때 트럼프 행정부에서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지출을 발표했었죠. 당시 시장 참여자들은 주식 시장이 더 오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인프라 지출까지 하니.. 이제는 산업재와 전통 가치주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 라는 얘기가 많았답니다. 그러나 문제는? 네.. 튀어올라버린 금리로 인해 뒤통수를 맞고 2018년 2월 주식 시장은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었죠.

 

그럼 재정 지출을 많이 하던 지난 해에는 이런 얘기를 왜 안했는데.. 라는 반론이 가능하실 겁니다. 답은 우리의 Fed 님이 장기 국채를 사들이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계셨던 거죠. 미국 행정부가 장기 국채의 발행이 늘어나기에… 시중에 돈이 모자라지는 겁니다. 그런데 그만큼을 Fed가 나서서 장기 국채를 사면서 시중에 돈을 공급해주는 겁니다. 모자란데 공급해주니… 금리가 올라가려다가 마는 구조겠죠. 그래서 지난 해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자산 가격이 반등하고 기대인플레가 올가는 상황에서도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구조였던 겁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경기 부양책을 크게 늘리는.. 이른 바 Act Big을 선언하게 되죠. 그럼 당연히 채권 시장에서는 자금 빨아들인다고 하니… 긴장할 수 밖에 없겠죠. 채권 금리가 튀어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럼 당연히 코로나 이후의 패턴을 보았을 때 우리의 Fed님은 장기 국채 매입을 지금보다 더 늘려서 금리를 살포시 눌러주는 스탠스를 취하셔야겠죠. 그래서 지난 해 11월, 12월, 그리고 올해 1월 FOMC까지 Fed가 양적완화 국채 매입을 늘려주기를 그렇게 기대했던 겁니다. 그런데 기억하시겠지만… 11, 12, 1월 FOMC에서 우리 파월 형님의 코멘트는 그거였죠. 시장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테이퍼링을 빨리하지는 않을 거다~ 금리 인상도 빨리 하지 않을 거다~~ 이런 얘기였답니다.

 

이거 맥락을 잘 생각해보시면 돈 더주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돈 주는 거 줄이지 않을 거다… 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이걸 조금 돌려 말씀드리면 지금만큼 주겠다… 더 주는 건 생각안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됩니다. 네.. 금리가 튀어올라가는 것을 보고… 현재의 월 1200억 달러 수준의 장기 국채 매입.. 즉 양적완화로는 답이 나오지 않으니… 더 사달라고… 1500억 달러 정도는 사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1200억 달러보다 줄이지는 않겠다고 하고 있으니… 시장은 답답하겠죠. 그러면서… Fed의 스탠스가 무언가.. 무심하게 바뀌고 있다는… 더 많은 돈을 주는데는 신중해졌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리.. 국채 금리가 최근처럼 빠르게 뛰어오르고 있는 거겠죠.

 

그럼 시장에서는 지금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Act big 앞에서… 거대한 재정 지출 앞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금리 상승을 Fed가 제어해주기 위한 무언가의 액션을 기대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없어보이게… 국채 더 사주면 안되용??? 이렇게 말하기는 그렇죠… 마치 돈 더 안줘요??? 라고 다소 추접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럼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이렇게 나이스하게 물어보는 겁니다. “저기.. 요즘 장기 국채 금리가 뛰는데… 느낌이 어떠셔요???”라구요… 모범답안은… 아.. 너무 걱정된다… 실물 경제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까봐.. 자산 시장이 힘겨워할까봐 걱정되니… 장기 국채 매입을.. 즉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겠다~~ 라던가.. 금리가 더 오르지 못하도록 YCC를 하거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하던가(이 암호 같은 얘기는 나중에 해드리겠습니다).. 고민해봐야겠다~ 이런 얘기를 간곡히 바라고 또 바라고 있는 거죠. 그런데.. 최근 인터뷰에서 Fed 인사들이 하는 얘기들.. 잠시 들어봅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금리 상승을 문제라고 보지 않으며, 장기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변화는 보지 못하며, 디스인플레이션 역풍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22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금리의 상승은 경제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을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장기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연준은 원치 않는 인플레 상승에 대응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1. 2. 23)

 

 

와… 바킨이 형..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괜챦다~ 견뎌라~ 이런 얘기로 들리네요.. T.T 선물 주신다면 형님이라고 모시려고 했는데… 증말… 문제는 바킨 총재 뿐 아니라 메리 데일리 총재나 파월 의장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요… 파월 의장은 이렇게 얘기하죠.

 

 

“그는 ‘물가 상승이 지속적이기 어렵다’며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채 금리 상승이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한국경제, 21. 2. 25)

 

 

네… 지금 오르는 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좋은거다~ 라고 말하고 있네요… 네.. 무언가 양적완화를 늘려주면서 나와주면 더 고마울텐데… 실물 경제의 회복을 함께 보면서 금리를 판단하자… 라는 건강한 얘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애니웨이.. 지금 시장에서 Fed에게 바라는 것이 분명히 있는데요… 이걸 애써 외면하고 있는 Fed와의 기싸움이 채권 시장에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시장을 함께 지켜보시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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