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304

by sperantia 2021. 3. 4.

연 이틀 아침에 엄청 추웠는데 오늘은 날씨가 많이 푹해졌네요. 아침에 별도 회의가 있는 관계로 아주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고 지나가겠습니다.

 

전일 에세이를 쓰지 못한 관계로 연 이틀 있었던 말씀을 전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파월의 후임으로까지 거론되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지금 현재 국채 금리의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는 얘기를 했죠. 그러면서 국채 금리의 상승 속도와 채권 시장의 반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참.. 월가에서도 현재의 금리 상승세를 깔끔하게 눌러주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직 만료가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는 파월 의장의 임기까지 얘기하면서 파월의 후임자인 브레이너드가 말했으니… 이제 Fed가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요..

 

우선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11월과 12월 FOMC 때에도 다른 연준 이사들과는 조금 다른 맥락의 얘기를 했었죠. 11~12월 FOMC에서 이슈가 되었던 것은 현재 월 1200억 달러씩 사들이고 있는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더 사달라.. 이런 시장의 기대가 있었답니다. 여기에 대해 대부분의 Fed 위원들이 현재도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코멘트를 날리면서 진압을 했죠. 네, 추가로 더 사들이고 싶지 않다… 라는 얘기를 한 거구요…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 즉 국채 매입 규모를 1200억 달러에서 줄이는 것은 하지 않겠다… 라고 말합니다. 네.. 시장은 1200억 달러보다 더 주기를 기대했는데… 파월 의장은 1200억 달러보다 줄이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넘어간 거죠. 현 수준의 국채 매입 규모면 충분하다.. 라는 얘기를 했던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사들도 동의했죠.

 

그런데 유독 브레이너드 이사는 당시에도 “최소 현수준의 채권 매입”을 하겠다라는 얘기를 하죠. 그 앞에 최소라는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현재 1200억 달러인데.. 여기서 추가로 매입 규모를 늘릴 것 같은 기대를 모락 모락 키우고 있다는 느낌 받지 않으시나요? 네… 다만 브레이너드의 이런 코멘트에도 불구… 채권 매입 규모 확대… 즉 양적완화 규모 확대는 현실화되지 않았던 거죠.

 

장기 국채 매입을 늘리지는 않는데.. 대규모 추가 부양책으로 인해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 같은 우려가 커집니다. 즉 채권의 수요는 없는데.. 채권의 공급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겠죠. 채권 가격의 하락은 채권 금리의 상승을 말하는 거니까요.. 금리가 튀어오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브레이너드가 말한 국채 금리 상승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얘기는… 어쩌면 시장 입장에서는 추가 양적완화의 기대를 모락 모락 키우는 것 아닐까요?ㅎㅎ 네.. 그래서 시장은 한 차례 환호성을 지르게 됩니다. Fed가 준비하고 있는 뭐가 있다~~ 라구요.. 그리고 여기에 뒤이어 이번 3월 FOMC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계획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가 나오게 되죠. 단기채를 팔면서… 그렇게 판 자금으로 장기채를 사들입니다. 단기채를 팔게 되면 단기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 단기 금리는 상승하겠죠. 반대로 단기채를 판 돈으로 장기채를 사들이면 장기 채권의 가격은 상승하면서 현재 우려를 모으고 있는 장기채권의 금리는 하락하게 될 겁니다. 네. 금리를 높이면서 낮추는 그림이죠. 해괴한 얘기같지만 금리라고 다 같은 금리가 아닙니다. 단기 금리를 높이면서 장기 금리를 낮추는거죠. 이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됩니다.

 

개연성있는 얘기인 것이.. 현재 단기 채권 시장에는 돈이 넘치고 있죠. 은행권의 자금도 넘쳐날 뿐 아니라 미국 국영 모기지 회사들 역시 단기 국채를 사들이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서 단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폭발을 합니다. 그리고 미국 행정부도 단기 국채 발행보다는 장기 국채 발행을 선호하다 보니… 단기 국채의 공급은 없는데.. 단기 국채 수요는 넘치는 구조가 되는 거죠. 단기 국채를 너도 나도 사들이니… 단기 국채 금리는 바닥에 붙어있는 겁니다. 반대로 장기 국채 공급은 늘리려고 하는데… 현재의 양적완화를 제외하면 장기 국채를 사들일 수요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은 겁니다. 참고로 달러 약세 기조가 장기적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이나 일본의 미국 장기 국채 매수세도 상당히 줄어들었구요.. 이제 인플레가 찾아온다… 이제 금리가 오를 것 같다… 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니 장기 국채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도 지금은 주춤한 상태입니다. 장기 국채 공급은 넘치는데 장기 국채 수요는 모자라니…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겠죠.

 

단기 국채는 수요가 넘치는데.. 장기 국채는 수요가 모자랍니다. 그럼 단기 국채를 팔고서… 그렇게 남은 돈으로 장기 국채를 사들이면? 네네.. 장기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장기 금리를 잡아누를 수 있겠죠. 이런 면에서 보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Fed가 선택할 수 있는 괜챦은 옵션 중 하나가 될 겁니다. 그리고 시장도 당장은 이거라도 해달라고 조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요… 얘기가 길어지니… 주말 에세이에서 전해드리겠지만… 현재 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얘기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싶은 생각보단… 단기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마이너스 영역까지 내려가는 것을 제어하고 싶은 부분이 더 큽니다. 굳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하지 않더라도… IOER을 인상하는 등의 대응을 할 개연성도 있죠. 내일 파월 발언을 한 번 들어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오늘 새벽에 나온 얘기는 시카고 연은의 에반스 형님 코멘트였는데요, 에반스 형님 역시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웰컴이라는 식의 얘기를 했죠. 네.. 지금 Fed는요…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용인하는 듯한 스탠스가 현재 주류인 듯 합니다. 헉.. 그럼 주식 시장이 힘들어지고… 그로 인해 금융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쟎아… 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는데요… 다우존스 지수 기준으로 보면 32000에서 31000으로 약 3%정도 하락한 건가요? 3%하락했는데 Fed가 금융 시스템이 무너진다고 대응에 나서기는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하고 일부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다르죠. 나스닥의 성장이 강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일부 초대형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한다고 Fed가 당장 양적완화를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조금은 과한 기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여기서 다른 질문이 가능하죠. 왜 호주나… 유로존은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하는 코멘트를 하던데… 이건 뭘로 설명할 건가.. 라는 질문인데요… 호주나 유로존은 호주 달러나 유로화 강세에 대한 경계감을 보다 크게 나타내고 있는 듯 합니다. 이들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게 불편해서 돈을 더 푼다고 하면.. 해당 국가의 통화는 약세를 보이면서 그 반대편에 있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겠죠. 경기 사이클이 유럽에 비해서 미국은 강한 편입니다. 미국이 꼭 유로존을 따라서 양적완화를 확대할 가능성이 아직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역시 아직은 Fed의 금리 상승 억제 의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니.. 전일 채권 시장에서 미국 10년 금리가 1.5%가까이 다시금 치솟았죠. 그리고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성장주들이 휘청하는 모습을 보였답니다. 내일 새벽 파월 의장이 장기 금리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할지 들어보시죠.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