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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307

by sperantia 2021. 3. 7.

오늘은 주말 에세이지만 간단하게 코멘트 드리고 지나갈까 합니다.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이 일어나면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과연 Fed가 어떻게 장기 금리를 누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네..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양적완화입니다. 양적완화를 늘리는 거죠.

 

양적완화는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미국에서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면서 시장에서는 국채 발행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기 시작했죠. 올해만 해도 장기 국채 발행 물량이 2조 달러가 넘는 수준이 될 겁니다. 장기 국채의 발행이 늘어난다는 것은 장기 국채 시장에 들어와서 정부가 돈을 많이 빌려간다는 의미가 되죠. 그럼 국채 공급이 늘어난만큼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채 금리가 튀어올라가는 겁니다.

 

국채 공급이 늘었기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그럼 국채에 대한 수요.. 즉 국채를 사면서 그 돈을 국가에 빌려주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해결될 문제죠. 문제는요… 이런 게 있습니다. 첫째, 미국 국채 금리가 튀어오르고 있죠. 국채 발행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보니까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구요, 미국 20년 장기 국채의 경우 연초 이후 약 10%정도 손실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떨어지는 칼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 정도 국채 시장이 흔들리면… 그리고 금리가 더 오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기면 함부로 국채 투자를 할 수가 없겠죠.

 

홍길동이 은행에 가서 10년 짜리 초장기 정기예금에 가입합니다. 매년 1%의 이자를 준다고 하죠. 그리고 이 정기예금은 해지가 안됩니다. 일단 큰 마음 먹고 1억원 예치를 했습니다. 아놔.. 그런데.. 다음 날… 금리가 폭등하면서 이제 10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5%가 된거죠. 그냥 5%가 아니라 연 5%를 준다고 하니.. 홍길동은 속이 타들어갈 겁니다. 매년 1%씩… 10년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하루만 늦게 갔으면 매년 5%씩 10년을 받을 거쟎아요? 네.. 10년간 저주받는거죠. 한 친구가 와서 얘기해줍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구요.. 자기는 20년 저주받았다고 말합니다… 네.. 이 친구는 20년 초초장기 정기예금을 한 거죠. 혹시 오스트리아 100년 국채 투자한 사람들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금리가 뛰면… 아놔.. T.T 네.. 금리가 뛰면 장기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이 눈물 흘리게 됩니다.

 

이런 얘기를 갑자기 해드린 이유…. 금리가 뛸 것 같습니다. 그럼 10년 정기예금 가입하려는 사람이 있을까요? 있어도 상당히 망설여질 겁니다. 10년 장기 국채 역시 마찬가지죠. 마구 사들였다가 클날 것 같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지 않을까요? 네.. 그래서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세를 보면서 장기 국채를 사려는 수요자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형국이 됩니다.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들 중에 해외 투자자들도 많은데요, 이들은 자국 통화를 가져와서… 자국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장기국채에 투자를 하곤 하죠. 문제는 달러가 지난 해 하반기부터 매우 빠른 약세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달러의 약세 기조가 강해지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국 통화를 팔고 달러를 샀는데 자신들이 사들인 달러는 약세고..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팔아버린 자국 통화는 강세가 되니… 반대로 탄 케이스죠. 이거 속이 썩는 얘기입니다. 최근 달러화가 강한 반등을 보였음에도 불구, 중장기적인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합니다. 이런 점에 미루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 수요 역시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주춤해진 상황이죠. 그리고 이들도 당연히 미국 장기 국채를 사들일 때 튀어오르는 금리로 인한 손실 역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게 미국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위축이 되는 상황이 펼쳐지니.. 미국 장기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튈 수 밖에 없죠. 이걸 막는 방법은 장기 국채를 누군가가 사주는 겁니다. 누가 사줄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는 다들 그 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네, 바로 Fed죠.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사줘서 장기 금리를 눌러줘야 우리가 편안하게 투자를 할 거 아녀?? 라면서 조금은 무심한 척 하고 있는 Fed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이 스토리는 사실 최근에 나왔다기 보다는요… 지난 해 11~12월 FOMC에서 대두되었죠. 바이든 당선 이후 0.6~0.8%수준을 와리가리하던 장기 금리가 0.9%수준까지 튀어오르자 시장 참여자들은 Fed가 올라오는 금리를 제어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걸 제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장기 국채를 Fed가 사들이는 거죠. 이미 양적완화를 통해 월 800억 달러 씩 국채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사들이는데??가 중요한 게 아니구요… 시장에서는 요구를 하죠. 장기 국채 800억 달러가 아니라 더 사달라구요… 아니면… 800억 달러 중에 단기 국채도 사고 장기 국채도 사는데… 장기 국채를 더 많이 사들이라구요… 이런 식의 요구를 한 거죠. 그런데… Fed는 11~12월 FOMC에서 이런 요구를 살짝 씹어주셨죠. 네, 양적완화 현재 규모 유지를 천명한 겁니다.

 

네, 장기 국채를 더 사달라고 했는데.. 사주지 않으니… 일단 장기 국채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거죠. 월 800억 달러면 1년으로 따지면 9600억 달러인데요… 지금 국채 공급이 2조 달러 이상 쏟아질 것 같습니다. Fed가 9600억 달러 사주는 것만으로는 직관적으로도 많이 모자라 보입니다… (사실.. 참.. 9600억 달러면 정말 엄청난 레벨입니다. 시장이 이것도 모자라다고 하는 거죠..) 그런데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인사들은 다소 무심하게 현 수준의 국채 매입은 적절하다.. 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겁니다.

 

그럼 양적완화를 확대해서 장기 국채를 더 사들이는 옵션이 어렵다면 무엇으로 장기 금리를 찍어 누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여기서 나오는 얘기가 바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입니다. 요거 참… 역사가 긴데요.. 잠깐 보죠. 1960년대 초반으로 갑니다. 당시 미국의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죠. 다른 국가 대비 미국 금리가 낮다보니 미국에서 돈이 빠져서 자꾸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가는 겁니다. 미국에서 자본 유출이 나타나는 거죠. 그럼 다른 나라보다 금리가 낮아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라면 금리를 올리면 되는 문제인데… 아놔…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둔화되고.. 금리를 내리면 자본 유출이 심화되니.. 이른 바 진퇴양난에 처한 겁니다. 이 때 이런 얘기가 나오죠.

 

금리라고 다 같은 금리가 아님… 자본 유출에 영향을 많이 주는 금리는 단기 금리임. 그리고 실물 경기에 영향을 주는 금리는 장기 금리임. 그럼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단기 금리 상승이 필요하고… 실물 경제 부양을 위해서는 장기 금리 하락이 필요함. 그럼 답은 간단함. Fed가 단기 국채를 팔면서 장기 국채를 사면 됨. 단기 국채를 팔면 단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단기 금리가 뛰어오르니.. 자본 유출이 억제가 될 것이고… 단기 국채 팔고 받은 돈으로 장기 국채를 사면 장기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할 거임.

 

네.. 아이디어 좋네요.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는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 요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2011년 9월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썼던 바 있는데요… 금융 위기 이후 09년에 1차 양적완화, 10년에 2차 양적완화를 단행합니다. 당시에는 양적완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워낙 강했는데요… 당시 Fed 의장이었던 버냉키 형님은 이런 부정적 여론이 너무나 신경이 쓰인 겁니다. 유럽 재정 위기로, 그리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인지라… 3차 양적완화를 준비해야 하는데… 하도 양적완화에 대해 학을 떼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진행이 되지 않는거죠. 양적완화는 할 수 없는데.. 금리는 눌러줘야 합니다.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게 장기 금리라고 했죠? 그래서… 장기 금리라도 눌러주려고 했는데요.. 그래서 단행된 것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티입니다. 단기 국채를 팔고 받은 돈으로 장기 국채를 사주니.. 시중 유동성을 더 공급해주지 않고… 장기 국채 금리를 눌러주게 된 것이죠. 당시 버냉키 전 의장의 묘수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의 단기 금리는 매우 매우 매우 낮은 편입니다. 단기 금리는 낮은데 장기 금리가 마구 올라오고 있는 거죠. 그럼 단기 국채를 좀 팔아도… 단기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이니… 단기 금리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같은 겁니다. 그럼 단기 국채를 팔고 받은 돈으로 장기 국채를 사면 되겠죠. 그럼 장기 국채 금리 역시 눌러주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현재 800억 달러씩 사주고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이 사주지 않으면서.. 현재 사들이는 정도를 유지하면서 장기 국채 금리를 눌러주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네, 도입 가능성 있습니다. 다만 Fed가 장기 금리의 상승을 막아야겠다는 의지가 표명될 때 그 때 움직일 수 있겠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하고 외견 상으로는 비슷해보이지만 훨씬 강력한 넘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YCC(Yield Curve Control : 수익률 곡선 통제)이라는 넘이죠. 이 넘은 예를 들어 미국 10년 국채 금리에 상한을 씌워버립니다. 1.6%이상은 못올라와.. 라고 뚜껑을 그냥 닫아버리는 겁니다. 그럼 예를 들어 2조 달러의 장기 국채 발행이 쏟아져서 금리가 올라가는 경우에는? 네… 1.6%이상 올라오면 Fed가 장기 국채 매입을 크게 늘리면서 국채 금리의 상승을 막아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1.6%밑으로 눌러버리는 거죠. 얼마나 장기 국채를 사면서 눌러주나요?? 라는 질문은 어리석은 겁니다. 1.6%밑으로 내려가는 그 순간까지 국채를 사들입니다. 이른 바 Fed의 무력진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1.6%위로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도 그 위로 금리가 올라가면 겁을 먹게 되겠죠.

 

제가 채권 투자자입니다. 채권 공급이 늘어서 채권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하게 될 것 같은 겁니다. 그래서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를 합니다. 채권을 미리 팔아버리는 거죠. 미리 팔았는데..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면?? 네.. 미리 팔아두어서 시간이 지난 지금 실제 채권을 넘겨줘야 할 때 가격이 떨어져버린 채권을 싸게 사서 넘겨주면 됩니다. 채권을 미리 팔아두는 전략을 쓰는 거죠.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채권 금리가 튈 것 같으니.. 채권을 미리 팔아서.. 채권 가격이 하락했을 때 이익을 내고 싶어하죠. 그런데 Fed가 말하죠. YCC할거야.. 라구요..

 

초반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채권 금리 오를 것 같으니까.. 채권을 마구 파는 거래를 할 겁니다. 그런데요… 금리가 계속 올라오는 거죠. 1.58.. 1.59… 그러면서… YCC의 목표인 1.6%가까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급기야.. 1.6%를 넘어서 1.61%로 올라가는 그 순간 Fed가 나서서 미친 듯이 장기 국채를 사는 겁니다. 언제까지… 1.6%밑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그 순간까지 무한대로 사는 거죠. 그럼 금리 상승에 베팅했던 세력들이 무너지게 됩니다. 이들이 한 두어번 이걸 겪고 나면.. 나중에는요… 1.6%를 넘는 순간 천장에서 에일리언이 쏟아지는 느낌이 나기에… 지레 겁을 먹고… 1.6% 위로는 베팅을 하지 못하게 되겠죠…

 

네.. Fed 입장에서는요.. 이렇게 되면 실제 장기 국채를 많이 사들이지도 않으면서… 금리의 상승도 살포시 제어해주는… 그런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이게 YCC의 위력이 되는 거죠. 양적완화는 몇 백억 달러를 더 사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사들이는 수량이죠. 그럼 그 만큼 더 사면 금리가 안정될까..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목표가 몇 백억 달러는 더 사주겠다는 것이니… 그만큼만 더 사줬는데도 금리가 더 오르면…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거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역시 단기 국채를 팔고 받은 자금만큼 장기 국채를 사들인다는 컨셉이죠. 장기 국채 수량을 타게팅하는 겁니다. 반면 YCC는 장기 국채 금리의 상한을 정하고… 그 상한을 넘을 때는 이른 바 무력 진압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Fed가 장기 국채를 많이 사들이지 않으면서도 장기 금리의 상승을 제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강력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죠.

 

와~ 그럼 이런 옵션들이 있네요. 다만.. 한가지.. 옵션이 있더라도 중요한 것은 Fed의 의지죠. 그걸 제어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이런 정책들이 나올 겁니다. 시장은 그런 Fed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을 겁니다. 네.. 오늘은 여기까지 쓰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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