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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310

by sperantia 2021. 3. 11.

전일 뉴욕 증시, 제대로 불을 뿜었습니다. 지난 몇 일 동안의 움직임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 나타났는데요, 나스닥 지수는 4% 가까이 상승했지만 다우존스 지수는 강보합 정도에 그치는 모습이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일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1.5% 초반대로 내려왔죠. 1.6% 선을 두 차례 넘었다가 두 번 다 눌리는 모습이 나타났는데요, 시장에서는 이제 국채 금리 상승세가 거의 끝나간다.. 라고 보는 듯 합니다.

 

우려를 모았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자 금리 상승에 의해 눌려있었던 자산들이 스프링처럼 튀어오르게 되죠. 대표적인 케이스가 금입니다. 온스 당 1700불을 하회했던 금 가격이 큰 폭으로 튀어오르면서 1700불선을 회복했구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 시기에 가장 힘겨워하는 이머징 국가 통화들이 힘을 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금리 상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부진했던 성장주들이 하이킥을 선보여줬죠.

 

일단 전일 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 “금리”에 정말 많이 민감하다라는 겁니다. 10년 장기 국채 금리가 현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구요, 그게 아니라 금리의 상승이 추가로 이어진다면 분위기가 다시금 어두워질 수 있겠죠. 그렇기에 금리 관련 뉴스들에 집중을 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질문을 주신 분도 있고 해서 금리 관련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보충적 레버리지 비율(supplementary leverage ratio)’에 대해 간단히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지난 해 3월의 패닉 국면을 돌아갑니다. 시장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았죠. 주식 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위험 자산 시장에서 대탈출이 나타나면서 예금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기 시작했죠. 당시에는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단기 예금이나 단기 국채를 선호했지 장기 국채 역시 거들떠 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되니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게 되죠.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강력한 재정 정책을 쓸 수 있을까요? 장기 국채 시장이 패닉인 상황에서 장기 국채 공급을 늘려서 유동성을 더 빨아들이면 국채 금리가 진짜 하늘로 튀어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답니다.

 

자금이 단기 국채와 예금으로 몰려들게 되니 문제가 생기는데요, 은행들의 경우 예금의 보유가 폭증하게 되죠. 그럼 이렇게 받은 예금으로 은행들은 무엇을 했을까.. 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일단 장기 국채를 사는 것은 꺼려졌었겠죠. 그럼 이 돈을 대출해준다??? 코로나로 인해 누가 언제 어떻게 망할지 모르는데.. 이건 더 두려운 시나리오가 됩니다. 그럼 이 돈을 대부분 중앙은행 통장에 밀어넣게 되죠. 이게 지급준비금이라는 겁니다. 거기에 돈이 쌓이게 되는 겁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죠. 여러분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여러분이 은행에 채권을 갖고 있는 겁니다. 은행에 돈을 빌려준 개념이구요, 은행은 그 돈을 빌린 개념이 되는 거죠.

문제는 가뜩이나 시중 유동성이 모자란데 은행들마저 대출을 안해주고… 중앙은행이 뿌려주는 돈을 주는 족족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에 박아버리면 경기 부양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죠. 그래서 Fed는 이렇게 합니다. 우선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하죠. 아무도 사지 않으려는 미국 장기 국채를 마구 사들입니다. Fed가 산다고 하면… 이거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내가 사준 자산을 누가 뒤에서 더 비싼 가격에 사주면 장땡입니다. 네.. Fed가 사준다는데.. 안심하고 미리 사줘야죠.. 그래야 돈을 벌죠. 국채 시장으로 은행들의 자금이 이동을 하기 시작하죠. 그럼 은행들은 현금으로 국채를 사던가… 지급준비금에 넣어두게되죠.

 

그런데.. 한가지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어요… 바로 대출이죠. 어려운 서민 경제를 위해서 빨리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가장 큰 이유가요… 미국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 때문이죠. 이게요..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본이 있습니다. 자기 돈인 거죠. 여기에다가 예금을 받아서… 즉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서(부채) 전체 현금을 확보하죠. 이 현금으로 여기 저기 투자를 하는데..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부분 지급준비금에 넣어두거나 장기 국채를 샀던 겁니다. 그러니 중앙은행이 답답해서 말하죠. 대출도 좀 해주라고… 그랬더니 은행이 한숨을 푹 쉬면서… 규제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를 하죠. 보유하고 있는 자본 대비로 자산을 마구잡이로 늘려서는 안되는데… 현재 장기 국채 사들이고… 지급준비금에 넣고 나니.. 대출을 해줄 돈이 없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쉽게, 그리고 아주 러프하게 설명드려봅니다. 은행 자본이 10달러라고 해보죠. 자본 대비 10배까지만 대출을 해주건… 지급준비금에 넣어두건, 국채를 사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10배면 100달러인가요? 자기자본 10달러에 예금 90달러를 받아서 총 100달러 현금을 만들어요. 이 돈으로 대출 20달러, 미국 국채 40달러, 지급준비금에 박기 40달러.. 요렇게 해둔 거죠. 100달러를 넘으면 안되기에 더 이상 대출을 해줄 돈이 없습니다. 지급준비금에서 돈을 빼서 대출을 해주면 되쟎아라고 물어보니까 표정이 어두워요… 국채를 빼서 대출을 해주면 되쟎아… 라는 말을 하려는 순간 이번에는 정부가 후달리죠. 국채 투자를 간신히 시켰는데.. 이거 빼서 대출해주면 국채 금리가 튈 테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럼 지급준비금이랑 국채… 총 80달러 만큼은 규제에서 빼줄게… 라구요.. 다시 다시.. 자기자본 10달러면… 100달러 까지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국채를 사거나 할 수 있다고 했죠? 그런데.. 정부가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 100달러를 산정할 때 국채랑 지급준비금은 제외해주겠다라구요.. 와.. 그럼 앞의 케이스에서 80달러가 산정 제외가 되는 건가요?

 

자본이 10달러인데.. 20달러가 대출입니다. 그럼 100달러까지 다른 짓을 할 수 있으니… 80달러만큼 추가로 대출이 가능해진 겁니다. 네.. 은행들의 대출을 독려해서 경기 개선을 유도하고 싶은 의도가 강한 정책이었죠. 그런데요… 실제로는 대출이 많이 늘지는 않았구요… 은행들은 계속해서 국채를 사들이게 됩니다. 국채는 아무리 사도 앞에서 말씀드린 산정 기준에서 제외가 되니까요… 그럼 국채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채 가격이 오르고.. 국채 금리는 하향 안정이 되었겠죠. 네.. 지난 해 3월 말에 도입된 이 정책이 국채 시장 안정에 상당히 큰 도움을 주었던 바 있습니다.

 

와.. 좋은 거네..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이게.. 1년 동안 특별히 유예를 해준 거죠. 이번 달 말이면 요 규제 완화가 끝나게 됩니다. 그럼 미국 은행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요? 그 동안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10이라도… 원래는 100까지 밖에 채우지 못하는 국채를 과도하게 사두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채를 사둔 상태에서 이 규제가 다시 적용이 되면 100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기존에 사두었던 국채를 매도해야 할 겁니다. 이건 국채 시장에는 일시적인 혼란을 줄 수 있겠죠. 그래서 시장에서는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을 보면서… 이거 1년 더 연장해야 한다.. 지금 분위기에서 종료하면 국채 시장 가뜩이나 불안한데 더 불안해질 수 있다… 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아직은 연장해줄지 말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번 FOMC에서 여기에 관한 얘기들도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FDIC라구요.. 미국 예금보험공사가 있는데.. 그 쪽에서는 연장에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편안한 연장보다는 상당히 복잡한 논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 인용하면서 마칩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젤레나 맥윌리엄스 의장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완화 연장 필요성을 보지 못한다고 밝혔다. 5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맥윌리엄스 의장은 "은행의 현금과 미 국채 보유를 더 싸게 만들었던 비상조치를 연장할 필요성을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팬데믹 위기에 대응해 은행이 보유한 국채와 연준에 예치하는 준비금에 대해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산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은행의 대차대조표 확장 여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였다. 이는 오는 3월 말 종료될 예정이다. SLR 완화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 은행이 국채 보유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중략)”(연합인포맥스, 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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