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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304

by sperantia 2022. 3. 5.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슈가 여전히 시장에 불확실성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번 주 금융 시장 정말 드라마틱합니다. 매크로의 변화가 큰데요… 하루는 우크라 이슈가 있음에도 미국 경제가 견조하니까… 물가가 다소 오르더라도 성장이 받아줄 수 있다는.. 이른 바 고성장 고물가 시나리오를 반영하면서 주가 상승 & 금리 상승이 나왔죠. 그러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생각보다 시차를 두고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자극하게 될 것 같네… 유가는 오르는데.. 물가를 자극할 것임에도 성장세는 둔화될 것 같네.. 라는 저성장 고물가 시나리오를 반영하면서 주가는 하락하는데 금리는 오르는… 즉, 주식 채권이 모두 터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죠. 그러다가.. 지금은 유가가 높아도.. 결국 글로벌 성장 둔화는 원유 수요의 급격한 위축을 낳고..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다시금 디플레 압력으로의 복귀를 낳을 수 있다… 즉, 중장기적인 저성장 저물가의 구도를 읽으면서 주가 하락 & 금리 하락… 이렇게 돌아서기도 했죠. 

 

금리가 급락했다가 급등하는 현상을 보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정말 극에 달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도 한 번 말씀드렸지만… 꽃잎을 하나씩 따면서 사랑한다.. 안한다.. 사랑한다.. 안한다… 이렇게 불안해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나씩 따면서 고고… 저고… 저저… 고고… 저고.. 저저.. 이게 데일리로 계속 팽팽돌면서 바뀌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은 인플레이션과 대척점에서 연준은 성장과 물가 중 어디를 택해야 하는지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구요.. 우크라 사태 자체가.. 대부분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이벤트는 저성장 저물가 충격을 주곤 하는데.. 이번에는 저성장 고물가 충격으로 다가오니.. 이 두 이벤트가 섞여있으니.. 시장이 느끼는 불확실성이 상당히 클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급등 급락을 반복하는 주식 시장을 보면 매크로의 부담은 계속 커지는데… Buy the Dip이 계속해서 버텨주는… buy the dip이 생각하는 최대의 호재는 급락한 주가라고 할 수 있죠. 하락했기에 사는 것이니까요… 처음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제는 연준이 밑을 받쳐주기 힘들 거예요.. 라고… 하지만 금융 위기 이후 13년의 관성은 이런 경고는 가뿐히 무시하죠… 그 때도 저런 얘기는 많았어.. 쫄지마.. 라구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지게 되면… 13년의 관성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겠죠… Buy the Dip이 근본적인 불안감.. 즉, “진짜 맞나.????” 라는 불안감을 느끼기 전에.. 지금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게 중요한데요… Buy the Dip은 심리적 요인이 큽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초조함이 생겨날 수 있죠… 마켓을 볼 때 하나의 관건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군대 유격장에서 올빼미 바위를 찍고 오는… 얼차려… 가 있었는데요.. 겁나 뛰어서 올빼미 바위 찍기 직전에 원위치 소리.. 들으면.. 참 힘이 많이 빠졌죠. 특히 열정을 다해서 뛰면 뛰는 만큼.. 열정에 비례해서 원위치라는 조교의 구호가 주는 힘빠짐은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지루한 교착 상태가 주는 부담은 이런 게 아닐까 싶네요.. 

 

이틀에 걸쳐서 진행된 파월 의장의 의회 연설을 보면 연준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어떤 방향이냐구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방향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전면전이 시작되면서 전면전 당일날 금융 시장이 크게 휘청이게 되니까 이거 이거… 물가도 물가지만.. 성장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냐?? 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죠. 시장에서는 3월 0.5%인상 가능성을 0로 낮춰버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3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반영하기 시작했죠. 네.. 물가도 물가지만.. 지금까지의 새가슴 연준을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그 불확실성을 확인하기 전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높이기 쉽지 않다… 물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하죠…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 경제에 주는 불확실성은 있지만… 아주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라구요… 

 

그러면서 말하고 있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성장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를 잡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고요…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핵심만 인용하면서 문단 별로 설명을 드려보죠. 3월 4일 연합인포맥스 기사에서 인용합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25bp 금리인상을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돌이켜 보면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는 것에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3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어제 2주 후인 3월 회의에서 25bp 금리인상 제안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며 "너무 낮은 금리 수준은 더이상 경제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요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쿵..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지난 해 말에 일시적 물가 상승이라는 표현을 철회할 때에도 본인들이 삽질했다는 얘기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자신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시인하는 듯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후회한다는 얘기는 이제 빠른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하는 거죠. 그 때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이제 제대로 하겠다구요… 그러면서 3월 0.25%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얘기를 합니다. 3월 금리 인상 어려울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사라지게 한 거죠. 다음 문단입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리지 않으면 향후 회의나 여러 회의(meeting or meetings)에서 그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돌이켜보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보기 전에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다"고도 말했다.

파월은 리차드 셸비 앨라배마주 공화당 상원의원이 당시 지표를 잘못 판단한 것인지, 무시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공급망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급등이 사라질 경제 충격이라고 봤다"며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을 때 미 연준이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일시적인 상승으로 보면서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 잘못 판단한 것이었음을 시사한 셈이다.”

 

파월 의장은 향후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그 이상으로 인상한다는 표현은… 중립 금리를 넘어서는 인상에 대한 표현이라기보다는 0.25%를 넘는 0.5%의 인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저도 아직 원문을 읽지 못해서요.. T.T) 불라드 총재나 월러 이사가 얘기했죠… 3월에 0.5%를 인상하지 못해도… 5월, 6월 회의에서도 0.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7월 1일까지 100bp인상을 하고 싶다라구요… 파월 의장도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겁니다.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의원이 묻죠.. 왜 작년에 일시적이라는 삽을 떴느냐구요… 파월은 공급망문제라서… 그냥 해결될 줄 알았다.. 저절로 나아질 줄 알았다고 말하는 거죠. 마치 머리 아플 때 잠자면 낫는다는 미신을 듣는 것 같은 표현이기는 한데요… 적어도 이제 저절로 물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얘기는 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그런데요… 저절로.. 라는 표현을 올해 초까지 연준 위원들이 쓰고 있었죠. 물가는 하반기에는 저절로 내려온다.. 공급망의 문제가 풀리면서…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조금 더 이어가죠. 

 

“그는 대부분의 실질 임금이 하락하고 있고, 이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지금은 시장과 세계가 매우 민감한 시기"라며 "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봤다. 그는 우크라 침공 이전에 생각해 둔 경로를 계속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불안한 시기인 만큼 통화정책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전쟁 불확실성에 경계하면서 민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문단… 와… 이거 설명 참 길어질 수 있는데요… 첫 문단을 보시면요… 실질 임금 하락이.. 인플레를 잡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물가 잡으면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슈인데요.. 안잡으면?? 네… 임금이 4%오르더라도… 물가가 7% 오르면… 실질 임금은 낮아지게 되는 거죠. 물가 상승 역시 근본적으로 성장 둔화로 이어집니다. 성장 둔화 논리만으로 물가 잡는 것을 늦추겠다는 주장의 예봉을 꺾고 있죠. 그리고 두번째 문단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성장에 주는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 잘 모르겠다.. 라고 언급하죠.. 그러면서… 마지막에 민첩하게 행동한다는 얘기를 합니다. ‘민첩하다…’ nimble…. 많이 들어보셨죠? 불라드 총재가 즐겨쓰는 표현이죠.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다"며 공급망 악화 가능성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강조했다.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칠 위험을 높인다는 점도 강조했다.”(중략)(연합인포맥스, 22. 3. 4) 

 

이제 마지막 문단입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사태가 성장 뿐 아니라 인플레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그리고 이와 맞물려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이게 기대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하죠… 이렇게 되면… 70년대 식 인플레가 나오게 됩니다. 네.. 성장과 물가… 중에서 우크라 이슈로 인해서 성장 쪽에도 방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물가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죠. 

 

이와 더불어 메스터 총재라는… 다소 매파에 가까운 분이 계십니다. 이 분 얘기 중에… 중요한 부분 발췌 인용해봅니다.

 

 

“메스터 총재는 "미국의 중기 전망에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올해 하반기에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며 "성장에는 분명 일부 하강 위험을 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러한 평가는 올해 남은 기간 완화책을 제거하는 데 있어 적절한 속도를 결정하는 데 고려사항이 될 수는 있지만, 조치를 할 필요성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가중됐다. 메스터 총재는 "우리는 조처를 해야 한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저절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봐왔다"라고 강조했다.”(연합인포맥스, 22. 3. 4)

 

 

첫문단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이슈가 일부 성장 하강 위험을 낳을 것임을 연준도 인지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하반기 정도 되면 그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인데… 미리 짐작해서 스탠스를 크게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장 둔화가 다소 나타나더라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 거겠죠. 성장 둔화 두려워서 물가 잡는 것 지체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매파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두번째 문단의 핵심은 조치의 필요성… 즉 물가 잡아야 한다는 연준의 스탠스를 바꿀 필요는 없다는 얘기가 되겠죠. 속도 조절까지는 몰라도 물가 잡으려고 하는 최종 목적지가 바뀌지는 않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문단에서는요… 인플레이션이 저절로 낮아진다는 얘기는 향후 연준에서 퇴출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네요… 하반기에 물가가 저절로 낮아지니… 천천히 갑시다.. 라는 주장..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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