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이래저래 걱정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전일 뉴욕 증시 장 초반에는 예상보다 낮게 나온 근원소비자물가지수에 환호하면서 강한 반등세를 보였었죠. 나스닥 지수는 장 개시 직후에는 2%이상 상승하는 등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듯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로직이 작동한 것이죠.. 물가 상승세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 이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온 만큼 앞으로는 내려갈 일만 남았고.. 인플레가 안정될 것이라면 연준이 계획하고 있는 그 흉악한(?) 긴축 플랜이 완화될 것이다.. 이런 기대감이 컸겠죠. 실제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도 5월 0.5%인상 확률은 여전했지만 연말 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전반적으로 2.5~2.75% 수준으로 금리 인상 확률이 수렴하고 있습니다. 3% 이상을 예상하던 사람들도 2.5%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보면 되겠죠.
무슨 의미일까요? 확연한 물가의 안정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끝없이 치고 올라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 요건 조금 꺾였으니.. 3%... 이렇게까지 크게 올릴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고 보고 있는 거겠죠. 물론 이후에 또 다른 소식에 이 확률은 바뀌어나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 현재 시장 참여자들 역시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나름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제쯤 완화되나… 완화되면 저 새가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고… 그럼 때를 놓치지 말고 바로 주식을 사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 마음 졸이는 투자자들이 많겠죠. 연준이 돈 풀 때 주가가 큰 폭 상승하는 행복을 만끽했다면… 여전히 그런 스탠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전일 피크아웃 징후를 보이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주식 시장, 특히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시장이 환호성을 질렀던 겁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힘이 약해지면서 서서히 그 상승폭을 낮추다가 약 0.3%정도 하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장중에 2%까지 상승했으니.. 고점 대비로는 2.3~2.4% 정도 하락했다고 보면 되겠죠..
시장 전반의 흐름을 보면요.. 주식 시장은 소폭 하락했구요… 채권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단기 금리의 하락폭이 보다 컸는데요.. 2년 국채 금리는 2.4%까지.. 10년 국채 금리는 2.7%까지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차를 0.3%로 벌려버렸죠. 장기 국채 금리가 덜 내려왔다는 것은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양적 긴축 플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의미하는 듯 하구요.. 단기 금리의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은 기준 금리가 3%레벨까지는 오버라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달러는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100을 넘어섰네요. 상승세를 보이던 엔화가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의 약세가 보다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전일 제가 주목했던 것은 국제유가입니다. 배럴 당 100불을 다시금 돌파해버렸죠. 하루 상승폭이 7%에 달합니다. 어쩌면… 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성장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보다는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크게 주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드네요..
혹시.. 그거 아세요? 지난 주 양적 긴축에 대한 얘기가 나온 이후의 독특한 흐름은 국제유가와 주식 시장이 함께 하락했다는 것이죠. 러시아 전쟁 직후… 3월 달에는요… 국제유가가 120~130불 올라갈 때에는 유가는 급등하는데…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부담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하곤 했습니다. 그런데요… 지난 주 브레이너드의 양적긴축 드립과 의사록 발표 이후에는 주식 시장과 유가가 함께 하락했던 거죠. 너무 강한 긴축이… 그렇게해서 높아진 금리가 실물 경제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3월의 흐름을 인플레이션 부담에 의한 하락이라고 해석한다면… 주가는 인플레로 인한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주가 하락이 설명될 수 있고… 국제유가는 인플레 헤지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한 상승으로 설명할 수 있죠. 그렇지만 지난 주 흐름은 글로벌 성장 둔화… 미국의 수요 둔화 우려를 반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매출액 위축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하락하지만… 원유 수요 둔화는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전일은 다시 3월의 기억을 되새기게 하네요… 유가는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하는… 물론 하루의 움직임으로 모든 것을 속단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기에… 찜찜합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죠. 연준이 긴축을 멈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일단 주식 시장은 환호할 겁니다. 지금 물가가 오르는 이유가 공급망의 이슈 때문이다.. 라고 해석한다면… 여기서 큰 문제는 없겠지만.. 수요의 이슈라고 본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수요가 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강한 재정 부양으로 인해 받은 보조금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죠. 그리고 급등한 자산 가격이 사람들의 소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잠시 주춤했던 주식 시장이… 물가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게 되면 다시금 크게 환호하면서 급등에 급등을 연출하겠죠. 그럼 소비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럼 물가 상승세가 다시금 밀려올라가는… 아놔… 그럼 이제는 제대로 긴축을 해야 하는 거겠죠.
하나 더.. 오늘 새벽에 나타난 현상에 대입을 해보는 겁니다. 연준이 긴축을 멈추었더니…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머금고 국제유가가 다시 고개를 쳐드는 현상을 보게 되는 겁니다. 그럼 인플레 기대감이 다시금 커지겠죠. 그럼 인플레 헤지 차원에서 원유를 사고자 하는 투기 수요가 다시금 늘어나면서 국제 유가가 더욱 상승할 수 있죠. 올라버린 유가는 더욱 더 인플레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요… 지금 연준은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같습니다. 긴축을 밀고 나가려니.. 시장이 참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구요… 긴축을 살짝 완화하자니… 환호성과 함께 다시금 물가 상승 압력을 만나게 될 개연성이 높죠. 무슨 상황이 이렇게 애매하냐… 뭐가 이렇게 비관적이냐..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서머스와 같은 사람들이 연준은 이미 늦었다고 비판을 하는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 둘 사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긴축을 밀고 나가서 일정 수준 인플레이션 기대를 꺾어 버리는 게 포인트가 될 겁니다.
성장을 건드리지 않고 인플레를 발라버리는 작업… 참 정교한 작업인데요… 이게 수술하는 사람이 참 힘듭니다. 왜냐구요… 수술은 마취를 하고 진행하는 거니까… 집도를 강하게 하거나 약하게 하거나.. 수술 받는 사람이 미동을 하지 않죠. 그런데… 시장은 마취가 없쟎아요… T.T 계속 움직이는 겁니다. 저같이 어리버리한 사람은 분석하기도 참 힘들 듯 합니다. 그래도… 연준의 전문가 분들이 해결해주시겠죠? 어떤 묘안을 준비하고 계시는지… 함께 지켜보시죠. 오늘 에세이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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