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독서

빅이슈 208호 - 각자의 우주

by sperantia 2019. 11. 7.

(박현민 편집장님 팬이라 필사합니다!!!)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가 없는 시대에 산다. 해가 사라지고 어둠이 드리우는 것은 힘겨웠던 하루가 비로소 마무리되었다는 공통의 신호에 불과하다. 이곳저곳 건물에서 쏟아진 수많은 사람들은 잰걸음으로 각각의 안식처로 돌아가기 급급하다. 보이지도 않는 별을 찾아 머리 위 밤하늘을 뒤적이는 것은 사치다. 가능한 한 빨리 귀가해 내일을 위한 휴식을 취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니깐. 밤하늘에 펼쳐진 별을 보며 과학 잡지를 뒤적이고, 다양한 상상을 수놓던 시절은 까마득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주를 탐험하는 중이다.

 

인간은 모두 각자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좋고 나쁨을 가르는 취향, 옳고 그름을 가늠짓는 가치관, 그 밖에 모든 다양한 사고들이 복잡하면서도 그 나름의 원칙을 가진 채로 얽혀 있는 미지의 공간. 인간의 삶이란 자신의 우주를 탐험하면서 평생토록 그것을 확장 혹은 축소하는 일련의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한다. 곳곳에 숨어 있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혹은 그대로 두거나 하면서 존재로서의 의미를 알아가고 되새기는 시간들. 다른 누군가를 마주하는 일은, 두 사람의 우주가 충돌해 서로 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하물며 직장에서의 업무든, 아무튼 모든 것이 전부 다.

 

의미 없는 시간은 없고, 의미 없는 일도 없다. 모든 것은 결국 각자의 우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친 셈이고, 지금 현재의 '나'를 빚어놓은 과정의 일부에 포함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