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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426

by sperantia 2020. 4. 27.

오늘은 정말 완연한 늦봄 날씨입니다. 이상하게 올해 봄이 예년보다 많이 춥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날씨는 정말 괜챦네요. 그래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산책을 좋아해서 아침에 외투를 안입고 나가서 돌아다녔는데 그늘로 가면 살짝 쌀쌀하긴 하더군요 좋은 계절에 감기 걸리면.. 특히 요즘 같은 때에 감기 걸리면 진짜 역적될 수 있습니다. 늦봄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주말 에세이를 적어보겠습니다. 어제 신과 함께에 출연해서 찍은 동영상을 올렸는데요.. 그 동영상에는 미국이 자국 국채 시장을 어떻게 케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려놓았습니다. 아놔.. 증말 잼없게 또 국채 얘기야 주식 오르고 떨어지고 얘기해야지 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면 지금 주가가 오르는 이유가 뭐냐고 하면 경기 부양책 때문이라고 하죠. 경기부양은 Fed에서 통화 정책을 해준 게 있고 미국 재무부에서 재정을 털어서 자금 지원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재정은 어디서 나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빌려서 가져오는 거죠. 빌리기가 어려우면??? 혹은 빌리는데 이자가 너무 많이 나가게 되면?? 이러면 답이 없죠.. (설마.. 이자가 높은데 왜 빌리기 어렵냐고 물어보시면 안됩니다… T.T 현금서비스 카드론 받아서 경기 부양한다고 가정해보시죠.. 답이 나오는지..)

 

이런 근본적인 질문 미국 재무부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는지.. 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드린 것이 바로 전일 포스팅 해드린 동영상 내용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뒷부분에는 어떤 얘기를 깔고 가냐면 미국은다 계획이 있고.. 미국 국채 시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다른 국가들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설명드렸었죠

 

미국 국채 시장은 글로벌리 아주 아주 선호도가 높은 채권 시장입니다. 실제 미국 국채 가격이 무너지는 경우 물론 경기가 좋고물가가 오르고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미국 국채 거들떠도 보지 않겠지만.. 경기 둔화기에.. 그리고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시기에는 미국 국채선호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아울러 미국 국채가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중국, 일본 등은 예비적인 동기.. 즉 외환보유고를 쌓기 위해서.. 유사 시 필요한 달러 자금을 쟁여두기 위해서라도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정책 공조 역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겠죠..

 

그렇지만 다른 국가들은 과연 그러한가 얘기가 크게 다를수 있죠. 지난 토요일 새벽 다행스러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는데요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강등되지 않았다는 얘기였답니다. 잠시 인용하고 가죠.

 

 

국제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았다. 24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S&P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으로 'BBB'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S&P가 등급을 유지함에 따라 투자등급 이하인 정크로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던투자자들이 안도하게 됐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BBB 등급은 정크에서 2단계 높다

S&P
 "향후 3년 동안 부채 수준이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감소하지 못한다면 이탈리아 신용등급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연합인포맥스, 20. 4. 25)

 

 

사실 노심초사하는 국제 투자자들이 많았을 겁니다.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강등되어서 정크 레벨로 내려오게 되면 이탈리아에서 자본 유출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로존 3위 경제국이 흔들리는 만큼.. 아울러 유로존이 이런 국가조차 케어해 주지 않는다는 회의론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유로존 전체.. 혹은 유로화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자아내게 될 수 있죠. 과거 유럽 재정 위기 당시와 아주 아주 비슷한 컨셉입니다..

 

이번에 이탈리아가 신용 등급 강등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로 다들 ECB의 양적완화를 꼽고 있죠. ECB는 유럽 국가들 국채를 사들이면서 유로화를 찍어 뿌리고 있습니다. 다시.. 유럽 국가들 국채를 사들인다는 말씀을 드렸죠? 유럽 국가들 국채를 사들이는데 아주 아주 아주 큰 손입니다. 독일 국채는 ECB뿐 아니라 왠만한 국채 투자자들이 모두 선호하는 국채죠. 그렇지만 유럽 재정 위기 이후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등의 국채는 선호도가 상당히 낮았답니다. 국채의 선호도가 낮다는 것은 돈을 빌리기 어렵다는 뜻 이 되거나 혹은 돈을 빌리더라도 상당히 높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 상황에서 ECB라는 큰 손이 유럽 국가들 국채를 사주니 이탈리아의 국가들은 진짜 한숨 돌릴 수 있는 겁니다. 높은 금리를 지불하지 않더라도 ECB 덕에 낮은 금리에 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릴 수 있으니..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거죠.

 

ECB는 무슨 배짱으로 양적완화를 하는가 유로화가 국제 통화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국제 통화라는 것은 단순히 유럽국가들이 자국 간에.. 혹은 다른 유럽 국가 간에 거래를 할 때에만 쓰이는 통화가 아니라..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도 쓰이는 통화를 말하죠. 유럽 이외 지역 국가들이 교역을 할 때 달러가 대부분 쓰이겠지만 유로화도 쓰이구요 이머징 국가들이 외환보유고를 쌓을 때 달러 뿐 아니라 유로화로 쌓기도 한답니다. 유로화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거죠… ECB가 유로화를 어느 정도 부담없이 뿌릴 수 있는 만큼 이탈리아 국채도 편하게 사들일 수 있을 것이고 이탈리아는 ECB덕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로직으로 이해하시면 될듯 합니다.

 

그런데 국제 통화를 쓰는 유로존 국가들도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 저떻게 도움을 받는데 국제 통화가 아닌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해서 무언가 재정 지출이나 금리 인하를 통해서 경기 부양을 해야 할텐데.. 재정 지출을 위해서 국채 발행을 늘리면 이탈리아 국채도 소화가 잘안되는데 다른 이머징 국가들의 국채가 소화가 잘될 리가 없겠죠.. 하나 더 유로화와같은 국제 통화를 쓰는 나라가 아닐진데.. 마음껏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그리고 이머징 국가 통화를 마음껏 공급하게 되면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해버리는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그럼 해당 이머징 국가에 환차익을 기대하면서 들어와있던 외국인투기 세력이나.. 외국인 투자자들 즉 달러를 팔고 해당 이머징 국가 통화를 사서 공장 등의 설비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음 이라면서 떠날 수 있죠 떠날 때 설비를 폐쇄하고 그렇게 이머징 자산을 팔고 받은 이머징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나갑니다. 이머징 국가 내에 달러가 씨가 마르게 되죠.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경기 부양도 못하고 자금은 빠져나가고 아주 죽을 맛이 될 겁니다. 일단 느낌만으로도 이머징 국가들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은 파악 드실 겁니다.

 

그렇지만.. 지난 3 23일 이후…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가 시작되면서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시중에 공급되기 시작했죠. 달러 현금 구하려고 아우성치던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우선 그 현금을 챙기고 미국의 우량 회사채 시장도 그 현금을 챙깁니다. 그리고 미국 하이일드채권 시장도 그 현금을 받아먹으면서 환호성을 지르게 되죠. 이렇게 미국 내에 존재하는 엄청난 달러 수요를 Fed가 공급해준 것이구요 워낙 많이 뿌려줬기에 미국을 다 채우고도 해외로 달러 자금이 흘러 넘칩니다. 이렇게 흘러넘치는 달러 자금 덕분에 이머징 국가들은 한숨 돌릴 수 있었죠. 그게 지난 3월 말~ 4월 중순 얘기입니다. 그런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죠..

 

잠시 지난 번 언급해드렸던 성장과 금리의 프레임을 말씀드려봅니다. 금리가 올라도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금리 인상 정도의 악재는 살포시 즈려밟고 주가는 오른다는 말씀을 드렸죠.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어도 성장이 워낙에 빠르게 무너지면 주식시장이 망가질 수 있답니다. 지난 3월의 상황을 보시면 Fed 1.5%였던 기준 금리를0%까지 인하했구요… 7000억 달러 양적완화 플랜을 발표했죠. 그렇지만 이렇게 쏟아지는 자금 지원보다.. 금리가 하락하는 속도보다 코로나 사태와 부채 문제로 인해 성장이 망가지는 속도가 훨 빨랐던 겁니다. 그러니.. 시장이 견디지 못하고 격렬한 떨림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죠.

 

이에 Fed는 무제한 양적완화 뿐 아니라 이른 바 토탈케어를 준비해서 발표했던 것이구요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달러 공급 수혜로 금융 시장이 전반적으로 빠른 되돌림을 보이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럼 상황이 좋아지면 Fed는 너무 과도하게 풀어놓은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그래서 어제 새벽 이런 뉴스가 나왔네요.. 인용합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다음 주 국채 매입 규모를 또 줄인다. 24일 뉴욕 연은은 공지를 통해 다음 주 국채 매입을 500억 달러로 줄인다고 밝혔다. 이번주 75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 줄어든다. 하루 평균으로는 이번 주 150억 달러가량 사들이던 데서 다음 주는 100억 달러가량으로 줄어든다.”(연합인포맥스, 20. 4. 25)

 

 

.. 이거 기사 해석 잠시만 해보죠. 지난 3 20일 경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던 당시에는 매!! 750억 달러씩 국채를 사들였었답니다. 그러다가 그 이후부터 매주 600억 달러… 500억 달러.. 300억 달러.. 지난 주에는 매일 150억 달러씩 사들였죠. 이번 주부터는 이마저도 줄이겠다는 얘기입니다. ??? 여기 보니까 이번 주부터는 500억 달러를 사들인다는데?? 그럼 늘어나는 거 아님??? 이라고 하실 분들을 위해서 이번 주부터는 500억 달러를 산다는 거쟎아요? 이건 이번 주 한 주 동안에 500억 달러를 사는 겁니다. 일주일은 5영업일일 겁니다. 그럼 5일 동안 500억 달러를 사니..매일 100억 달러씩 사는 것 아닌가요? .. 지난 주 매일 150억 달러를 사던 것은 이제는 100억 달러로 줄인 겁니다. ..계속해서 줄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그런데.. 줄인다고는 하는데.. 시장은 뭐 큰 충격을 받는 거 없는 거 같은데??? 주가 잘 올라가쟎아 라는 반문이 가능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생각해보죠… Fed가 하늘에서 달러를 쏟아냅니다.. 이게 미국 국채회사채 대형주 우량 국가들의 국채 회사채 이렇게 계속 채워 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워낙 많이 쏟아내기에.. 저 밑에 있는 이머징 국가들의 국채 시장으로 자금이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만약.. 이렇게 쏟아내는 것을 미국의 상황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줄이기 시작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걸까요? .. 맨 밑단의 이머징 국가들은 달러 부족을 체감하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가치 하락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3 23일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주식 시장은 상당한 반등을 보였고 아마존, 넷플릭스 등의 성장주는 전고점을 넘기기도 했답니다. 그런데요 지난 3 23일의 초토화된 레벨보다도 낮은 그런 자산들이 있죠 일단 딱 떠오르는 것은 국제 유가일 겁니다. 그리고 에너지 관련 기업들 주가 그리고 브라질, 인도, 남아공, 터키등의 취약국 통화 가치죠 지난 토요일 새벽 낭보를 받고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이탈리아 국채도 그런 낭보가 아니었다면 지난 3 23일의 레벨보다도 더 악화된 상황에서 다음 한 주를 맞이했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리는 국가들의 경우 하나 하나 상당한 균열을 보이기 시작하죠 브라질의 경우 각급 장관들이 사퇴하겠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헤알화 가치가 폭락했죠. 브라질 주가 역시 미국 S&P500지수가 1% 이상 반등했음에도 불구… 5%가량 하락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이어가고있습니다.

 

… Fed의 통화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겠죠 이번 주 목요일 새벽 석가탄신일날 새벽 4 FOMC결과가 나옵니다. 여기서 어떤 변화가 있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특히 약한 고리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크지 않을까요?

 

.. 지금 상황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 라고 하실 수 있지만 예를 들어 이런 거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첫째.. 지난 FOMC의사록에서 본 것처럼 Fed위원들은 지금의 경기 부양이 자산 가격을 올리는 시그널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했죠.. 이에 대한 강조를 하는 게 자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조금 성급하다는 얘기 하실 분들이 계실 수 있지만.. 아주 약간의 통화 정책 조정을 단행할 수 있죠 예를 들어 IOER금리를 인상하는 것들 그게 뭐니.. 라고 하시면 흑흑 지난 1월 말 에세이를 보시면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참고로 지난 1월 말 있었던 FOMC에서 Fed IOER금리를 찔끔 인상했었죠.. 그게 아마 제 기억에 1 29일인가 했을 겁니다. 이게 하나의 긴축 신호로 읽히면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이런 정도의 약한 긴축 시그널에 약한 고리는 흔들릴지 몰라도 미국은 괜챦지 않을까.. 라고 하시면 오산입니다. 처음에는 미동도 안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런 이머징의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 성장을 좀먹는 역풍(concurrent)으로 작용할 수 있죠 .. 그럴리 없음 미국은 무적이니까..라는 생각을 하실 분들을 위해서 위의 역풍을 영어로 concurrent라고 한다는 것을 저는 지난 해 파월이라는 분을 통해 배웠습니다. Fed의 의장이죠 미국 경제는 양호해도.. 중국, 유럽, 이머징 경기의 둔화가 미국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일종의 역풍(concurrent)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세 차례 기준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것이.. 지난 해 7월부터 시작되었던 이른 바 보험적 금리인하였죠 왜 미국 경기는 좋은데.. 금리를 미리 인하하는 설레발을 쳤을까요  파월 의장이 그 이유를 말해줬죠.. 역풍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그 역풍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지난 해보다 미국 경제는 약한 상태인데 말이죠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금번 주말 에세이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행복한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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