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마이너스 금리 관련으로 포스팅을 해드렸는데요, 뭐.. 연준 이사들도 이게 적어도 미국 금융 환경에서는 얼마나 적절하지 않은지 워낙 잘 알기에 너도 나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의 보스틱 이사, 그리고 시카고 연은의 에반스 이사가 오늘 새벽 반대 의사를 나타냈네요. 내일 모레인가요… 파월 의장이 연설을 한다는데… 거기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코멘트가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듯 합니다.
지난 일요일 에세이에서도 말씀드렸지만 MMF가 멈춰버리는 환경… 적어도 직접 금융 시장, 그 중에서도 MMF가 크게 발달해 있는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게 되었을 때… MMF는 작동을 멈추게 될 겁니다. 그래서 기존에도 제로 금리 도입 시에 0~0.25%라는 금리 밴드를 구축했던 거죠. 네…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보여지구요… 금융 시장 역시 이런 현실을 인식한 듯 합니다. 밑으로 내리꽂히던 2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10년 국채 금리 역시 추가 국채 발행에 대한 부담감에 함께 밀려올라오는 그림입니다.
어려운 것이 이렇게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서 국채를 발행하쟎아요? 그럼 국채를 발행해서 시중에서 자금을 땡겨온 다음에 그 돈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해줍니다. 다시 다시.. 시장에서 자금을 가져와서 시장에 그 돈을 주는 거죠. 이런 짓을 왜 할까… 라는 생각이 첫번째 들 수 있구요..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뭐 돈을 가져와서 돈을 풀어주는 것이니…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죠. 나중에 이 국가 부채를 다 어떻게 상환할 것인가… 라는 두려움일 겁니다.
하나씩 답변드려보죠. 일단 국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정부가 땡겨온 후 정부는 이 자금을 경기 부양을 위해.. 예를 들어 댐을 짓기 위해 풀어줍니다. 자.. 국채를 발행하면 이 국채를 보통 누가 사들이게 될까요? 네.. 돈 있는 은행들이 이 국채를 사들이게 될 겁니다. 그럼 은행들이 국채를 사면서 은행에 잠들어있는 자금을 국가가 흡수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 돈을 인프라 투자에 쓰는 겁니다. 자.. 그럼 은행에서 정부.. 정부에서 대중에게로 돈이 흘러들어가는 구조가 되죠. 은행에서 대중으로 바로 흘러들어가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 이게.. 은행은 경기가 메롱이다보니… 대출은 해주지 않고 현금을 쟁여놓고 복지부동으로 숨어있죠. 이런 상황에서 부도의 위험이 높더라도.. 부실의 가능성이 매우 높더라도 돈을 풀어줄 수 있는… 아니아니.. 원하는 곳에… 혹은 돈이 부족한 곳에 돈을 풀어줄 수 있는 기능을 정부는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실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고 돈을 풀게 되니.. 은행에게만 맡겨놓았던 이른 바 자금 분배의 기능을 정부가 대신하게 되는 거죠.
더 좋은 것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금융이 존재하는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곳에.. 가장 생산성 높은 곳에 돈이 보다 많이 흐르게 하는 겁니다. 문제는 생산성이 높아지는 곳이 그닥 많이 보이지 않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자금을 흡수해서 이른 바 N빵을 치면서 자금을 뿌리게 됩니다. 그럼 생산성 있는 곳으로 돈이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무차별적인 자금의 배분이 일어나게되죠. 무차별적인 자금의 배분은 생산성 향상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지 않을까요? 하나 더.. 은행이 자금을 배분할 때에는 대출을 받는 주체들마다 다른 금리를 적절하게 적용할 겁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자금을 끌어올 때에는 거대한 한 통으로 자금을끌어오게 되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크게 증가하고…. 그 과정에서 시중 금리 전체가 상승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죠. 네.. 정부의 이런 일종의 자금 중개(?)는 금융 시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구요… 하나더.. 금리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사회 전반으로 금리가 올라가게되면 N빵을 통해서 받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되겠죠. 그래서 정부의 이런 재정 정책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습니다.
“어~ 그래 너도 줄게~ 어.. 아!! 그래? 너도 주면 되는 거지? 그래~~ 너는 당연히 줘야지. 또 돈 필요한 사람 없어? 일단 와 봐~”의 그림이 영구적으로 이어지게 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짚어보았습니다. 그럼.. 조금만 더 나가서.. 진짜 본원적인 질문이죠. 이 돈 어디서 끌어올건데???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미국은 20년 국채 발행을 시작했죠. 과거 발행하지 않았던 20년 장기채를 발행한다는 의미는.. 20년 동안 돈을 빌리겠다는 의미이구요.. 이 채권에 대한 상환은 20년 후에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돈은 지금 쓰고… 갚는 것은 20년 후에 갚는다… 만약 20년 후에도 팬데믹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땐 또 국채 발행을 하면 되나요?^^ 20년 후에 갚아야 할 것은 갚지 않고 오히려 추가 대출을 더 일으키게 되면.. 빚에 빚에 빚을 쌓는 것 아닐까요? 세상이 다 그런거지 뭘 그리 걱정이 많아… 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그 한계에 봉착했던 것이 유럽 재정 위기와… 당시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현재 국채 발행이 이렇게 늘어나게 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질 수 있구요… 과거에 발행해 놓았던 국채 중 만기가 도래하는 부분도 많을 겁니다. 일정 수준은 대출 연장처럼… 추가 채권 발행을 해서 연장을 하더라도(차환 발행 : 국채 상환을 위해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을 말하죠) 갚아줘야겠죠.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요? 국가 부채가 이렇게 큰데… 당연히 팬데믹 종료 후에 세금을 올려야 할 겁니다. 그럼 누구의 세금을 올리는 게 좋을까요? 어제까지 감세해준…. 팬데믹의 타격을 강하게 입은 개인들이 대상이 될까요… 아니면 법인이 대상이 될까요? 일단 법인세 인상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요…법인들 중에서도 힘든 기업들이 많이 있겠죠… 양극화가 이렇게 심해진 적이 과거에는 없었다고 하쟎아요… 그럼 돈을 많이 벌어들인 법인이 타격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팬데믹에서도 돈을 많이 벌어들인 법인이 있는가… 있다면 그들이 나중에 과세의 영향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조심스레 해보게 됩니다.
무언가 일을 벌일 때에는 뒷감당을 생각하고 벌여야 하죠. 다만 팬데믹과 같은 민감한 이슈 앞에서는 시간이 없기에… 그런 뒷감당을 정교하게 고민하지 못하고 벌여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후 관리에 대한 아무런 언급조차 없기에 금융 시장이 이렇게 풀어놓는 재정지원으로 파티를 하는 느낌이지만… 이후 누가 돈을 내지.. 라 는식의 고민… 겁나 비싼 저녁 먹고 흥청망청 놀다가 끝날 때 자~~ 누가쏠까.. 라는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시간이 향후에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생각만 많아지는 하루네요~^^ 비는 그쳤는데 바람은 쌀쌀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내일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테크 > 주식.펀드.퇴직연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플레 시대에 대비됐나… 美 GDP 22조$ vs 연준 대차대조표 11조$ (0) | 2020.05.16 |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514 (0) | 2020.05.15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510 (0) | 2020.05.10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506 (0) | 2020.05.07 |
[신한금융투자]박석중_Corona-19 Weekly_200504 (0) | 2020.05.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