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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125

by sperantia 2020. 11. 26.

전일 뉴욕 시장에서 금 가격이 예리하게 하락했죠. 금에 대한 질문이 좀 많아서요… 여기서 간단하게 정리해서 올려볼까 합니다. 질문은 디테일하게는 조금씩 다르긴 한데요..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이 정도로 정리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1) 금 가격이 왜 이렇게 하락하는가?

(2) 달러가 약세인데 왜 금 가격도 하락하는지?

(3) 금 투자는 끝난 것인가?

 

네.. 하나씩 시작해보죠. 금 가격이 왜 이렇게 하락하는가?.. 라는 질문인데요.. 저는 세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는 백신 발 성장 기대감이죠. 금 가격이 무럭 무럭 자라는 핵심은요… 성장이 주저앉고 금리가 낮아서 올라올 것 같지 않을 때입니다. 코로나 사태 직후 성장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중장기로 쩔어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컸죠. 그리고 이런 저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유동성 공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던 겁니다. 성장이 주저앉고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종이 화폐 보유의 가치가 사라지게 됩니다. 반사 이익을 금이 누릴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백신이 나오면서 얘기가 달라집니다. 세개의 백신이 2주 새에 쏟아져나오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억눌려있던 소비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여행 관련주들도 하늘을 날고 채권 금리도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는 그림을 보여주었죠. 성장이 나오고 금리가 올라갑니다. 성장이 나오면 종이 화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게 되죠. 해당 국가가 보다 많은 세금을 걷게 되고… 그만큼 종이 화폐는 탄탄한 신뢰를 갖게 될테니까요.. 그리고 금리가 높아지면 종이 화폐의 보유 매력 역시 높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금이 상대적으로 눌려버리는 그림이 나오게 됩니다. 네.. 백신으로 인한 성장 기대감 확산.. 이게 첫번째라고 봅니다.

 

두번째는 중앙은행의 변해버린 스탠스입니다. 금은 중앙은행 정책에 대해서는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Fed는 지난 8월 말 평균물가목표제로 시장에 실망을 준 이후… 확실한 완화 스탠스를 나타내지 않고 있죠. 애매모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12월 FOMC에서도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더 많은 돈 풀기)보다는… 매입 대상 채권의 만기를 늘리는 전략(더 장기물의 채권을 사들인다)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나오게 되고 자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돈 풀기 스탠스가 상당히 주춤해지게 됩니다. 네.. 주춤하는 Fed의 스탠스.. 금 가격에는 악재로 볼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는 저도 자신은 없는 영역이지만 비트코인 관련입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다.. 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음.. 제가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지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은 금의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금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만.. 적어도 지금은 이런 느낌입니다. “성장형 금”이라는 느낌이죠. 이게 무슨 괴랄한 소리냐.. 라고 하실 듯 한데요.. 제가 봐도 좀 웃깁니다. 일단 생각해보죠. 화폐는요… 그 화폐의 사용처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상승하곤 합니다. 금은 이미 전세계적인 실물 화폐로 기능하고 있죠. 그런데… 비트코인은 그리 많은 곳에서 쓰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비트코인의 사용처가 많아질 것이라는 뉴스가 연이어 나오고 있죠. 페이팔의 뉴스도 그렇고 중국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애니웨이.. 비트코인이라는 화폐가 두루 쓰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성장하는 금”이겠죠. 더 널리 쓰이기 시작하는 그런 금… 이런 일종의 myth가 만들어지게 되면서 ‘금 매도 & 비트코인 매수’와 같은 트레이딩 역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비트코인 얘기는 그냥 참고로만 생각해주시길..)

 

 

두번째는 달러가 약세인데… 왜 금 가격이 하락하느냐.. 이런 말씀입니다. 달러 약세를 볼 때 우리는 원화 대비 달러 약세를 말하는 달러원 환율의 하락… 혹은 전세계 주요 통화 대비 달러 약세를 말하는 달러 인덱스의 하락으로 판단하곤 합니다. 문제는 달러원 환율 하락은요… 원화 대비 달러가 약세임을 의미하죠. 그리고 달러 인덱스 역시… 다른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 하락을 말합니다. 이번 백신이 나오면서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전세계적인 성장이 뜨겁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경기 부양 여력이 있는 미국만 잘 버틸 줄 알았는데… 백신으로 인해… 눌려있던 이머징 국가들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그리고 그들의 수요가 커지게 되면 수출 제조업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이외 국가의 성장이 크게 부각되겠죠. 이렇게 되면 종이 화폐 내에서 원화, 기타 선진 통화 등은 엄청난 강세를 보이구요… 달러는 상대적으로 눌리게 될 겁니다.

 

종이 화폐 블록에서 서열이 정리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입니다. 그런데요… 백신이 미국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가.. 그건 또 아니죠. 미국 역시 주저앉은 성장에서 회복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다른 국가 대비 약할 뿐이겠죠. 전세계적인 성장이 나옵니다. 그럼 종이 화폐 블록의 성장이 나오면서 종이 화폐 전체의 실물 화폐, 즉 금 대비 가치가 올라가는 상황이 되는 거죠. 복잡한데요.. 정리하면 실물 화폐 vs 종이 화폐로 보시죠. 종이 화폐가 강합니다. 그럼 금보다 종이 화폐가 강하다.. 이렇게 보면 되구요… 다만.. 종이 화폐 내에서 달러가 가장 약하다..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럼 “원화 >> 위안화 >> 다른 이머징 통화 >> 유로 >> 달러…. >>> 금..” 이런 구도가 만들어지게 되는 거죠. 달러는 약세인데요… 금이 그런 달러보다 더 약한.. 이런 그림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금은 이제 어려워질 것인가.. 라는 질문인데요… 이건 내일이나.. 혹은 주말 에세이에서 이어가도록 하죠. 짧게 정리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론은 지난 주에 적은 금 관련 에세이의 코멘트에서 바뀐 것이 없다.. 정도로 정리하죠. 오늘 에세이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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