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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1127

by sperantia 2020. 11. 29.

전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있었죠. 한은 총재의 코멘트 중에 가계 부채를 비롯한 금융 안정에 대한 경계감이 강조된 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금리가 낮을 때.. 아니 아니.. 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때 가계 부채는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죠.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금리가 낮으면… 가계 주체들이 금리 부담이 낮기에 과감히 돈을 빌려 쓰겠죠. 그런데 이런 우려가 생길 겁니다. 지금은 낮지만.. 나중에 금리가 올라가면 어케하지.. 라는 두려움… 이 두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Fed의 경우 포워드 가이던스라는 것을 던지는거죠. 향후 어떤 식으로 금리 정책을 운용하겠다라는 가이드를 주는 건데요… 2023년까지 금리 안올려요~~ 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죠? 네.. 그럼 진짜 부담없이 돈을 빌리게 될 겁니다. 이게 가계 부채의 급증을 부르게 되고 이는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겠죠.

 

가계 부채 급증에 대해 한은에서 경계를 한다는 의미인 즉슨… 추가적인 돈 풀기에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겠다.. 이런 얘기가 될 겁니다. 금리가 현 수준에서 낮게 유지될 거야.. 라는 기대하고.. 금리가 더 낮아질 거야.. 라는 기대는 또 다른 것이니까요. 후자의 경우… 와.. 대박 싸질 거니까.. 아무 부담없이 변동 금리로 대출 받자.. 라는 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겠죠. 애니웨이.. 한은에서 금융 안정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막연히 한은이 추가적인 통화 부양을 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살포시 눌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스탠스는 Fed에서도 확인이 되죠. Fed는 전일 발표된 FOMC 의사록에서 추가 국채 매입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했지만.. 실제 액션을 한다는 얘기는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하기에.. 그리고 재무부에서도 연말 대출 프로그램을 중단하기에… 고용 지표가 다시 악화되기에 시장은 Fed의 긴급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요.. 적어도 이번 12월 FOMC에서 양적완화가 확대되는 그림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전일 에세이에서도 적었지만… 향후에도 Fed는 돈을 풀기는 풀 되..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약하게.. 지금처럼 금융 시장이 과열 양상을 이어가는 한 시장을 살짝 살짝 실망시키는 수준의 통화 완화로 대응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다 건너 미국 중앙은행 역시… 마구잡이식의 돈 풀기에서는 다소 벗어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으로 중국입니다. 코로나 충격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곳이 바로 중국이죠. 중국의 GDP성장률은 올해 전세계 주요국 중에서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코로나의 파고가 가시자 중국은 급격한 부채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죠. 그래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일찌감치 약간씩 시중 자금 공급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요… 요즘 중국 회사채 소식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어쩌면 중국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성장이 나오고 있다는데 자신감을 갖고 살짝 돈 풀기를 줄였는데… 너무 빠른 속도로 중국 회사채 시장이 충격을 받는데 놀라는 것 아닌가.. 하는 겁니다. 네.. 이런 거죠. 허리가 아파서 한참 누워있다가… 멀쩡해진 줄 알고 살짝 걸어봤더니 훅 아픈 거죠. 물론 다른 친구들은 여전히 아파서 누워있는 상태구요.. 중국 혼자 일어나봤는데.. 생각보다 부담이 큰.. 그런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네.. 중국은 앞서 말씀드린 한국, 미국보다 완화적 통화 정책의 고삐를 더 강하게 당기고 있다.. 라는 점을 기억하시죠.

 

이번에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가보도록 하죠. 중국 경제가 빠르게 돌아서게 되면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기가 보다 빠르게 풀리곤 합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경기 회복세가 빨랐던 국가 중에 중국의 경기 부양책 수혜를 받았던(?) 호주를 빼놓을 수가 없죠. 최근 호주 경기 역시 코로나 충격 이후 개선세를 나타내는데요… 한 때 마이너스 금리를 한다.. 양적완화를 늘린다.. 하는 얘기를 했었던 호주 중앙은행에서는 최근의 경기 개선을 바라보면서 살짝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내년에 양적완화를 더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CE)가 전망했다. 24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CE는 내년 2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경제가 완전히 재개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고용시장이 RBA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양호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통화정책 부양책의 근거가 약화하고 있다고 CE는 분석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지금 금리 수준이 RBA가 채택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금리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CE는 설명했다.”(연합인포맥스, 20. 11. 24)

굳이 이 기사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을 드릴 필요는 없어 보이구요..ㅎ 호주중앙은행, 즉 RBA가 추가로 돈을 풀 것이라는 기대가 살짝 낮아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쇼킹(?)한 얘기를 해드릴까 하는데요… 뉴질랜드 중앙은행입니다. 기사 보시죠.

 

 

“뉴질랜드 재무장관이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에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는 소식에 뉴질랜드달러가 급반등했다. 주택 가격 불안 위험에 RBNZ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줄었다는 베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4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재무장관은 에드리언 오어 RBNZ 총재에게 서한을 보내 주택가격 안정이 RBNZ의 통화정책 결정 때 고려할 사항이 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고 밝혔다. 로버트슨은 "이러한 일을 맡기는 것은 RBNZ에 주택 가격에 책임을 지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이를 고려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인포맥스, 20. 11. 24)

이 기사는 조금 부연설명이 필요한데요… 뉴질랜드 쪽 주택 가격 부담이 커지는데 대해 중앙은행 이 고민을 해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단순히 물가만 볼 게 아니라 자산 가격의 상승 부담 등도 함께 고민해달라는 얘기겠죠. 만약 중앙은행이 자산 가격 역시 통화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면… 지금같은 분위기에서 추가로 돈을 풀기는 쉽지 않겠죠? 네.. 뉴질랜드 역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 미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까지 5개 중앙은행을 순회했네요.ㅎㅎ 교훈은 딱 한가지입니다. 중앙은행들이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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