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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113

by sperantia 2021. 1. 15.

전일 뉴욕 시장에 대한 간단한 말씀을 드려보죠. 우선 계속해서 상승하던 미국 10년 금리가 하락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금리 상승에 대한 두려움에 떨던 시장은 당연히 그 순간부터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되는데요… 주식 시장은 바로 반등에 나서게 되었고 금 가격도 반등했죠. 금리와 함께 무너져내린 자산은 달러 가치입니다. 금리 상승에 호기롭게 강세를 보이던 달러가 하락하면서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90.4에서 90으로 내려와버렸답니다. 네.. 무언가 하나의 자산이 움직일 때 동시에 다른 자산이 움직인다라는 것은… 그 자산이 다른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라는 거겠죠. 지금 시장은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 움직임이 새해 들어서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아니.. 뭐.. 많이 오른 것도 아니고 10년물 기준으로 1.1%조금 넘는 수준에 시장이 이렇게 긴장하는 건가..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인데.. 라는 생각이 바로 그거죠. 두가지라고 보는데요… 하나는 금리의 절대 레벨보다는 방향과 속도이구요… 다른 하나는 Fed의 스탠스에 대한 해석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이어가보죠.

 

지금 금융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가지 이슈는요… 성장이 엄청나게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와 금리가 계속해서 주저앉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성장 얘기는 오늘 드릴 필요는 없을 듯 하구요… 금리 사이드가 핵심이죠. 시장은 금리가 계속 낮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최소한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는 거죠. 오르지 않는다는 근거는요… 바로 Fed가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애니웨이… 시장은 금리가 계속해서 하락하거나… 최소한 오르지 않는 레벨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난 해 말부터 최근까지 장기 금리가 고삐풀린 것처럼 올라버리는 거죠. 어어어.. 하는 순간에 마구 튀어오르니… 우리는 밑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위로 튀어올라오는 금리 흐름에 질려버리는 거겠죠.

‘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혹은 최소한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요… 채권 투자는 그야말로 꽃놀이패입니다.’ 금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거겠죠. 그럼 위의 문장을 바꾸면… “채권 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혹은 최소한 채권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채권 투자는 그야말로 꽃놀이패입니다..…” 이렇게 되겠죠. 아마 문장이 쉽게 읽히셨을 듯 합니다.

그럼 채권을 안심하고 투자하면 되겠네… 라고 하시면 영혼이 맑고 순수한 겁니다. 채권을 그냥 사면 안되죠… 채권을 사서… 그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채권을 또 사고… 그렇게 산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그렇게 빌린 돈으로 채권을 또 사고… 이렇게 무한 반복을 거쳐야겠죠. 채권 가격이 무한히 오른다면… 최소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이런 플레이는 합리적인 플레이가 될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채권 금리가 치솟습니다. 채권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죠.. 그럼 안이하게 생각하고 플레이하던 금융 시장에서 일대 혼란이 펼쳐지지 않았을까요? 아니.. 채권 시장에 국한된 얘기아니냐.. 라고 하시면 안됩니다. 채권을 사고.. 그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꼭 채권만 사야하는 건 아니겠죠. 주식, 금, 비트코인… 다 들어갈 수 있는 얘기 아닐까요? 네… 이렇듯 채권 금리의 급격한 상승, 즉 채권 가격의 빠른 하락은 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플레이죠.

하나 더… 원래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조절합니다. 기준 금리는 초단기 금리인데요… 기준 금리를 조절해서 시장 금리.. 장기 금리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초단기 금리인 기준 금리를 중앙은행 정책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서 정책 금리라고 하구요… 10년 국채 금리와 같은 장기 금리를 시장 채권 투자자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해서 시장 금리라고 합니다. 그런데요… 분위기가 크게 바뀐 겁니다. Fed가 이제 10년 국채를 사들이면서 10년 국채의 가격… 즉, 10년 국채 금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거죠. 직접 10년 금리의 상승 하락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에이.. 그게 가능한가… 영향은 줘도… 그걸 어떻게 조절해… 시장이 얼마나 큰데… 라고 하시면 오산입니다. 지난 해 3월 패닉에 빠져있던 시장을 반대로 틀어버렸죠. 당시에는 지난 금융 위기 이후 나왔었던 1,2,3차 양적완화를 합친 수준의 돈을 퍼부으면서 시장을 되돌리는데 성공했죠. 이걸 보면서 시장은 깨닫게 됩니다. Fed가 10년 금리를 조절할 수 있구나.. 그리고 기대를 하고 있죠. 10년 금리의 상승을 막아주겠구나… 라구요..

 

그런데요.. 우와… 10년 금리가 마구 튀어올라오는 겁니다. 어어어어… 하면서 말이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담보 가치 등에서도 부담을 느끼는데… 시장 기대와는 반대로 가는 것 때문에도 당혹스러운데… 믿고 있는 우리의 쿠션… Fed가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당연히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형님 뭐하고 있는 거야.. 나 무서운데… 라는 생각.. 이걸 시장은 느끼는 겁니다. 네.. 명목 금리 절대 레벨의 빠른 상승… 여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도 있구요… 다른 하나는 이를 통해 Fed의 스탠스가 바뀐 것 아니냐…. 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거죠.

네… 시장 금리의 상승이… 과거와는 달리 중앙은행의 스탠스를 저울질하는 하나의 키가 되었다.. 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될 듯 합니다. 전일 10년 국채 금리가 큰 폭 하락하자… 시장은 첫째… 부담스러웠던 금리의 상승이 꺾여내려간다는데 대한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구요.. 둘째… Fed가 혹시 변하셨나… 라는 우려를 다소나마 덜어냈을 겁니다. 이게 주식 시장의 반등과 달러의 약세를 만들어냈겠죠.

향후 시장 금리의 움직임… 이게 금리 자체의 의미도 있지만.. Fed가 시장 금리를 직접 콘트롤할수 있다는 믿음을 만들어낸 만큼 중앙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기대감까지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리라 봅니다.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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