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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314

by sperantia 2021. 3. 16.

이제 완연한 봄인 듯 합니다. 집 앞에 나무가 하나 있는데요, 창을 통해서 보면 나무에서 꽃이 피려는 모습이 보이네요. 이제 2주 정도만 더 있으면 벚꽃 구경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렸을 때는요… 벚꽃 같은 것을 봐도 그리 예쁘다.. 이런 느낌이 전혀 없었는데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신기하다.. 라는 생각과 함께 간만에 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듯 합니다. 그냥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는 게 신기하다는 느낌이구요… 나이가 들수록 같은 사물이나 같은 현상을 보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의미없는 넋두리라고 생각하고 패스하시죠.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했죠. 10년 국채 금리 기준으로 종가 기준 1.6%를 넘으면서 마감을 했습니다.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이 추가로 이루어진다면 금리 상승에 취약한 국가 혹은 기업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죠. 성장과 금리의 도식을 말씀드렸던 바 있는데요, 금리가 오르더라도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버틸 수 있다고 했었죠. 문제는요, 이 성장이 모두에게 균질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미국의 성장과 이머징의 성장은 엄연히 다를 겁니다. 미국의 성장은 강하기에 이 정도 금리 급등은 견딜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머징의 경우는 얘기가 다를 수 있죠. 금리의 상승이 나타나면 동시에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약한 고리가 먼저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브라질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아직 코로나 사태에서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겠지만 선진국들에 비해서 백신의 수혜 역시 다소 늦을 가능성이 높죠. 기축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가 아니기에 마음껏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금리를 낮추거나 할 수 없습니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지난 해 미국 Fed가 상당히 강한 돈 뿌리기에 나섰던 것이죠. 미국 금리가 제로까지 하락하고 무제한 양적완화가 시작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달러 약세 기조에서는 이머징 국가들이 마음놓고 금리 인하를 하면서 경기 부양에 나설 수가 있죠.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들이 금리를 낮추게 되면… 그렇게 해서 이머징 통화의 공급을 늘리게 되면 이머징 통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겠죠. 그럼 사람들은 이머징 통화 가치의 추가적인 하락을 염려하면서 이머징의 자산을 팔고, 그렇게 받은 이머징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돌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 강세는 보다 강해지게 되고 이머징 국가들은 통화 가치 폭락으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위기에 놓이게 되죠.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자본 유출로 인해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집니다. 그리고 물가까지 상승하는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자본 유출을 억제해야 하겠죠. 자본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물가도 상승하기에… 금리 인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죠. 네,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의외의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과 같은 이머징 국가들이 약한 고리로 주목받기 시작하죠. 기사 인용합니다.

 

“브라질, 물가 상승 압박 가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연합뉴스, 21. 3. 12)

 

 

네, 최근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고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박이 강해졌죠. 자본 유출 차단을 위해서는 기준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겁니다. 네,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기준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겁니다.

 

이머징 국가 몇 개 흔들리는 것이 대수인가..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요, 이거 생각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18년을 되돌아보면요, 2018년 3분기까지 전세계 주식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의 파고 속에서 초토화되었지만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기에 금리 상승에도 불구, 미국 주식 시장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었죠. 그렇지만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자 시장은 긴장하기 시작하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성장이 정점을 치고 흔들리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죠. 지금은 글로벌 국가들의 공급망이나 수요가 거미줄처럼 엮여있습니다. 중국, 유럽, 이머징 국가의 경기 둔화가 부메랑처럼 미국 경제에도 상당히 큰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죠. 2019년 상반기 Fed의 파월 의장은 기존과는 스탠스를 화악 바꾸면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급기야는 금리 인하로 전환하게 되는데요, 당시 기자회견에서 습관처럼 그런 얘기를 합니다. 미국 경제는 나쁘지 않은데, 다른 국가들의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 성장에 역풍(headwind)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걸 걱정해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한다고 말했었죠. 네, 지금의 금리 상승에도 불구, 미국 주식 시장이 버티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추가적인 금리 상승은 약한 고리를 흔들고 결국에는 미국 주식 시장에도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럼 결국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이 언제쯤 막힐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그리고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아실 수 있는 것처럼 금주에 있을 FOMC가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적어도 현재 자산 시장 상황이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Fed에서 장기 금리 상승을 제어하겠다는 발표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금리 상승이라면 굳이 지금 나서서 금리 상승을 막을 이유가 없죠. 지금 금리를 올려두어야 향후에 필요 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룸도 생기지 않을까요? 그리고 만약 지금 금리 상승을 억제하게 되면 주식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의 과열이 보다 강하게 나타날텐데.. 이 경우 버블 경제의 가능성과 버블 붕괴 이후에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불거질 개연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겁니다. 그래서 기준 금리 인상은 생각도 안하고 있구요, 현재의 월 1200억 달러(국채 800억, 모기지 400억)의 양적완화는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 뒤로 각종 대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명목 금리, 즉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꽤 오래 전부터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에 대한 설명을 드리면서 Fed는 지금 실질 금리에 주목한다고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명목 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차감하면 실질 금리인데요, 명목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기대인플레이션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면 실질 금리는 오르지 않습니다. 명목 금리 상승분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분에 의해 희석이 될테니까요. 지금 바이든 행정부의 1.9조 달러 경기 부양책까지 통과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현실화된 경기 부양책이 6조 달러에 달합니다. 이 돈이 고스란히 정부 부채로 쌓이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프라 투자 지출까지 준비하겠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경기 과열 우려와 함께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즉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게 될 겁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게 되면 명목 금리 상승을 추가로 용인해도 문제가 되지 않죠. 왜냐구요? 네.. 실질 금리가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Fed가 실질 금리를 타게팅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냥 뇌피셜 아녀?? 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는데요… 지난 3월 6일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카시카리 총재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보죠. 조금 길지만 꼼꼼히 읽어보시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국채수익률 상승은 새로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체계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5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카시카리 총재는 "실질 10년 국채수익률은 많이 움직이지 않았고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며 "대부분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 기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 수익률에서 상당한 상승을 본다면 잠시 멈출 수 있다"며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은 연준의 새로운 정책체계에서 우리가 원했던 것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더 높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왔을 때 통제할 수 있다"며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이 다가온다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채수익률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기존 연준 위원들과 같은 의견이다.”(연합인포맥스, 21. 3. 6)

 

일단 첫 문단에서 현재 국채 금리 상승은 Fed의 새로운 정책 체계 효과를 나타낸다고 했죠. 무언가 그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Fed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그리고 과거에는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임을 언급하고 있는 겁니다. 그 다음 문단에서는 그 얘기를 하고 있죠. 지금 10년 금리 상승세를 언제 멈춰줄 거냐면… 실질 금리의 상당한 상승이 나오게 되면 그 땐 멈추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연준의 새로운 정책 체계를 강조하죠. 새로운 정책 체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명목 금리 상승을 Fed가 용인하는 것은 사실인 듯 하구요(카시카리 총재의 코멘트가 사실이라면), 이들이 금리 상승을 제어하려면 실질 금리의 상승이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명목 금리가 오르더라도 기대인플레가 오르면 실질 금리는 가만히 현재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겠죠. 명목 금리가 오를 때.. 실질 금리가 상당히 오른다? 이 얘기인 즉슨.. 기대인플레가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만약… 명목 금리의 상승이 실물 경기에 타격을 주게 되면 성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휘청거릴 수 있죠. 그럼 일정 수준 명목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이 멈춰질 수 있는 겁니다. 그럼 실질 금리가 명목 금리 상승을 따르면서 올라오게 되겠죠. 네, 카시카리의 코멘트는요.. 명목 금리가 실물 경제에 타격을 주어서… 이게 기대인플레를 억누르게 되어 실질 금리가 오르게 되면 그 때 나서겠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새로운 연준의 정책 체계인가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실질 금리를 중심으로 보겠다는 것만은 팩트인 듯 합니다.

 

이와 함께 요런 코멘트를 한 번 보시죠. 최근 물가가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번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Fed와 옐런 재무장관의 대답에 시장 참여자들이 묻고 있죠. 그래도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물가 상승이 오면 어케할건데.. 이리 낙관적이야?? 라구요.. 여기에 대해 이런 답변이 나옵니다. 먼저 옐런 재무장관 얘기를 인용합니다.

 

 

“취임 전부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강조했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시장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공포에 “대처 수단이 있다”며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옐런은 8일(현지시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리라 보이면 이를 다룰 수단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파이낸셜뉴스, 21. 3. 9)

 

 

아.. 걱정할 것 없다고 하네요. 이유인 즉슨… 설령 이번 단기적 인플레가 심각하게 진행되더라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한 겁니다. 음… 일단 그렇다치고… 파월 의장의 얘기를 들어보죠.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원치 않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도구가 있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2020년 후반 둔화 이후 경제 전망이 개선됐다"고 인정하며 "이런 점이 국채수익률 상승, 기술주 등 금리에 민감한 자산의 가격 하락 등 최근 금융시장에 영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중략)”(연합인포맥스, 21. 2. 25)

 

 

음.. 인용문을 보면 파월 의장도 원치 않는 인플레가 찾아왔을 때 대응할 도구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네요.. 수단이나 도구나.. 영어로 하면 둘 다 tool인데… 궁금해집니다. 이게 무슨 tool인지.. 미국 기자들도 참.. 이게 뭔지 물어봤어야지… 그냥 듣고 그런가보다.. 하면 안될텐데요.. 음… 정말 궁금해집니다. 그 tool이 혹시 지금의 명목 금리 상승과 연관되는 것 아닐까 싶은데요… 이런 수단, 혹은 도구가 있다는 얘기를 파월과 옐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Fed이사들이 입을 맞춘 것처럼 말하고 있죠. 그런데요… 리치몬드 연은의 바킨 총재가 무언가 추가적인 코멘트를 합니다. 인용합니다.

 

 

“22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금리의 상승은 경제에 대한 시장의 낙관론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을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장기 금리는 여전히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연준은 원치 않는 인플레 상승에 대응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1. 2. 23)

 

 

다른 건 보이지 않죠. 그냥 맨 마지막 문장만 보시면 됩니다. 원치않는 인플레 상승에 대응할 수단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라고 하고 있죠. 자자.. 우리는 지금 원치않는 인플레 상승에 대응할 수단이 뭔지를 궁금해하고 있는데.. 그걸 입증했다고 하네요.. 뭔가 단서가 보입니다. 그래서 그 앞을 읽어보니.. 지금의 금리 상승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고 있죠. 적어도 이 수단이라는 것과 인플레 상승, 그리고 명목 금리인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이 연관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죠. 그럼 혹시.. 명목 금리에서 기대인플레를 빼면 실질 금리니까요… 명목금리와 인플레가 연관된다면.. 당연히 실질 금리 얘기가 아닐까요? 네, 저는 지금 Fed가 명목 금리의 상승을 용인하는 것이 과도한 물가의 상승 혹은 과도한 자산 가격의 급등을 견제하는 방법 중 하나로 쓰이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뇌피셜이 맞다면.. 자산 가격도 강하고… 경기 개선 기대도 강하며 시장도 안정적인 지금의 상황에서 Fed가 굳이 장기 금리 상승을 제어할 이유가 없겠죠. 네.. 주말 에세이는 이번 FOMC의 관전 포인트를 간단히 적어드리면서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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