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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316

by sperantia 2021. 3. 17.

이번 FOMC관련으로 Fed가 IOER을 인상할 수도 있다.. 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이게 뭔 소리냐… 라는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와.. 이거 참.. 설명하기 쉽지 않은 이슈인데요.. 이번 에세이는 궁서체로 써야하지 않나 싶네요… 진지하게 가봐야 할 듯 합니다.

 

이렇게 시작해보죠. IOER은 Interest on Excess Reserve의 약자입니다. Reserve는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지급준비금이라는 겁니다. 시중은행은 예금이 100원이 들어오면 90만큼은 대출해주고.. 10원은 쟁여두죠. 언제 예금자들이 돈을 달라고 할지 모르쟎아요… 그럼 10원을 어따 쟁여두느냐… 이걸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 계좌에 넣어둡니다. 10원은 법으로 정해져있죠. 그래서 100원을 받으면 무조건 10원을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에 넣어두어야 한다고 해서 이 10원을 법정지급준비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요.. 은행들이 시절이 하수상한지라.. 대출을 안해줍니다. 그래서 들어온 돈이 남아요.. 그럼 이 돈을 중앙은행 계정에 박아두는 경우도 있는데요, 법정 지급준비금인 10원을 넘어서… 30원을 넣어두었다고 해보죠.. 그럼 30원 중에 10원은 법정지급준비금, 나머지 20원은 초과지급준비금이 될 겁니다. 이 지급준비금에는 원래 이자가 붙지 않았죠. 법정이건 초과지급준비금이건.. 둘 다 무이자였기에.. 여기에 돈을 박아두는 건 그리 좋은 게 아닙니다. 그런데요.. 지금 미국 중앙은행인 Fed는 이런 초과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주고 있죠. 0.1%만큼 이자를 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초과준비금(Excess Reserve)에 주는 이자라고 해서 Interest on… Excess Reserve… 즉 초과지준부리라고 합니다. (‘부리’가요… 새가 아닌 건 아시죠?^^;; 이자가 붙는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ㅎㅎ)

 

IOER이 뭔지는 대충 알겠는데… 현재 0.1%를 주고 있는 이 금리를 왜 인상할 수도 있다는 건가.. 요게 오늘 에세이의 주제입니다. 이게요.. 양적완화라는 게.. 참 어려운 겁니다. 지난 번 에세이에서 한국은행이 양적완화를 하고 있지 않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국고채 단순 매입을 하더라도… 국고채 단순 매입을 통해 장기 금리를 찍어 누르더라도… 단기 금리가 함께 내려가게 되면 기준 금리인 0.5%를 하회하기에.. 이걸 제어하기 위해 단기 자금 시장에서는 자금을 빨아들여야 한다는 설명을 드렸었습니다. 기준 금리 시스템.. 즉, 가격에 의해 시중 유동성을 통제하고 있기에 한국은행은 아직 자금 양에 의해 시중 유동성을 통제하는 양적완화를 하고 있지 않은 거죠. (혹시 이 문단 전체가 이해가 되지 않으시면 일단은 통 스킵을 하시죠. 매우 매우 긴 얘기입니다.)

 

Fed는 양적완화를 할 때 장기 국채를 마음 껏 사들이겠다고 선언합니다. 장기 국채 매수를 확대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자금이 풀려나오기 때문에 시중에 돈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돈의 값인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겠죠. 돈이 너무 넘쳐서 감당이 되지 않으면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까지 내려갈 겁니다. Fed가 정한 기준 금리는 현재 0.0~0.25%입니다. 하단이 0%이고.. 상단이 0.25%인데.. 이 사이에서 금리가 유지되도록 해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와.. 양적완화로 돈을 홍수처럼 쏟아내니.. 이 돈의 힘으로 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갈 수 있는 겁니다. 그럼 Fed가 타게팅하고 있는 0.0%의 하단을 깨고 금리가 내려갈 수 있겠죠. Fed의 기준 금리 통제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Fed는 말하죠. 초과지준에 +0.1% 이자를 주겠노라고…

 

이게 무슨 의미일까… 돈이 마구 쏟아집니다. 그럼 이 돈을 어디에 예치할 곳이 없다보니 금리가 마구 내려가게 되쟎아요. 그런데 Fed가 말합니다. 얼마든지 그 돈 가지고 오라.. 0.1%의 이자를 주마.. 라구요.. 그래서 시중은행들은 굳이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테이크하면서까지 돈을 돌리지 않고.. 그 돈을 중앙은행으로 가져가서 중앙은행의 지준 통장에 짱박습니다. 그럼 0.1%의 이자를 줄테니까요… 시중은행이 굳이 대출 시장에서 0.05%에 대출해줄 필요가 없죠. 그렇게 해서 0.05%를 받느니… 그냥 중앙은행 통장에 짱박으면 0.1%를 받습니다. 굳이 시중에 과도하게 돈이 풀리지 않고… 고대로 중앙은행에 박히게 됩니다. 네.. 초과지준에 이자를 더 주면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아무리 많이 돈이 풀려도… 0.1%밑으로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고 중앙은행 초과지준 통장에 돈을 박아버리기에… Fed가 지켜주려고 하는 0.0%라는 기준 금리의 하단을 깨고 시중 금리가 내려가지 않게 되는 거죠. IOER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서 길게 설명드렸습니다. 음.. 쓰다보니.. 오늘 에세이는 스킵할까.. 생각이 드네요.. 분위기가 싸늘해짐이 느껴집니다. T.T

 

조금 더 가봅니다. Fed는 지난 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했기에… 돈을 겁나 풀었을 겁니다. 그러니.. 기준 금리 하단인 0.0%를 지켜야 했을 거구요… IOER로 0.1%를 적용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와.. 최근에 보니까요… 미국의 초단기 금리가요.. 수시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려가는 겁니다. 0.0%밑으로 금리가 수시로 내려가니… Fed의 기준 금리 통제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거겠죠. 그럼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하겠죠? 그게 바로 현재 0.1%인 IOER금리를 조금 더 인상하는 겁니다. 0.05%나 0.1%정도 인상하면 현재 0.1%니까.. 0.15%나… 0.2%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자.. 여기서 바로 이상한 생각이 드실 겁니다. 아니.. 뭔 소리냐… 시중 금리가 IOER인 0.1%밑으로 못내려간다는데… 지금 시중 금리 마이너스 금리로 내려가있다는 건 뭔 얘기인가… 이런 생각이요.. 당연하죠. 0.1%이자를 그냥 주는데… 어떤 멍청한 시중 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에 밖에 나가서 대출을 해주고 앉아있겠어요.. T.T 그럼 뭔가 설명이 잘못된 거 아님?? 이라는 반감이 드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중요한 단어를 하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IOER의 R이죠. Reserve입니다. Reserve는 지급준비금 통장이죠. 지급준비금은 중앙은행에 예치를 하는 겁니다. 중앙은행 통장을 팔 수 있는 경제 주체는 시중 은행 밖에 없습니다. 시중 은행들이 지급준비금을 중앙은행에 넣을 수 있고… 그렇기에 시!중!은!행! 만… IOER을 받을 수 있는 거죠. 홍길동이라는 증권사가 있다고 해보죠. 홍길동은 돈을 겁나 많이 갖고 있고… 이 돈을 지금 시장에 마이너스로 굴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시중은행들은 아무도 마이너스로 굴리고 있지 않은 거죠. 왜? 네.. 중앙은행 통장에 짱박아서 IOER을 받고 있으니까요… 홍길동은 시중은행이 아니기에… IOER을 받지 못합니다… T.T

 

네.. 핵심이 나왔습니다. 홍길동은 IOER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거죠. 간단하게만 말씀드리면… 미국에는 한국으로 따지면 주택금융공사 격인 패니매나 프레디맥과 같은 GSE가 있어요.. 이 친구들도… 단기 자금이 넘치기에 어딘가에 운용을 해서 이자를 조금이라도 받고 싶어하죠… 그리고 MMF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에 있는데.. 이 친구들도 단기 자금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이자를 받기 위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네..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주체가 시중은행, GSE, 그리고 MMF가 있는 거구요… 그 유명한 IOER은 시중은행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GSE와 MMF가 공급하는 자금이 과도하다면??? 네.. 시중은행들의 자금은 흘러나오지 않지만… GSE와 MMF자금은 엄청나기에 단기 금리가 0%밑으로 수시로 내려가고 있는 거구요… Fed는 이걸 어케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답은 간단하죠. IOER을 인상하는 겁니다. IOER을 0.1%에서 0.2%로 인상한다고 해보죠. 엥? 그래봤자… GSE나 MMF는 이 이자를 못받는데 뭔 상관… 이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닙니다. 시중은행들은 현재 0.1%의 IOER을 받습니다. 0.1%밑으로는 따로 대출을 해줄 이유가 없죠. 그런데요.. 0.15%라면 어떨까요? 네, 대출해줘도 될 겁니다. IOER보다 금리가 높으니까요… 0.1%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곳에는 시중은행들도 아낌없이 대출을 해주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IOER을 0.2%로 높이면?? 네.. 0.15%에 쏟아지던 시중은행 자금들도 자취를 감추게 되겠죠… 시중은행이 공급하는 유동성이 그만큼 줄어드는 겁니다. 그럼 GSE와 MMF가 공급을 많이 하고 있기에 마이너스로 금리가 쳐박히고 있어도… 시중은행의 자금은 빨아들이게 되니.. 마이너스 영역으로 자꾸 내려가려는 금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겠죠.

 

Fed는 기준 금리의 하단으로 시중 금리가 내려가는 것이 불편하죠. 기준 금리는 Fed가 지켜줘야 하는 것이고… 이거 자꾸 월담해서 마이너스로 내려가는데.. 이걸 그냥 눈뜨고 보고만 있으면 시장에서는 Fed가 시중 금리를 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셨나… 월담해도 되는 건가… 월담하는 학생들 혼낼 능력도 없나… 이런 의구심을 시장이 갖게 될 겁니다. 이건 불편하겠죠… 그렇다고 IOER을 인상하면?? 헉! 금리 인상!! 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시장이 멀미를 할 수도 있죠. 가뜩이나 금리 상승 금리 상승… 하면서 떨고 있는데… IOER을 인상하면서 Fed가 긴축을 할 수도 있다는 오버 액션이 나올 수 있죠… 와… Fed는 어떤 결정을 할까요? IOER 인상에 대해서 간단하게만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정도 이해하시면 이번 FOMC의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하나 더 생겨나실 겁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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