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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515

by sperantia 2021. 5. 16.

토요일 새벽 뉴욕 증시, 엄청난 강세를 보였죠. 미국의 소매 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확신을 가졌고 이로 인해 시장이 두려워하는 Fed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크게 줄어들면서 주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지표가 조금 부진하게 나와야 좋은 시기인가 봅니다ㅎㅎ

 

예상보다 부진한 소매 판매 지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달 미국의 소매 판매 지표에 관심을 좀 많이 가졌는데요… 제 에세이를 최근에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 4월 중순 소매 판매 지표 발표 이후에… 상당한 혼란을 겪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중순 소매판매 지표는 그야말로 최강의 서프라이즈로 발표가 되었죠.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에서 소매 판매 역시 강하게 나오니… 와… 이건 향후 물가 폭발의 상황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죠. 물가의 폭발은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겁니다. 그런데요.. 이게 왠일… 소매 판매 지표가 발표된 직후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하릴없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던 것이죠. 다시… 다시… 엄청난 서프라이즈 수준의 소매판매.. 상식적으로 금리는 급등해야 할텐데… 금리가 급락을 한 겁니다. 이걸 보고 많은 분들이… 일본이 사줘서 금리가 내려갔다… 라는 얘기를 했었죠. 저 역시 일부분은 맞지만…이 정도의 금리 하락을 일본이 사줘서 내렸어요… 라는 코멘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말씀을 드렸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코멘트를 드렸죠.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성장의 모멘텀이 꺾이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코멘트를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번 달 소매판매를 본 거죠. 지난 4월의 슈퍼 서프라이즈가 무색하게… 시장 예상치보다도 실망스러운 수준의 소매 판매 지표를 보여주었답니다.

 

소매 판매 지표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지난 1월은 서프라이즈… 2월에는 매우 실망… 3월에는 슈퍼 서프라이즈… 4월에는 다소 실망… 이런 분위기인데요… 1월부터 보시면….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난 해 말에 9000억 달러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개인들에게 수백불 수준의 현금을 직접 제공했던 바 있죠. 1월은 그 효과가 컸구요… 2월에는 9000억 달러의 효과가 희석되면서 소매 판매가 주춤했답니다. 그러다가 2월말 3월초로 넘어오면서 1.9조 달러 부양책이 통과되고 개인별로 1400달러 씩의 현금이 주어지자 3월의 소매 판매는 거대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죠. 그런데요… 4월 소매 판매가 주춤합니다. 1400달러 수준이면… 조금 더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구요… 하나 더 말씀드리면…. 9000억 달러이건… 1.9조 달러이건… 결국에는 일회성 자금의 지원입니다. 일회성 자금 지원은 그 순간 자금을 쓰고 나면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것이죠… 일회성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지속가능한 소득이 생겨날 수 있는데… 당장 죽을 것 같으니… 지원을 해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금을 지원해줄 때에는 반짝하고… 이후에는 주춤한 흐름이 이어지니… 싱숭생숭할 수 밖에요…

 

애니웨이… 소매판매 지표가 실망스럽게 발표되면서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밑으로 흘러내렸구요… 강한 미국의 성장… 이런 기대가 다소 희석이 되면서 달러화도 약세로 전환되었답니다. 그리고 실망스러운 소매 판매로 인해 Fed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식 시장은 다시 한 차례 날아올랐구요… 금리 안정의 수혜를 보다 많이 보는 나스닥의 상승세가 보다 돋보였더랍니다.

 

혹시.. 이런 그림 어디서 보신 적 있지 않나요? 토요일 새벽에 실망스러운 지표가 발표되고… 금리는 주저앉으면서… 주가가 올라가는 그림… 가장 최근에는 언제 겪어보셨을까요? 네.. 지난 주말 에세이를 보시죠. 지난 주말 (5월 8일 새벽이죠…) 미국의 고용 지표가 발표되었죠. 네… 시장 예상치의 1/4토막으로 정말 실망스럽게 발표되었답니다. 주식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금리는 주저앉고 달러도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도 나스닥을 중심으로 반등했는데요… 나스닥이 약 0.9%정도 상승하고 마감을 했죠. 그럼 이런 그림이 이어졌는가… 그 다음주… 그러니까… 이번 주였죠… 지난 토요일 새벽의 2%대 상승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죠.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전에도.. 글쎄요..ㅎㅎ

 

자.. 이렇게 정리를 해보죠. 이번 달 초부터 발표가 되고 있는 미국 경제 지표들을 천천히 되돌아봅니다. 5월 첫날 발표된 미국의 ISM제조업 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는 실망스럽게 발표가 되었답니다. 4월에 발표된 지표 대비 둔화된 모습도 확인이 되었죠. 그리고 발표된 고용 지표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쇼크 그 자체였답니다. 그리고 전일 발표된 소매 판매 역시 시장의 예상보다는 다소 부진했죠. 반면 지난 목요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13년 만의 기록을 세웠죠. 제조업 경기, 고용지표, 소매판매 지표는 다소 부진한데… 물가는 큰 폭 뛰어오릅니다. 정리하면 성장은 주춤한데… 물가는 오른 것이죠. 이런 현상을 어려운 얘기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는 건가요?

 

저는 5월 초 에세이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좀처럼 나타나기 어려운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성장이 나오면 소비가 늘고 수요가 늘어나기에 물가가 오르죠. 반대로 물가가 너무 오르면 성장이 눌리게 되고… 소비가 줄고… 수요가 줄어들기에 물가가 하락하게 됩니다. 네… 성장과 물가는 함께 오르고… 함께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실제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던 것은 70년대 초반이었는데요… 당시에는 두가지 이슈가 있었답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닉슨이… 물가의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서 물가 통제를 했구요… 임금 역시 상승을 막아버렸죠. 임금 통제… 물가 통제를 1년 이상에 걸쳐 진행하다가… 도저히 버티지를 못해서 이런 규제를 풀었답니다. 그랬더니… 1년간 오르지 못했던 물가가 파악 하고 튀어올랐던 것이죠. 그런데요… 물가 통제 상황에서 기업들이 돈을 벌지 못하다보니… 투자를 줄이게 되고…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던 거죠. 성장이 정체되어 내려오는데… 1년간 물가 상승의 발목을 잡다가 그 족쇄를 풀어버리면서 물가가 파악하고 튄 겁니다. 성장은 꺾이는데 물가는 튀는… 이른 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이 때 등장합니다. 여기에 Fed의 어설한 돈 풀기 정책이 달러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게 되고 OPEC산유국들이 자원민족주의를 앞세워 원유 생산을 제어했던 것 역시 스태그플레이션을 이어지게 만든 요인이었죠. 그리고… 그 이후로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아마 혹자는 이런 질문을 주실 겁니다. 08년은? 11년은??? 이런 질문이죠. 08년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45불까지 상승했을 때… 그리고 모든 원자재 가격이 다 올랐을 때… 물가는 빠른 상승세를 보였죠. 반면 금융 위기로 인해 은행권의 대출이 위축되면서…. 성장은 정체 일로에 놓였답니다. 성장은 정체되는데 물가가 오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쟎아요? 네… 맞는데요… 그게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답니다. 너무나 올라버린 물가가 실물 경제 수요를 짓눌러버렸죠. 가뜩이나 금융 기관들의 부채가 많아서 위태로운데 물가가 오릅니다. 그럼 성장이 제대로 압살당하는 문제가 생기겠죠. 성장은 위축되어있지만… 물가 상승이 너무나 부담된 나머지… ECB와 한국은행은 08년 7월과 8월에 걸쳐 기준 금리를 0.25%인상했죠. 유럽과 한국 모두 당시 기준 금리를 5.25%로 유지했답니다. 그리고 Fed역시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무너진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추가 돈 뿌리기는 물가 상승에 치여서 엄두도 내지 못했죠. 오히려 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었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눌립니다. 그리고 금리가 뛰죠… 네… 그리고 우리는 08년 9월 15일에 리먼의 파산을 만났답니다. 기사 하나 보시죠.

 

 

“개장 전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기준 상승폭으로는 2008년 9월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6%를 뛰어넘었다. 전월 대비 상승폭(0.8%)도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2%를 크게 웃돌았다.”(경향신문, 21. 5. 13)

 

 

지난 목요일 소비자물가지수가 심각하게 나왔다는 뉴스입니다. 어디를 주목하시냐면요… 08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에 주목하시죠. 08년 9월 이후 물가는 올랐을까요.. 내렸을까요… 아마 과거 제 에세이를 보셨던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금융 위기 이전에 저는 인플레만 문제라고 생각했지… 디플레는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더랍니다… 그런데요… 08년 10월 이후 디플레의 악령을 만났죠. 네… 이후 스태그플레이션의 기운을 나타냈던 시기가 2011년이었죠. 2010년 11월 3일 2차 양적완화로 돈을 풀었는데요… 11년 초 아랍의 봄과 함께… 중동 지역에 혼란에 빠지게 되죠… 국제 유가가 다시금 배럴 당 120불을 넘기 시작했구요… 당시 중국의 투자붐과 함께 전세계 원자재 가격이 모두 뛰기 시작했답니다. 당시 가장 인기있던 투자가 원자재 수출국 브라질 투자였죠. ECB는 유럽 재정 위기의 한복판에서도 이런 물가의 상승을 막기 위해 2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했구요.. 한국은행 역시 2011년 7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융 위기 직후 2.0%였던 기준 금리를 3.25%까지 인상했더랍니다. 그리고 Fed역시 출구 전략에 대한 아웃라인을 고민하는 등 변화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올라버린 물가와… 올라버린 금리가 성장을 짓누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 위기 등이 터져나오게 되죠. 이후 글로벌 경제는요… 이른 바 저성장 저금리의 늪에 아주 깊게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기사 하나 인용합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국제 구리 가격은 t당 1만361달러로 전날보다 3.35%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만41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구리 가격은 2011년 2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격(1만 190달러)을 10년 3개월 만에 갈아치웠다.”(중앙일보, 21. 5. 10)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라는 뉴스인데요.. 다른 것보다는요… 11년 2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 가격 이후 10년만의 기록 갱신이라고 나온데 주목하시죠. 네… 11년 원자재 가격 상승을 되돌아보는 겁니다. 그리고 11년 후반부부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기억 속에서 지우게 됩니다. 국제 유가는 배럴 당 120불에서 지난 해 4월 배럴 당 마이너스 40불로… 국제 금 가격은 온스 당 1900불에서 온스 당 1050불까지… 그리고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암흑기에 접어들게 되었죠.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 물가의 상승은요… 단기로는 버텨줄 수 있지만… 길게 가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참고로 2011년 두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했던 ECB는 그 이듬 해 금리 인상을 모두 되돌리고… 2014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만든 이후… 2015년에는 양적완화를 시행했죠. 그리고 그 양적완화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선배급이라 할 수 있는 일본과 미국의 규모를 넘어서 있답니다.

 

주제하고 잠깐 벗어나있는 얘기이긴 한데요…. 저 같은 아마츄어가 이걸 기억할 정도면…. Fed는 이걸 기억하지 못할까요? 지금의 가격 상승을 보면서 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자산 가격의 상승을 Fed가 경계하기에 무언가 정책을 준비한다… 라는 점에는 공감합니다만… 현재 이런 형태의 물가 상승을 보면서… 08년에, 그리고 11년에 제대로 혼났던 과거의 패턴을 쉽게 반복할까요? 아마도… 신중할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적으면 아마도 금융 위기 찾아온다는 거냐… 이런 반문을 하시는 분들 많으실 듯 합니다. 그건 아닙니다. 당시와 지금… 미국 은행권의 자본 건전성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어 있습니다. 튼튼하기에 금융 위기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고 봅니다.

 

지난 해 11월 이후 금융 시장은 Fed의 돈 풀기보다는…. 백신 효과와 재정 부양책 효과에 힘입어… 즉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뜨겁게 달구어진 면이 강하다고 봅니다. 누구도 강한 성장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데요… 어쩌면… 지금 올라와버린 물가가 성장을 누르게 되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식어버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물론 4월 한 달의 지표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성장이 우리의 기대만큼 강하게 나오고 있는지를 충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악재라고 하지만… 성장이 그만큼 나와주면 문제가 안됩니다.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으면 호재라고 하지만… 성장이 주저앉아버리면 부담스러운 뉴스가 될 수도 있죠. 물가가 오르면 Fed가 금리를 인상해서 주가가 빠질 수 있으니… 물가 안정이 필요해,… 라는 로직에만 갇혀있는 것보다도 성장이라는 물가 이외의 팩터를 함께 지켜보시길 조언드려봅니다.

 

그런 말씀드렸었죠? 초소에 경비병을 배치하는 이유는…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혹시나 생길수 있는 예상 외의 사태를 체크하기 위함이라구요.. 능력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에세이에서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라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주말이네요. 새벽에는 아직 쌀쌀합니다. 건강 유의하시구요~ 다음 주에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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