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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527

by sperantia 2021. 5. 27.

오늘은 위안화 환율에 대한 말씀을 퀵하게 드리겠습니다.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 당 6.4위안을 깨고 내려왔죠. 이제 본격적인 위안화 절상이 나타나는 것인가…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개인적인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초단기적으로 약간의 추가 절상은 가능하지만… 아직은 추세적인 절상을 논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이 얘기를 이어가려면 우선 지금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봐야겠죠. 첫째는 미국의 국채 금리입니다. 지난 3월까지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죠. 10년 국채 금리 기준으로 1.777%를 기록했더랍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죠… 4월 들어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테이퍼링 얘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현재 10년 국채 금리 기준으로 1.6%를 하회하고 있죠. 계속해서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지만… 채권 시장은 현재의 물가 상승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혹은 테이퍼링에 대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오히려 현재의 개선되고 있는 경기가 눌려버리는 것 아닌가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어느 쪽이건 이 논의가 지금 중요한 것은 아니죠. 미국의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락 안정이 되니… 미국과 중국의 금리 격차가 다시금 벌어지게 되죠. 미국 금리는 미국 돈의 값이죠. 미국 돈을 보유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낮아지면? 네.. 미국 돈인 달러를 보유할 때의 매력이 낮아지는 것이니… 달러 약세 압력… 반대로는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을 하게 되죠.

두번째 원인을 보시면요… 최근 강세를 보이는 유로화입니다. 유로존이 백신의 영향으로 인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유로존의 물가가 상승하면서 유럽 중앙은행인 ECB가 6월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극단의 양적완화를 소폭 줄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죠.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대부분 국가의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했구요… 마이너스 권역에 들어와있던 유로존 국채 금리 대부분이 독일을 제외하면 플러스 전환하는데 성공했더랍니다. 유럽의 성장과 금리가 강해집니다. 반면 미국은 성장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금리는 내려왔죠. 네… 성장도 나오고 있고… 금리도 오르고 있는 유로존이 부각될 수 있겠죠.

유로존을 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가요… 중국 위안화 혼자 독박 강세를 나타내게 되면 중국 수출은 그야말로 치명타를 맞게 되기 때문이죠. 내 나라 통화가 강세로 가더라도 다른 나라 통화도 비슷한 수준으로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수출 경기 둔화 부담이 낮아지게 됩니다. 네.. 유로화 강세… 부담없는 위안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겠죠.

세번째는 중국 당국의 스탠스입니다. 지금 중국의 물가가 상승을 하고 있죠.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는 방법이 있구요… 아니면 통화를 절상해서… 즉 위안화 강세를 만들어서 수입 물가를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자재 수입국 중국으로서는 위안화 강세를 만들어내게 되면…. 수입 물가 상승 부담을 눌러줄 수 있겠죠. 그래서리..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오는 겁니다.

 

“중 인민은행 내부서 ‘위안화 환율 시장 맡기자’ 의견 잇따라”(연합뉴스, 21. 5. 25)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서도 위안화 절상을 시장 원리에 따라서 받아들이자… 라고 하는 거죠. 이 경우 최근 나타나는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이로 인한 물가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라고 하는 겁니다. 이외에도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도 위안화 강세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일정 부분은 동의합니다만… 중요한 팩터는 아니라고 보기에 과감히 생략합니다.

이런 요인들만 보면 위안화가 왜 강세로 갔는지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한 듯 한데요… 그럼 왜 위안화 강세가 지속가능하지 않은가에… 대해 설명을 드려봅니다. 거꾸로 하나 하나 퀵하게 언급해보죠.

중국은 현재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긴축을 시행하고 있죠. 은행들의 대출도 규제하려고 하고 있고… 대수만관이라고 해서 마구 돈을 풀어버리는 행위에 대해 극도로 조심하고 있습니다. 금리도 다른 국가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가장 큰 이유가 이미 중국의 부채가 크게 늘어있고 자산 버블에 대한 우려도 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긴축을 하게 되면 당연히 중국의 내수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데요… 내수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여 수출까지 둔화된다면 어케 될까요… 네… 내수와 수출… 두가지 성장의 메이져 팩터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문제가 생기죠. 이거 신중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중국인민은행에선 다음과 같이 바로 수습에 나섰죠.

 

“중 관영매체, ‘위안화 절상, 원자재 가격 상승 해결 위한 좋은 방법 아냐’”(연합인포맥스, 21. 5. 26)

“중 인민은행 ‘위안화 절상 용인 / 시장 자율’ 발언 이후 수습 나서”(이데일리, 21. 5. 24)

중국 인민은행(PBOC) 내부에서 위안화를 시장 자율 경제 체제에 맡기자며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이 나온 이후 이를 다시 수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류궈창 인민은행 부행장은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위안화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을 유지했다”며 “시장 수요와 공급을 기초로 바스켓 통화 요인을 고려해 조절하는 현재의 관리변동환율제도는 현재와 향후 일정 기간 중국에 적합한 체제”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21. 5. 24)

 

 

네.. 기사 두개를 인용했는데요.. 위의 기사를 보시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위안화 절상으로 잡는 건 아닌 것 같다… 라고 공식적으로 위안화 절상에 대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죠.. 위안화 절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잡는 것보다는… 원자재 투기에 대한 규제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듯 합니다. (바로 투기 규제 정책이 나오고 있죠) 그리고 당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위안화를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보다는 현재의 바스켓 통화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두번째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네.. 당국에서는 아직 위안화의 절상을 용인하고 싶지 않은 거죠… 혹은 절상 용인을 하고 싶어도…. 당국이 절상을 받아들이려 한다는 소식에 너무 많은 자금이 중국으로 몰리면…. 이건 버블을 만들기에 속내를 드러내기 싫고…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으로 유로화 말씀을 드리는데요… ECB가 6월에 양적완화를 소폭 줄일 것 같다는 얘기가 유로화 강세로 이어졌다는 말씀을 드렸죠. 그런데요… 최근 ECB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가르드 ECB총재는 지금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했고… 테이퍼링에 대해서는 말을 피하는 듯한 모습이었구요… 다른 ECB의 위원들도 테이퍼링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고 있죠. 6월에 ECB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생각보다는 그리 높지 않은 듯 합니다. 이런 발언들 이후 빠르게 상승하던 유로존의 국채 금리가 소폭 다시금 하락했죠. 네… 유로화 강세를 만들었던 ECB의 정책 변화 이슈가… 다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유로 강세를 주춤하게 만들 수 있구요… 이는 위안화의 강세가 제한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죠.

주중 에세이인데… 내용을 너무 길게 이어간 듯 합니다. 이 정도에서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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