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대해 질문을 많이 주시는데요, 외환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심상치가 않기 때문이겠죠. 우선 지금은 위안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달러 초강세 국면에서도 위안화가 그 강하다는 달러 대비로도 강세를 보였었는데요… 이제 그 봉인이 풀리고 있죠. 환율은 성장과 금리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성장이 강한 국가로 돈이 몰리기에, 성장이 강한 국가의 통화 가치는 강세를 나타내게 마련이죠. 금리가 높은 국가로 돈이 몰리기에 금리를 높여주는 국가 통화 역시 강세를 보입니다. 그런데요.. 이게 참.. 세상 일이라는 것이 성장 따로, 금리 따로 있는 게 아니죠. 금리를 낮추어서 성장이 강해지면?? 금리를 0.5%낮추었는데, 이게 성장을 엄청 강하게 부양했다면?? 네.. 효과적인 금리 인하가 된 것이구요.. 금리가 낮아졌음에도.. 이걸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성장이 강했다면… 해당 국가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겠죠.
중국 당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지준율을 인하한다고 합니다. 금리나 지준율 인하는 위안화 약세 요인입니다. 그런데요, 그런 지준율 인하를 통해서 부동산 경기 둔화, 코로나 봉쇄로 인한 성장 둔화 등을 상쇄하고 중국의 성장을 강하게 추동할 수 있다면 이는 위안화 강세 요인이 되는 거겠죠. 중국 당국은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성장의 둔화를 보면 금리를 낮춰야 하는데.. 하필이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공할 정도로 빨라지고 있는 거죠. 미국 금리 인상을 보면 금리를 마구잡이로 낮출 수가 없습니다. 성장을 보면 낮춰야 하고 미국 금리를 보면 오히려 낮추면 안되고…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 딜레마에 빠졌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시간을 끌거나.. 소심한 부양을 하는 겁니다. 위안화 지준율 인하를 예고하고 기존에는 0.5%나.. 1%씩 인하하던 지준율을 0.25%만 인하하는 방법이 있죠. 혹은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예고하고는 시장이 다 기대하고 있는데.. 인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시장이 금리 인하를 안해서 실망하거나 지준율 인하를 적게 해서 실망하겠죠. 그런데요… 이런 실망보다 훨씬 큰 것은 중국의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워보인다는 것을 시장이 느끼게 되는 겁니다. 금리를 인하할 수도 없고.. 인하하지 않을 수도 없어서 쩔쩔매고 있다는 것을 보는 순간 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을 컨트롤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게 되겠죠. 다들 미국 금리가 올라가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 당국이 표정 하나 바꾸지 않으면 음.. 괜챦은가보다.. 우리가 모르는 뭔가 강한 통제력이 있나 보군…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게 쩔쩔매는 표정으로 어설프게 낮추고… 이러면… 이거 성장 부양할 수 있는 금리 인하 카드도 쉽지 않고… 부양을 하지 못하면 성장이 둔화되고.. 이거 막을 수도 없고… 시장이 이걸 느끼게 되죠.
혹시 삼국지를 보시면… 장판교 앞에서 맹활약한 장비가요… 조조군을 쫓아낸 이후에.. 장판교를 태우고 도망치다가 유비인가.. 누군가에게 혼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리를 불태우고 온 것이 실수라는 거죠. 방어할 수 있는 군대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니.. 조조군이 오히려 그걸 깨닫고 물밀 듯 들이닥칠 것이라는 얘기였죠. 0.25% 지준율 인하나… LPR금리 동결 등은 이런 상황을 반영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면 성장 부양을 하지 못하니 위안화가 약세고… 금리를 인하하면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지게 되니..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런 상황에 끼여버리게 되면 위안화 약세 속도가 빨라지게 되겠죠.
위안화의 약세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는 상당한 불안요인이 됩니다. 지금 유로와 엔은 상당한 약세를 보이고 있죠. 유로화는 1유로에 1.07달러를 기록하고 있구요.. 엔화는 달러당 129.5엔까지 상승했었답니다. 유로와 엔이 약세를 보이는데 달러는 초강세입니다. 달러 강세는 이머징에게 일견 좋을 수 있죠. 수출이 보다 잘 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유로와 엔의 약세는 그런 이머징의 수출 호재를 희석시켜버리죠. 다행스러웠던 것은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유지했던 겁니다. 중국은 이머징 입장에서는 수출 경쟁국도 되구요… 이머징의 수출품을 많이 사주는 수입국도 되어줍니다. 그런데…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중국과의 수출 경쟁도 어려워지고, 중국 역시 외화 표시 수입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관계로 수입을 줄이게 되겠죠. 위안화 약세가 이머징에는 참 안좋은 소식인데요… 달러 강세 & 유로와 엔 약세라는 최악의 구도에서도 위안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주었던 겁니다. 그런데.. 와… 여기서 위안화가 이렇게 빠른 약세를 보이게 되니… 이머징 국가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겠죠. 달러원 환율도 달러 당 1250원선을 넘어섰죠.
다행스럽게 어제 밤에 이런 소식이 들려왔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5월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 기존 9%에서 8%로 1%p 하향 조정할 것임을 공고했다고 경제 매체 차이신이 26일 보도했다. 외화지준율을 인하하면 금융기관은 고객이 예금으로 맡긴 달러를 더 많이 시중에 유통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내에 유통되는 달러화 유동성 조절 수단으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위안화 환율 상승 때는 외환지준율을 7%에서 9%로 2%p올렸었다.”(파이낸셜뉴스, 22. 4. 26)
네.. 외화 지급준비율은요.. 간단하게 중국의 은행들에 달러가 공급이 된 경우… 은행이 받은 달러의 9%를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에 예치해두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위안화가 초강세를 보입니다. 가장 큰 이유가 수출이 잘되어서 달러 벌이가 잘되기 때문이라고 하죠. 달러 공급이 너무 많아졌으니.. 이걸 제어해야 하겠죠. 은행으로 흘러들어간 달러 중… 8%만큼을 중국 인민은행이 외화 지급준비율이라는 명목으로 흡수해버리면… 시중에서 달러를 조금 빨아들인 것이니.. 달러 공급을 줄여준 겁니다. 그럼 달러 강세 &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죠. 위안화가 너무 빠른 강세를 보일 때 이를 제어하기 위해 쓴 정책이었죠. 지난 해 12월에는 8%였던 외화 지급 준비율을 9%로 높이면서.. 더 많은 달러를 빨아들였죠. 달러 약세 & 위안화 강세를 막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위안화 약세 속도가 너무 빠르죠. 그랬더니 9%였던 외화 지급준비율을 8%로 낮추었답니다. 그럼 중앙은행에 9%로 묶여있던 달러 중 1%가 시중 은행으로 풀려나오게 되니 달러 공급이 늘게 되겠죠. 달러 강세 & 위안화 약세라는 지금의 일방적인 흐름을 끊기 위한 정책 중 하나였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와 함께 환율 방어에 들어간 듯 한데요.. 역외 위안화 환율 기준으로 달러 당 6.6위안을 살짝 넘어서는 순간부터 환율을 찍어 누르는 플레이를 해주고 있죠. 2015년 8월 11일 위안화 기습 절하 이후의 그림이 정말 생생히 기억나게 하네요…
엔화를 보시면요… G20에서 미국과 일본이 엔화의 일방적 절하(엔화 환율 상승)를 제어하자는 합의를 했다고 하죠. 이게 참.. 엔화 환율을 볼 때에는 미국과 일본의 짬짬이가 정말 중요할 때가 있죠. 또 하나는요.. 진짜 경기 침체를 우려할 정도의 위기 상황이 닥쳐오면 엔화가 제대로 눈을 뜰 수 있다는 겁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미국 장기 국채가 안전 자산으로 부각되겠죠? 미국 장기 국채가 안전 자산이 된다면… 장기 국채 가격이 오르고 장기 국채 금리가 눌리게 될 겁니다. 일본 금리는 미국 금리만큼 빠르게 내려오지 못하죠… 그럼 미국 금리와 일본 금리의 차이가 빠르게 줄어드는 건가요? 그럼 엔화는 빠른 강세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조금 성급하지만… 단순히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조정을 넘어서 위안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엔화가 살짝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안전 자산의 굴욕이라고… 너무 쉽게 평가하는 건 금물입니다. 조금 더 흐름을 지켜보시죠.
오늘은 환율에 대해 말씀드려봤습니다. 내일 에세이에서 뒷 얘기 이어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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