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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430

by sperantia 2022. 5. 1.

주식 시장 분위기가 참 뒤숭숭합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해 11월 고점 대비로 20%이상 하락했구요, S&P500 지수 역시 고점 대비 10%이상 하락했죠. 에너지 관련주들이나 금리가 상승할 때 수혜를 받는 금융주들까지 동반 부진하면서 지난 3월 FOMC 날짜 당시 기록했던 저점을 하회했습니다. 3월 FOMC 직후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큰 폭 상승했던 것을 모두 되돌렸네요.. 이후에 말씀을 드리겠지만.. 1월 FOMC 때 바닥을 한 번 만들면서 밀어올렸다가 흘러내렸고.. 3월 FOMC 때에도 바닥을 만들면서 강하게 말아올렸다가 흘러내리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는데요, 이번 5월 FOMC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는지 지켜보시죠. 

 

FOMC에 대한 Buy the Dip 쪽의 아이디어는 심플한 듯 합니다. 비둘기파적으로 나오면 대형 호재가 되는 것이구요.. 매파적으로 나오면 경기가 둔화될 것이고… 그로 인해 금리 인상을 포기하거나 혹은 되려 금리를 내릴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대형 호재가 된다는 것이죠. 매파나 비둘기파나 어느 쪽이나 대형 호재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비둘기파는 단기로 대형호재이고(장기로는 모르죠) 매파는 단기로는 악재일 수 있지만 중장기로 호재라는 해석이 됩니다. 그럼 당장 팔았다가 나중에 사면 되는 것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고점과 저점을 맞출 수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굳이 팔지 않고 버티고 있으면 머지 않은 미래에 크게 올라주면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이걸 많은 사람들이 지난 10여년의 시장 흐름 속에서 학습 효과를 통해서 배웠다면… 많은 이들이 매파적 악재에도 주식을 팔지 않고 버틸 겁니다. 아니.. 되려.. 지금의 낮은 가격을 호재로 보고.. 조금 더 빠지더라도 향후에 많이 말아올릴 것이니까 더 달려야 한다는 인식으로 강하게 매수세로 붙을 수 있죠. 이거 하나는 확실한 듯 합니다. 지난 10여년 간 연준이 계속해서 유동성을 공급해주면서 주식 시장의 Buy the Dip이 너무나 강해졌다는 것… 그거겠죠. 

 

최근에 나오는 기사를 보면 이렇게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둔화가 가속화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늦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힘을 얻는 듯 합니다.(주식 시장의 하락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거겠죠) 위안화가 절하로 돌아선 이후 저는 글로벌리 소비의 공백이 커질 수 있음을 말씀드렸었죠. 전세계에 미국을 제외한 어떤 국가도 소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은 거대한 돈 풀기에 힘입어 엄청난 소비를 하고 있죠. 물가가 올라도… 금리가 올라도.. 워낙 많이 퍼줬기 때문에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아직은 남아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힘이 조금씩 빠지고 있다는 얘기겠죠. 일단 더 이상의 재정 부양은 없죠. 인프라 투자 정도로 나누어서 진행을 하지.. 일시금을 정신없이 퍼주는 지난 코로나 사태 당시의 경기 부양은 이제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금리를 인상하면서 유동성 파티에서 벗어나고 있죠. 올라버린 모기지 금리 등은 대출 이자 부담을 높이게 되면서 소비에는 시차를 두고 타격을 주겠죠. 자산 가격의 조정 역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계속해서 주가가 오른다면… 소비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겠죠. 오늘 과소비로 100만원을 썼지만 오늘도 주가가 200만원 올랐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데요… 미국 나스닥 주가가 상승을 멈춘 것이 지난 해 11월이었으니까요.. 거의 6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본격적인 하락은 올해 초부터 시작되었으니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 역시 개연성이 있는 얘기가 됩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흘러나오던 재정 및 통화 부양, 그리고 꺾이지 않을 것 같던 자산 시장이 상승을 멈추게되는 상황에서 물가가 빠르게 오르게 되면 시간을 두고 아무래도 소비가 영향을 받게 되겠죠. 기사 하나 인용하고 가죠. 

 

 

“가장 큰 문제는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자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할지 여부다. 소비지출은 현재로서는 잘 견디고 있지만 몇몇 지표에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높은 가격과 대출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E)의 캐슬린 보스잰식 수석 미국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는 미국 경제의 주된 동인"이라며 "그래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따라 경제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이 올해, 내년에도 계속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소비자에 대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과 소비심리 후퇴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2. 4. 30)

네.. 미국의 소비가 아직은 탄탄하지만 시간을 두고 조금씩 식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기사입니다. 전세계의 소비가 위축되어 있고 미국의 소비가 사실 가장 큰 역할을 하는데.. 이 쪽의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결국 강한 글로벌 성장 둔화를 부를 수 있겠죠. 그럼 저성장 기조가 나타나게 되니까.. 부양책을 다시금 가동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를 재개하는 방법이 바로 그겁니다. 

 

이게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요… 과거와 물가 레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8.5%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PCE물가지수 역시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훌쩍 넘는 5%이상의 레벨을 보여주고 있죠. 인플레가 3월에 피크아웃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피크아웃은 물가가 급락한다는 것이 아니라 8.5%에서 추가 상승을 멈추고 소폭 되돌려진다는 겁니다. 그런데요… 목표치를 2%라고 본다면… 8.5%에서 조금 추세가 꺾이면서 8.3%.. 이렇게 나온다고 해서… 이제 물가 문제는 해결되었다.. 라고 선언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리라 생각합니다. 

 

과거에는요.. 물가가 2% 언저리에서 조금 더 올라가려고 할 때 금리 인상을 시작했구요…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에 시장이 반응했고 주식 시장 등이 긴장을 하고 소비가 다소 위축이 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고개를 푹 숙이고 무너지기 시작하곤 했죠. 그럼 어느 새 2%밑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그럼 연준 입장에서는 화들짝 놀라서 디플레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바로 금리 인하 혹은 통화 완화로 전환을 할 수 밖에 없었겠죠. 그런데요.. 지금은 성장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8.5%의 물가 레벨이 바로 2% 밑으로 주저앉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요… 과거에는 물가가 소폭만 방향을 꺾어도 연준이 완화 정책으로 바로 선회할 수 있었죠. 그런데.. 지금처럼 이 정도로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면 성장이 조금 꺾였다고 해서 바로 방향을 완화로 급격하게 선회하는 것이 가능할지… 고민을 해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성장이 꺾였을 때 연준이 완화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더라도.. Buy the Dip에 익숙해진 자산 시장에서 자산 가격의 선제적인(?) 상승세가 나타난다면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는 속도가 더욱 늦어질 수도 있겠죠. 성장이 둔화되기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성장 둔화를 커버하기 위해 돈을 풀어주니까 주가가 오르는 겁니다. 그런데 성장이 둔화되어도 물가 상승세가 느리게 내려온다면…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거겠죠. 이제는 금기어처럼 되어 있는 “일시적”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놓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서요… 만약에 인플레이션도 많이 꺾였다고 가정을 해보죠. 그럼 과거처럼 연준이 과감하게 돈을 풀 수 있을까요? 인플레이션이 씨가 말랐다… 돌아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인식이 팽배했을 때 부담없이 돈을 풀어주면서 코로나 국면에서도 자산 시장을 말아올려주었지만… 인플레이션이 거대한 괴물로 변하는 것을 목격한 이후… 간신히 고생 고생해서 물가를 납아내렸는데.. 성장 둔화를 보면서 바로 예전처럼 돈을 마구잡이로 풀어줄 수 있겠는가.. 에 대해서도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겁니다. 아마 통화 완화의 강도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성장이 둔화되어도 물가 상승세의 둔화가… 매우 천천히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가 하나구요.. 다른 하나는 성장 둔화 이후 물가가 잡히더라도… 과거와 같은 수준의 과감한 통화 완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이 정도가 됩니다. 

 

물가가 생각보다 천천히 내려온다…. 그냥 단순히 물가의 레벨 자체가 2%를 훨씬 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라는 얘기도 일견 타당성은 있지만… 그 세부로 들어가면 반박하기 다소 어려운 얘기들이 나옵니다. 그 중 하나는 임대료죠. 주택 임대료는 물가 상승이 된 직후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뒤늦게 따라올라오는 경우가 있죠. 임대료는 한 번 올라가면 쉽게 내려오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의 임대료가 서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임대료가 상승하면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제한될 수 있겠죠. 

 

임대료보다 더 두려운 것은 바로 임금입니다.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는데… 일자리가 넘칩니다. 사람이 부족하니 “사람값”인 임금을 올려줘야 하겠죠. 임금을 올려주면 생산 비용이 늘어난 만큼 기업은 이를 판매가격에 전가를 하게 됩니다. 그럼 물가가 뛰겠죠. 그럼 임금을 더 올려줘야 하고.. 생산 비용이 늘고.. 판매 가격에 전가하고… 물가 뛰고.. 임금 올려주고.. 이를 임금-물가 악순환이라고 일컫고 있죠. 임금은 한 번 올라가면 진짜 내려오지 않는.. 그야말로 하방 경직성이 가장 강한 자산이죠. 임금 상승이 나타나면 진성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인플레가 상당히 오래갈 것 같다는 근거로 임금 상승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연준 위원들도 아직은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낙관론을 제시하곤 하죠. 네.. 이 분들도 그만큼 걱정이 되는 겁니다. 파월 의장이 코멘트 두 개를 잠깐 보죠. 먼저 지난 해 12월 초 얘기입니다.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사진) Fed 의장도 “내년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임금 상승에 대해선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적 상승(wage-price spiral)이 나타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문화일보, 21. 12. 2)

 

 

네… 임금 물가의 악순환적 상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고 나와있죠. 인플레이션이 매우 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주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아직은 강할 뿐 아니라 쉽게 내려오지 않는 인플레이션… 즉, 임금-물가 악순환적 상승에 걸리지 않았기에 완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혹여나 그렇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거죠. 그럼 4월 말인 지금 파월 의장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기사 보시죠. 

 

 

“아울러 그(파월 의장)는 근로자의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과 함께 '임금-물가의 악순환적 상승(wage-price spiral)'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2019년 7월 실업률이 3.5%로 수십년 만에 최처치였으나 물가 상승률은 2%를 밑돌았던 점을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도 일축하며 "공급과 수요가 더 가까이 함께 있는 나은 곳으로 옮기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뉴시스, 22. 4. 22)

 

 

네.. 지난 4월 22일 파월의 발언입니다. 아직 임금-물가의 악순환적 상승 기조로 접어들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죠. 네.. 진짜 이렇게 진행되면 골치 아플 겁니다. 그런데요… 오늘 새벽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 비용 상승을 보면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고용비용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계절 조정 기준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인 1.1%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고용비용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 1.0%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추가 상승했다. 1분기 고용비용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4.5% 상승해 전분기의 4.0% 상승을 웃돌았다. 고용 비용의 70%를 차지하는 1분기 임금은 전분기보다 1.2% 올랐고, 보험 등 임금 외 다른 보상은 전분기보다 1.8%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4.7%, 4.1% 상승했다.”(연합인포맥스, 22. 4. 30)

1분기의 고용 비용 상승세가 상당히 빨라졌다는 기사죠. 이렇게 되면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성장이 조금 둔화된다고 예전처럼 눈사람처럼 사라져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죠. 그리고 그게 더 악화되면 말씀드렸던 것처럼 임금-물가 악순환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겁니다. 만약 임금-물가 악순환에 접어들게 되면 이를 제어하기 위해 보다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겠죠. 

 

최근 금융 시장 동향을 보면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어김없이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이 내려왔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내려왔고,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하곤 했죠. 네.. 주가 하락이 성장의 둔화를 보다 앞당기게 되면 연준이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빠른 금리 인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 기저에 깔려있었던 겁니다. 그런데요.. 오늘 새벽은 장이 조금 독특했죠. 주가는 큰 폭 하락했는데요…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고개를 뻣뻣하게 들었구요…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모두 상승했죠. 10년 국채 금리는 2.938%를 기록하면서 기존의 고점이었던 2.98%에 다시금 바짝 다가갔구요… 2년 금리 역시 2.73%를 나타내면서 기존 고점인 2.789%를 향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 & 금리 하락 & 달러 강세가 아니라.. 주가 하락 & 금리 상승이 나타난 것이죠. 그리고 미국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엔과 유로 대비 달러가 약세를 보였는데요… 엔 및 유로 캐리 청산에 대한 이슈인지.. 여부를 조금 더 보고서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에세이도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네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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