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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505

by sperantia 2022. 5. 8.

어린이 날은 언제나 참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가치주 펀드에서 홍보 문구로 그 얘기를 적었었죠. 어린이날 놀이동산에 가지 마라.. 라는 얘기.. 개인적으로 당시에도 공감을 많이 했었는데요, 오늘처럼 직접 어린이 날 차 막히고 사람들에 치이다 보면 더욱 절실하게 공감하게 됩니다. 게다가 날씨도 좋았구요, 마스크도 벗을 수 있다고 하니 이런 날은 기쁜 마음으로 좀 고달프더라도 감수해야 할 듯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좀 패스하면 좋은데요, 그래도 FOMC인데 그냥 보낼 수는 없겠죠. 간단한 코멘트라도 드리고 주말 에세이에서 자세한 부연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FOMC에서는 파월 의장이 특유의 시장 달래기 신공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75bp 인상까지 걱정하면서 두려움에 떨던 시장에게는 상당한 위안을 주었죠. 75bp금리 인상이라는 불확실성은 상당 수준 해소되었죠. 물론 50bp 금리 인상 당시에도 그건 오버다… 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후에는 50bp로 진행되었던 적이 있습니다만.. 적어도 당분간은 75bp 금리 인상을 걱정하지 않게 만들어준 듯 합니다.

 

그런데요… 이런 생각을 해보죠. 지난 3월 FOMC 당시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2.2%수준이었는데요, 요게 5월 FOMC 직전에 3.0%를 넘어섰더랍니다. 상당히 매파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던 것인데요… 그 매파적인 스탠스에는 우선 50bp 금리 인상이 수차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와 4월 초에 브레이너드 및 3월 FOMC 의사록에서 연속 콤보로 때려버렸던 양적 긴축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최근에는 75bp 금리 인상까지 반영되었을 겁니다. 즉, 4월 초에는 50bp & 양적긴축이.. 이번 FOMC 직전에는 75bp & 양적긴축이 반영되었던 것이죠. 여기서 파월은 75bp & 양적긴축은 좀 많이 나간 것 같다라며 50bp & 양적긴축을 말했구요… 시장은 환호했죠. 자.. 다시.. 4월 초에는 50bp & 양적긴축이 두려웠는데… 지금은 50bp & 양적긴축을 호재로 인식하고 있죠. 세게 지르고… 너무 질려있으면 살짝 풀어주고… 그런 방식 아닐까요? 덕분에 2000년 5월 16일 이후 22년 만에 최초로 진행하는 50bp 금리 인상과… 2017~18년 진행 당시보다 4배 빠르고 2배 더 많은 양적 긴축을 단행하면서 이를 시장이 호재로 인식하게 한 겁니다. 둘 다 뺏는다고 한 다음에 하나만 빼앗으니까 고맙다고 하는 격이라고 할까요… 애니웨이… 50bp 인상과 양적긴축이 시작되었답니다. 그리고 항상 말씀드리는 것처럼 시장이 견뎌낸다면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한 스텝 더 빠르게 갈 수 있겠죠. 75bp를 받아들이기에 시장 부담이 있을 것 같다는데 연준 내부의 공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불라드 총재가 얘기했던 중립 금리에 대한 얘기도 있었는데요… 파월 의장은 중립 금리를 2.0~3.0% 사이에 있다고 아주 브로드하게 얘기했죠.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 이상으로도 인상이 가능하다라는 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기에 2차례 더 50bp 인상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이후에는 25bp인상 쪽을 택하게 될 것 같다고… 코멘트를 주었죠. 앞서 에세이에서 적어드렸던 것처럼 불라드 총재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잡아내리기 위해서는 중립금리 위로 금리를 올려서 긴축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위원들은 중립 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한 후에 상황을 보면서 추가 인상을 논하자라는 쪽으로 기울어져있죠. 이 둘이 배틀이 붙었는데요.. 이번에는 불라드가 밀린 듯 합니다. 마치 3월 FOMC 에서 50bp 인상을 주장하다가 밀려서 25bp인상을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애니웨이… 불라드 총재의 주장이 워낙 강경하고 급진적이기에 이번에도 먹히지 않았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두가지로 나타났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파월 의장은 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죠(역설적이게도 이 말을 하자마자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지수가 급등했답니다.. T.T).. 불라드 총재가 얘기하는 겁니다. 물가를 잡아내리기 위해서 중립 금리 위로 기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구요… 여기에 대해 반론하는 거죠. 보니까 3월 물가 지수가 피크아웃한 것 같은데 그럼 알아서 내려올 물가를 왜 굳이 중립 금리 위로 올리면서 모험까지 하면서 잡으려고 하느냐.. 라는 반론을 할 수 있었겠죠. 파월 의장이 기자 회견 때 강조했던 이 부분은 분명 FOMC 회의 과정에서도 언급이 되었을 겁니다. 

 

둘째, 개인적으로 조금은 빨리 나오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연준 내 매파 중에도 약간 결이 다른 매파가 있습니다. 중립 금리 위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양적긴축도 빨리 가자고 하는 불라드와 같은 극성 매파가 있는 반면… 다소 유연한 매파도 있죠. 캔자스시트 연은의 에스더 조지 총재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이 분은 금리 인상을 너무 빠르게 하면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짊어지고 가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죠. 그래서리…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살포시 낮추고 양적긴축을 이어간다면 보다 바람직하게 이번 긴축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에스더 조지 총재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양적긴축이 빠르게 들어오면서 기준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늦춰질 수 있죠. 3주 후 의사록에서 확인이 되겠지만… 과도한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면서 양적 긴축과의 합성 작용 결과를 조금 주시하자라는 얘기가 있었으리라 봅니다. 금리 인상은 매 FOMC 마다 라이브로 진행되겠지만(결과가 계속 바뀌겠지만) 양적긴축은 한번 정해지면 바꾸기 전까지는 autopilot(자동 진행)이 될 테니까요.. 음.. 무슨 소리인지.. 하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듯 하여 주말 에세이에 이 부분을 좀 자세히 다루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코멘트를 던졌을 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코멘트를 드립니다. FOMC 에서 비둘기로 나오면 주가에 호재죠… 매파로 나오면 경기가 둔화될 것이고…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늦추는 비둘기로 바뀌게 될 것이니 이 역시 호재가 아닐 수 없을 겁니다. 결국 단기로 호재냐.. 단기로는 아프지만 중장기 호재냐.. 정도로… 그냥 환호해주면 되겠죠. 이게 지금 시장에 살아있는 Buy the Dip 논리의 핵심을 겁니다. 

 

그런데요… 반대로 이런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매파적으로 나오면 그 자체로 악재이고… 비둘기파적으로 나오면 단기로는 호재일 수 있지만 유가를 밀어올리고.. 자산 가격이 탄탄해지면서 소비가 강해지니 이로 인해 물가가 다시금 고개를 쳐들 수 있겠죠. 이렇게 고개를 쳐든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다시금 매파로 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FOMC 에서 매파로 나오면 악재이고.. 비둘기로 나오면 인플레를 자극해서 악재가 된다… 앞의 얘기하고는 완전히 반대 해석이 아닐까요?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국제 유가와 기대 인플레이션.. 이게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죠. 주말 에세이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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