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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602

by sperantia 2022. 6. 4.

벌써 6월입니다5개월이 꽉 차도록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네요. 코로나 이후 뜨거운 금융 시장을 만든 핵심 동력 중에 심리가 존재한다면… 네.. 강세장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그런 심리가 존재한다면.. 5개월 여가 지나는 동안에 조금씩 지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얘기 있쟎아요. 포기했다고… 자산 시장이 인플레와 연결이 되어 있다면…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인플레의 상승을 계속해서 추동하는 원동력이라면… 자산 가격이 약간의 완화 시그널을 준다고 활짝 웃으면서 역사적인 리바운드를 보이는 것이 연준에게 반가운 일은 아니겠죠. 어제 아이들이랑 쥬라기 월드 3를 봤는데요… 공룡이 완전히 갈 때까지는 조금 힘들더라도 숨도 쉬지 않고 숨어있어야 할텐데… 공룡이 살짝 등 돌릴 것 같으니 춤을 추는 양상이 아니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부터 양적 긴축에 돌입한다고 하죠. 양적 긴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연준도 전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두렵게 느껴집니다. 그냥 멀쩡할 때 때리는 거하고… 지쳐있을 때 때리는 건 사뭇 다른데요… 어느 정도 강도일지 감이 오지 않네요. 시장이 이미 선반영하고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어서 조언을 드리면요… 양적 긴축으로 인한 효과가 뒤늦게 나타났던 경우가 있는데 2019년 9월 레포 사태라는 겁니다. 은행의 지준이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면서 나타난 일인데요… 그 시그널은 양적긴축을 이어가다가 중단했던 19년 1분기부터 살짝 나타나기 시작했었죠.. 저 역시 당시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19년 9월에 레포 시장에서 난리가 났던 겁니다. 

 

뭐.. 레포 사태.. 나봐야 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도 않았는데 뭐가 그리 걱정임??이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죠. 네.. 당시에는 레포 사태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지나갔는데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연준이 돈을 퍼 넣어줘서 그렇습니다. 당시 에세이를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거의 양적완화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은행에 지급준비금을 채워주는 작업을 했었죠. 그래서 저는 이를 “유사 양적완화(pseudo QE)라고 불렀었답니다. 유사 양적완화의 힘으로 시장이 오히려 돈을 더 많이 받으니까… 시장 참여자들은 레포 사태는 대형 호재라고 느끼게 되죠. 그런데요.. 당시에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인플레 압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인플레 압력이 상당히 높은데… 양적 긴축을 기존보다 2배의 속도로 진행해야 하는데… 2배로 양적긴축 진행하면서 뒤로는 유사 양적완화를 하는 것이 모양새가 별로겠죠. 

 

아.. 그럼 양적긴축은 아주 안좋은 것인가… 물론 시장에 좋은 뉴스는 아닙니다. 긴축한다는데… 유동성의 힘에 의존해서 강한 흐름을 이어왔던 시장에 좋은 건 당연히 아닌데요.. 그래도 연준이 이렇게 진행하는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양적긴축이 금리 인상을 늦춰주는 게임체인져가 될 수 있다고 보구요… 양적 긴축이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가능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매우 매우 길고 복잡한 얘기니까요.. 주말 에세이에서 다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면요… 심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 있죠.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려와서 하단을 때리면… 투자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거의 다 온 거 아닌가.. 설마 연준이 이 정도에서 더 때리겠어??? 대충 무언가 시그널을 줄 때가 된 것도 같은데… 시그널만 나오면… 바로 반등이 크게 나오니까.. 그 땐 레버리지로 더 태워서 손실을 좀 크게 메워줘야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죠. 뉴욕 빌딩에서 떨어지는 게임이 있는데요… 스파이더맨이 받아주는 겁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바닥 바로 근처에서 끌어올려줘야 가장 스릴이 넘치는 것 아닐까요? 바닥에서부터 빌딩 꼭대기로 되돌아올라가는 짜릿함… Buy the Dip의 심리는 여전히 그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금융 위기 이후 13년간 이어져왔던 강세장을 얘기하죠. 떨어지면 결국에는 연준이 나서서 돈을 풀어주었다… 라는 겁니다. 

 

실제 지난 5월 중순 이후 불라드와 파월 등이 약간의 변화 시그널을 던지자 시장은 이게 시그널이구나.. 라면서 반색을 했죠. 채권 금리는 오르지 않고… 주식 시장은 초강세를 나타냈더랍니다. 주가는 뛰고 금리는 내리고… 전형적인 고성장 저물가 국면에서 나오는 흐름이죠. 물가는 잡아족치고 성장은 아름답게 남아있을 것이라는 기대.. 이게 작용하는 흐름입니다. 

 

그런데요… 이게 쉽지는 않죠. 너무 빠른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경우.. 이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겠죠. 그럼 연준 입장에서는 포워드 가이던스 등으로 한참 시장에 경고를 날렸기에… 어느 정도 투자 심리가 가라앉았을 것이라 봤는데.. 여전히 강하게 살아있다면… 조금 더 이어갈 필요성을 느낄 겁니다. 그럼 다시금 나팔수들을 투입해서 경고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죠. 월러와 불라드의 화려한 귀환…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럼 아… 금리 인상이 여전히 남아있구나… 공룡이 떠난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금 긴장의 고삐를 죄게 되겠죠. 지난 이틀의 장을 보면 주가는 하락하는데.. 금리가 강하게 뛰어오르는 그림이었죠. 저성장 고물가 그림에서 나타나는 주가 하락 & 금리 상승 국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한동안 인플레이션이 해결되지 않고… 저성장 고물가 & 고성장 저물가를 와리가리 하게 되면… 투자 심리도 지치겠지만 실물 경제 역시 지쳐 떨어지지 않을까요? 물가 상승이… 그리고 금리 상승이… 결국 미국의 소비를 짓누르는 문제로 이어질 겁니다. 그럼 결국 성장 둔화가 나타나게 되는데요… 성장 둔화는 수요를 무너뜨리면서 중장기적으로 물가 역시… 잡아버리는.. 저성장 저물가의 디플레의 늪으로 끌어들일 수 있죠. 월마트와 타겟 실적이 나왔던 5월 초순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도 하락하는.. 그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진짜1~2주에 한 번씩 시장이 컬러를 바꾸니까요… 당황스러운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너무 시장을 따라가거나 시장을 맞추는 전략보다는 여러 자산을 깔아두는 전략이 맞을 듯 합니다. 복잡하다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렇게 빨리 변하는 시장 컬러를 따라가서 맞추는 것보다는 훨씬 쉽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주말 에세이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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