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얘기로 바로 들어갑니다. 주가가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하락했죠. 1개월 여 전에 저점을 기록한 후에 스물 스물 반등하던 주식 시장이 흔들린 겁니다. 지난 1개월 여의 반등 흐름의 핵심은 경기 침체에 대한 환호(?)에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오건 말건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고 유동성 공급을 늘려주게 되면 이 돈이 다시금 성장이 희소한 성장주 등으로 몰리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주가 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죠. 지난 10년 이상 이어져왔던 저점에서의 주식 시장 반등 논리의 핵심입니다. 오늘 하락장은 이런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뉴욕 증시는 전반적으로 큰 폭 하락했는데요, 나스닥의 하락폭이 더욱 컸습니다. 채권 시장으로 넘어오면 2년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고, 10년 국채 금리는 큰 폭 하락하면서 다시금 3.0%밑으로 밀려내려갔죠.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스탠스는 살짝 흔들리지만… 중장기 경기 둔화 우려는 더욱 크게 흔들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걸 앞의 주식 시장과 연결하면 조금 독특하죠. 금리가 내려가면 보통 나스닥이 다른 시장 대비해서 선전하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되려 나스닥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죠.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더 많은 돈을 공급하고… 그렇게 되면 나스닥으로 돈이 쏠린다는 논리가 다소나마 흔들리는 것 아닐까요? 물론 최근에 반등폭이 다른 시장 대비 컸으니까 되돌림이 더 클 수 있다는 기술적인 해석 역시 일리가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조금 더 볼 필요가 있겠죠.
국제 유가는 다시 한 번 눌리면서 배럴 당 103불 수준에서 끝났구요, 하이일드 채권도 눌려버렸습니다. 그리고 금 역시 약보합세였는데요.. 킹 달러의 위엄에 크게 눌리면서 대부분의 자산들이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달러 인덱스는 108수준을 넘어섰는데요.. 유로화와 거의 패러티 수준(1유로 = 1달러)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결국 유로존의 성장 둔화 우려가 큰 것인데요.. 유로존 전체의 성장은 미약한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니 금리를 인상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각 국가의 성장이 다 다르다는 점이죠.. 각 국의 경제 상황이 다른데 동일하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꽤 큰 문제를 만들게 되죠.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국가들에게 말입니다. 이렇게 되니까.. ECB 역시 당황하면서 금리 인상을 선언하고..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에게는 유동성 공급을 늘려준다고 얘기하는데요… 독일은 이런 행태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섭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는 얘기인데.. 무슨 얘기인지는 공감합니다.. T.T
애니웨이.. 이렇게 투닥거리게 되면 유로존 역시 무언가 정책을 밀고 나가는데… 잡음이 많고… 일관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럼 미국처럼 금리 인상 속도가 결!코! 빠를 수 없습니다. 그럼 유로존은 계속해서 완화적인 통화 정책 속에서 남아있게 되는 것인데.. 성장도 미국보다 약하고 금리도 미국보다 훨 낮으면 유로화는 약세 압력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유로화가 약세니까.. 수출이 잘되어서 좋겠다.. 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일본도 자국 통화 약세를 만들어서 여전히 환율 전쟁을 하고 있구요… 좋건 아니건 다른 신흥국들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눌려있는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유로화의 약세가 조금 더 두드러지는 것은 맞지만 차별적인 수출의 우위를 점할 정도는 아니죠… 두번째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게 되면… 파이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가 되는데 여기서 통화 약세 만들어봐야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겁니다..
그보다는 자국 통화 약세를 이렇게 뚜렷하게 만들었을 때의 부작용을 생각해봐야죠. 첫째는 유로존 내의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입니다. 지금 ECB의 등을 떠미는 것은 이례적으로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입니다. 이걸 사전에 제어하지 못하면 유로존은 그야말로 재앙을 만나게 되죠. 미국이 걱정하는 것처럼 거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유로존에 뿌리내리게 되면 향후 유로존은 경기 부양을 하기가 참 어려워질 겁니다. 물가가 크게 오를 위험이 상존하는데 양적완화를 단행한다… 이거 쉽지 않죠. 지금보다 5년 후 유로존은 더욱 더 많이 투닥거릴텐데요.. 지금은 그나마 저금리로 경기 부양이나 할 수 있지 기대인플레가 자리잡으면 이것도 기대 난망이 됩니다.
통화 약세에 대한 부담은 유로존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죠. 이번에 한은도 기준 금리 빅스텝 인상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힘을 얻는 이유도… 이번에 빅스텝을 가지 않으면 미국과의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게 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크게 뛰어오를 겁니다. 그럼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게 되고… 결국 물가 잡기 위해서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죠. 그럼 환율을 튀어오르게 만든 이후에 금리까지 인상하는 것보다는.. 미리 금리를 인상해서 환율이라도 조금 더 안정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대규모 완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역주행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구로다 총재를 보면서 엔화는 더욱 더 약세폭을 높이면서 달러 당 137엔을 넘어섰죠. 일본의 수출보다도 일본 내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정리하면 달러는 강세이고… 미국 금리 인상은 미국의 소비를 어떻게든 쿨 다운 시키게 되겠죠. 미국 소비가 줄어든다는 얘기는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그 상황에서 유로존과 일본은 자국 통화의 극단적인 약세 카드를 갖고 나오고 있죠(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요..)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은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커지기에 힘겨워집니다. 그래도 달러 강세 하 자국 통화의 약세가 나오니까 수출을 늘릴 수 있는데… 문제는 엔화와 유로화가 초약세를 보이면서 다가오니.. 강달러의 수혜를 오롯이 받을 수 없는 거죠. 신흥국들은 더욱 더 사면초가에 빠지게 됩니다.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하면서 어느 새 올해 상반기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브라질을 보면 신흥국이 처해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공감하게 하네요..
물가와 금리도 무섭지만.. 그 뒤에 따라나올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경기 침체는 나의 친구라는 Buy the Dip의 논리가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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