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1유로 당 1달러를 일시적으로 하회했네요. 유로화 약세가 더욱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유로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를 의미하게 되죠. 달러 인덱스가 달러 당 108에 근접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느끼는 부담감이 더욱 커지고 있죠. 신흥국 입장에서는 참 어려울 듯 합니다. 우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니… 달러화 표시 부채의 실질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기겠죠. 글로벌 투자자들도 똑같습니다. 어려울 때에는 대출이 일어나지 않고 기존의 대출을 회수하려고 하죠. 그럼 달러 대출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텐데요… 그렇게 되면 신흥국 입장에서는 달러로 이 달러 빚을 갚아야겠죠. 그럼 달러를 사야할텐데요… 와… 달러가 비싸진 거죠… 그럼 앉은 자리에서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고 하는 게 맞겠죠. 상환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힘겹습니다. 달러 빚의 이자는 당연히 달러로 나가게 될 텐데.. 이자 부담도 늘어난 거죠. 지금 글로벌리 자금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죠. 여기서 자금은 ‘달러 자금’일 겁니다. 추가로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운데 달러 부채 원금 상환 부담이 생긴 쪽은 좌절일 거구요.. 원금 상환까지는 아니라도 이자 부담이 늘어난 점 역시 큰 부담 요인이 될 겁니다.
달러 강세로 인한 부채 부담 증가에다가 엔화와 유로화 등의 약세로 인해 수출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죠. 그리고 추가적인 달러 강세를 최소화하는 차원의 기준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과정에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달러 강세로 인한 자국 통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높아진 만큼 인플레이션 부담도 커집니다. 이자 부담 커지고…. 부채 부담 커지고… 수출도 쉽지 않고… 물가도 오르고… 글로벌 경기도 둔화되는 양상이죠… 지난 해 여름에 IMF에서 SDR을 추가로 지급해주고… 연준에서 FIMA 레포를 깔아서 방어막을 쌓아주고… 무제한 양적완화의 호시절 속에서 달러를 쟁여두고… 이렇게 했어도 이런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 버텨내는 게 쉽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이게 현재 이머징이 처해있는 상황이죠.
유로화 약세에 대한 말씀을 조금 더 이어가보죠. 결국 문제의 발단은 유로존의 금리 인상입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유로존은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다.. 라고 얘기했던 라가르드 누님이 얼굴이 하얗게 떠서 기준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를 하게 되죠. 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고 해도.. 이게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여놓게 되면 그야말로 노답이 됩니다. 그래서 7월 21일 ECB회의에서 기준 금리 인상에 돌입하겠다고 말한 거죠. 그리고 6월 ECB 회의에서는 양적완화를 종료해버렸답니다. 문제는 이런 물가 상승에 대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걸 얻어맞는 유로존 국가들의 체력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죠. 독일과 프랑스는 이 정도의 금리 인상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그리스 등의 국가들은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로존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취약국의 금리는 더욱 치솟기 시작했죠. 이는 유로존 위기 2.0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또 놀래버린 라가르드가 6월 ECB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 인상을 예고한 지 딱 1주일 만에 ECB긴급 회의를 열게 되죠. 그러면서 힘겨워하는 국가들을 위해 그 나라들의 국채를 사주겠다고 얘기하게 됩니다. 문제는 두가지라고 했었죠. 하나는 독일 등의 다른 국가들이죠… 국채를 사주겠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해당 국가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재정 취약국만 돈을 싸게 빌려준다는 얘기가 되는 거쟎아요? 그럼 재정을 탄탄하게 운영했던 국가에게는 금리를 올리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한 국가에게는 돈을 낮은 금리에 빌려주는 일이 벌어지는 거죠. 그럼 당연히 재정을 착실하게 운영한 독일 등의 입장에서는 좀 짜증나는 일 아닐까요. 그럼 누가 재정을 탄탄하게 운영하려고 할까요.. 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다른 하나는 긴축을 한다고 하면서 국채를 사면서 양적완화를 해주겠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이건 모순입니다. 한 쪽에서는 돈을 풀어주고.. 다른 한 쪽에서는 긴축을 가하는 건데요.. 돈을 풀게 되면 돈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돈의 값인 금리가 내려가게 될 겁니다. 그런데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네.. 풀어버린 돈 이상으로 자금을 회수해야 하겠죠. 다만 이런 구분은 가능할 겁니다. 이탈리아에 돈을 풀어주고… 독일 등에서 더 많은 자금을 회수하면 되는 거죠. 그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위해서 재정이 안정적인 국가들이 다소 불공평한 대우를 받게 되는 것 아닐까요?
여러가지 방안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독일과 이탈리아, 독일과 그리스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를 고정하는 방안이죠. 독일 금리가 1%라면.. 이탈리아 금리는 거기에 2%를 더해서.. 3%로 하는 겁니다. 독일 금리가 1.5로 올라오면 이탈리아 금리는 3.5%이상으로는 못올라가게 하는 거죠. 네.. 독일과 이탈리아의 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을 제한하는 겁니다. 이게 벌어지려고 할 때마다 ECB가 들어와서 이탈리아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주는 거죠. 그럼 이탈리아 국채 가격이 오르게 되면서… 국채 금리가 내려와서 3.5% 수준으로 다시금 내려와주겠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2%를 더해주는 것일까.. 라는 거죠. 독일보다 X%높도록 유지하겠다라고 할 때… 그 X%를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게 시장 원리에 맞는 것인지가 궁금한 거죠. 제가 이탈리아라면… 그 X값을 0.5%라고 할 거구요(독일보다 0.5%높다는 거죠.. ) 독일이라면 그 X값이 4%라고 하겠죠… (독일보다 4%높다..) 아니아니.. 독일은 X값을 구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고 하는 거겠죠. 실제 독일 중앙은행 총재도 얼마 전 직접 언급했었죠. 독일과의 일정 수준 스프레드, 즉 X값을 정하는 건 넌센스라구요…
다른 하나는 OMT입니다. 아.. 이거 설명하려면 사연이 참 긴데요…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죠.. 유로존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국채 보증을 서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 이탈리아와 그리스 국채에 아주 크리티컬한 이벤트가 터질 때에만 보증인이 나서서 도와주면 되겠죠. 돈을 빌려주는 것과 보증은 다릅니다. 돈을 풀어주면… 돈의 공급이 늘면서 금리가 내려가게 되죠. 그런데요.. 보증은 돈을 당장 풀어주지는 않죠.. 너무 위험해서… 그래서 사람들이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으면 금리를 높여서라도 돈을 빌려야 할 겁니다. 그리고 파산 위험이 커지면… 더욱 더 높은 고금리에 돈을 빌려야 할 겁니다. 그런데.. 보증인이 있다면?? 네.. 그럼 파산 위험은 사실 상 사라지게 되죠. 파산 위험이 사라진다는 얘기는 파산의 위험까지 반영한 수준의 금리 상승은 막아줄 수 있다는 의미 아닐까요?
다시 다시.. 양적완화는 직접 국채를 사서.. 국채 가격을 올리고.. 국채 금리를 찍어누르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럼 국채 금리가 바닥에 붙어버리게 되죠. 직접 국채를 사면서.. 해당 국가에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준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보증은… 국채를 사면서.. 금리를 찍어누르지 않죠. 그냥 내깔려 놓아둡니다. 다만.. 파산 위험까지 반영하면서 금리가 튀어오를 때… 보증인이 등장하면서 이 정도의 패닉은 막아주는 레벨로 유지해주는 거죠. 그럼 양적완화에 비해서.. 금리를 낮추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겠죠…
보증을 서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이게 또 간단치 않죠. 보증을 서줘서 파산은 아니겠지만… 파산 수준을 반영한 것은 아니어도… 금융 시장에서 이탈리아나 그리스 국채 금리가 높게 형성될 텐데요.. 그럼 이들 부채가 많은 국가들은 높은 금리로 인해서 성장이 훼손되는 문제가 생기게 되겠죠.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 통화에는 강세 요인이 됩니다. 그 나라 통화를 가질 때 더 많은 이자를 주니까요.. 그런데요.. 그런 금리 인상이 성장을 훼손시켜버리면 얘기가 다릅니다. 성장 훼손은 자국 통화의 약세 요인이죠. 최악은 찔끔 금리를 올렸는데.. 성장이 크게 훼손되는 거겠죠. 그럼 해당 국가 통화 약세 속도는 매우 빠를 수 있습니다. 지금 유로화가 흔들리는 이유 역시 여기서 찾으면 되겠죠. 그럼 시장이 아마도 그 생각을 할 겁니다. 유로존… 긴축 못하겠네..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답이 없겠네.. 라는 생각을요.. 이건 유로화의 추가 약세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유로존의 현 상황… 이렇게 살펴보았습니다. 21일 ECB 회의에서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 좀 더 보시죠.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재테크 > 주식.펀드.퇴직연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17 (0) | 2022.07.17 |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14 (0) | 2022.07.17 |
배터리 시리즈 기사 (0) | 2022.07.16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12 (0) | 2022.07.12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10 (0) | 2022.07.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