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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728

by sperantia 2022. 7. 30.

7월 FOMC가 끝났습니다. 다시 한 번 빅스텝을 밟으면서 0.75% 인상에 나섰죠. 시장 참여자들은 75bp인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이 되었고… 그 이후의 행보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되는데요… 연이은 75bp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의 예봉을 제압했다고 생각했는지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언급했죠. 9월에 50bp인상이 단행된 이후에는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게 될 것이라는 코멘트를 하게 되는데요.. 이를 반영하면서 연준 금리 인상 확률 역시 9월 50bp인상 확률을 85%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대비해서 75bp인상 확률 역시 15%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죠. 네.. 9월까지는 적어도 지금의 빠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 시장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가 재미있는데요,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확률을 72%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네요. 기존에는 52%수준이었는데, 전일 FOMC를 거치면서 72%정도의 확률로 25bp인상에 무게를 크게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말.. 두둥..ㅎㅎ 12월 FOMC에서도 0.25%인상될 확률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그럼 현재가 2.25~2.5%니까요.. 9월에 0.5, 11월에 0.25, 12월에 0.25%를 인상하면.. 3.25~3.5%로 올해는 끝나게 되겠네요. 실제 지난 6월 FOMC 점도표에서도 올해 연말 3.25~3.5%인상에 많은 위원들이 점을 찍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 FOMC의 특징은… 올해 들어서는 FOMC마다.. 점도표에서 예상했던 금리 인상 포인트가.. 계속해서 상향 수정되었는데 반해 이번에는 6월 FOMC에서 머무르게 된 것이죠. 75bp 인상의 파괴력이 나오는 건가요.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자신들이 그렇게 크게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식의 코멘트를 던집니다. 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그 예봉을 어느 정도는 꺾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일 FOMC 관전 포인트에서 2.25~2.5%라는 금리.. 연준이 기존에 중립 금리 레벨이라고 했던 그 금리에 단숨에 도달한 이후 어떤 식으로 움직이게 될 지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냥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적들이 주둔해있다고 추정되는 지점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 지점을 향해 우리가 한 부대를 끌고 가는 거죠. 그 지점 직전까지는 차량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지만.. 그 지점에 다가서게 되면 우선 차량에서 내려서 천천히 진격하겠죠. (영화 같은 곳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여기서부터는 천천히 한걸음씩 걸으면서 지뢰가 있는지.. 혹은 적의 움직임이 느껴지는지를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큼성큼 달리면 낭패를 보게 되겠죠. 네.. 연준이 말하는 중립금리라는 포인트에 도달하게 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 역시 그 속도를 늦추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파월 의장도 이에 화답하는 발언을 해주었죠. 

 

네.. 중립금리까지 오게 되면 고민이 많아질 겁니다. 여기서 잘못 치고 올라가면 물가도 잡지만 성장 역시 흔들어놓을 수 있죠. 최근 나타나는 시그널들을 보면 연준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요.. 우선 유로존만 해도 그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화악 알 수 있습니다.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차가 커지면서 달러 강세 & 유로 약세가 오는데.. 이로 인해 유로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유로존이 힘겨워합니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서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니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부채가 많은 국가들이 충격을 받는 거죠. 네. 가만히 앉아서 인플레로 고통을 받느냐.. 금리를 인상해서 부채로 고통을 받느냐… 이런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겁니다. 유로존 뿐 아니라 일본, 한국, 중국, 이머징 국가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성장 둔화는 미국 경제에도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죠(2019년에 이 같은 표현을 정확히 파월 의장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두번째는 사실 첫번째와의 동어 반복인데요…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미국만 이런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는 강한 성장을 갖고 있기에… 금리도 높고.. 성장도 다른 국가들보다 강하기에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게 되는 것이죠. 극단적인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에 그렇게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최근 기업 실적 발표에서도 과도한 달러 강세가 기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죠. 옐런 재무장관 역시 과도한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고, 이로 인해 이머징 국가들이 받을 타격 역시 언급했던 바 있습니다. 

 

세번째는 커져버린 장단기 금리차를 들 수 있겠죠. 단기 금리를 너무나 빠르게 인상하는데 경기 둔화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면서 장기 금리가 내려와버리니..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어버린 겁니다. 여기서 단기 금리 인상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게 되면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거죠. 지난 6월 FOMC에서 에스더 조지 총재가 75bp금리 인상에 반대한 이유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의미하게 되니.. 기준 금리 인상에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경고하는 시그널이라고 봐도 되겠죠. 네. 물가만 보면서 중립 금리 레벨까지 뛰어왔지만 중립 금리 레벨에 오면 성장 역시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겠죠. 

 

연준의 긴축 사이클, 그 끝이 보인다는 긍정적 기대가 커지면서 금융 시장 역시 뜨겁게 반응했죠. 우선 주식 시장은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를 중심으로 해서 힘찬 솟구침을 나타냈습니다. 나스닥이 4%가까이 반등하면서 불을 뿜었죠. 금리를 보면 연준의 단기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임을 반영하면서 단기 금리는 소폭 하락했구요.. 10년 장기 금리는 큰 폭 하락하다가.. 음.. 장 막판에 방향을 반대로 틀어서 하락폭을 일정 수준 줄이고 마감했습니다.(요건 뒤에 조금 더 이어가죠) 그리고 금 가격 역시 큰 폭 반등했구요… 위험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국제 유가 역시 크게 반등하면서 100불에 다시금 다가서고 있습니다. 달러 역시 소폭이나마 약세 전환했구요.. 

 

이제 문제는 다 풀려나가는 것인가요? 여기서 기존 FOMC의 케이스들을 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월 FOMC가 끝난 이후 주식 시장은 강한 반등을 나타냈죠. 금리 인상을 예고했는데…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이슈들이니까..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단어가 나오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었죠. 3월 FOMC에서는 25bp인상이 나왔는데.. 50bp인상이 아니어서 좋았다.. 라면서 반등했었더랍니다. (이 때 50bp인상하는 게 나았을텐데요… T.T) 5월 FOMC에서는 50bp인상을 했지만 주식 시장이 급등 마감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파월 의장이 75bp인상은 테이블 위에 없다는 코멘트를 했기 때문이죠. 6월 FOMC 전후해서는 연준의 비둘기파 위원들을 중심으로 7월까지 빠르게 간 이후 9월에는 25bp를 인상하거나 혹은 쉬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면서 시장을 다시 한 번 설레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5월 FOMC를 한 번 복기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 당시 파월 의장은 50bp인상과 함께 75bp의 가능성이 낮음을 공식적으로 안내하게 되는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완화적 코멘트를 던졌던 겁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이런 일이 벌어지죠. 연준이 저렇게 나오면… 인플레를 제압할 수 없을 것이고.. 뒤늦게 인플레 제압을 위해 말을 바꾸면서 보다 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할 수 있다는 두려움.. 요게 생겨난 겁니다. 그래서 5월 FOMC 이후 급등장은 이틀 만에 끝나게 되죠. 인플레이션 기대를 발본색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느슨하게 풀어주게 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준동… 요게 복병이 될 수 있죠. 

 

그리고… 만약 자산 가격과 인플레이션이 연동되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주말 에세이에서는 이 부분을 보다 자세히 다루어보겠습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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