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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805

by sperantia 2022. 8. 6.

아주 간단한 코멘트만 드릴까 합니다. 지난 주 FOMC가 끝난 후 시장은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죠.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연준 내 매파의 거두인 제임스 불라드 총재가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매우 유연한 발언을 했기에 가능했겠죠. 나름 연준 내에서는 탄탄한 입지를 쌓은 사람이니까요… 

 

그런데요.. 불라드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장의 기대와는 다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지금 시장이 바라는 것은 연말까지 3.25~3.5%정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그 이후에 내년 3월 정도부터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 는 반응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불라드는요.. 올해 말까지 3.75~4.0%까지 강하게 금리 인상을 해서 지금 인플레이션의 예봉을 확실히 제압하자는 입장입니다. 네, 연말까지 150bp의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죠. 그리고 실제 지난 6월 FOMC 점도표에서도 불라드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가장 높은 점인 4.0%에 점을 찍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강하게 끌어올리고 물가를 깨뜨린 다음에 기준 금리 인하로 접어들면 된다는 것이 불라드 총재의 생각인데요.. 현재 시장은 약하게 끌어올리고 기준금리 인하로 접어들면 된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이죠. 

 

음.. 그건 불라드가 매파라서 그렇다.. 비둘기파들은 얘기가 많이 다를 것이다. 그들의 의견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 는 반론이 있으실 겁니다. 최근 비둘기파 인사들의 코멘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죠. 대표적으로 에반스와 데일리의 코멘트를 잠시 들어보시죠. 먼저 시카고 연준 에반스 총재입니다. 조금 길더라도 읽어보시죠. 

 

 

“에번스 총재가 제시한 합리적 금리 인상 경로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25%~3.5%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기자회견에서 연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3%~3.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에번스 총재는 그러나 "만약 오랜 시간이 지나기 전에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약간 더 높은 경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에 은퇴하는 에번스 총재는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2~3번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까지 하락하는 데 더 많은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연준은 다소 더 오래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금리가 약간 제약적인 수준에 근접하면 연준이 금리를 더 빠르게 올린 후 몇 달 후에 인하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완만히 (속도를) 낮추는(gentle incline)' 것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우리가 원하는 곳까지 좀 더 부드럽게 도달하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빠르게 되돌아갈 필요가 없는 길을 가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2. 8. 3)

 

 

자.. 우선 첫문단을 보면 연말까지 3.25~3.5%까지 인상하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죠. 네. 역시 비둘기가 맞네요. 불라드의 3.75~4.0%보다는 확실히 낮습니다. 그런데요..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내년 초에 기준금리를 2~3번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좋다고 하죠. 헉.. 네.. 올해 3.25~3.5%구요.. 내년에는 4%정도까지는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는 겁니다. 아니.. 그럼 불라드와 뭐가 다른데.. 라는 생각이 팍 드실 겁니다. 거기에 대한 대답이 밑의 문단에 나오죠. 

 

금리를 너무 세게 올려서 긴축 우려로 인해 성장 둔화가 나타나게 되면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내려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죠. 이렇게 팍 올리고 팍 내리는 상황을 피하려면 천천히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마지막 문단이 예술이네요. 원하는 곳까지 좀 더 부드럽게 도달하고… 예상치 못한 이유로 빠르게 되돌리지 말자.. 라고 말합니다. 네. 내년에 더 올리기 위해서.. 내년에 내리지 않기 위해서 기준금리 인상을 천천히 가자라는 것이 비둘기파인 에반스의 입장입니다. 

 

올해 천천히 올리고 내년에 내리자는 시장의 기대와는 사뭇 차이가 있지 않나요? 에반스가 비둘기가 맞느냐.. 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푸근한 우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의 코멘트를 들어봅니다. 마찬가지로 꼼꼼히 읽어보시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아직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노력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데일리 총재는 이날 CN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거의 끝났다는 것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9.1%의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라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가격 상승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2%의 물가 목표와 비교할 때 "갈 길이 멀었다"라고 말했다.(중략) 데일리 총재는 "그중 일부는 사람들이 앞으로 우리가 하는 것을 예상하는 것이며, 그들은 그 기대에 반응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풀고, 그 일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이 "여전히 단호하며, 물가 안정을 위해 전적으로 단결돼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고 자만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 후 "한동안 높게 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는 것은 경제에 심한 부담을 준다"라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2. 8. 4)

 

우선 첫 문단을 보시면요… 아직 금리 인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죠.. 헐.. 비둘기 맞나요.. 두번째 문단에서는 현재 시장이 김칫국을 거하게 드시고 있다고 말합니다. 세번째 문단에서는 물가 잡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런데요.. 자.. 이제 마지막 줄을 보시죠.. 그대로 인용합니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 후 "한동안 높게 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는 것은 경제에 심한 부담을 준다"라고 말했다.”

 

 

빠르게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는 것은 경제에 심한 부담을 준다… 라는 얘기가 나오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닌가요… 네.. 에반스와 비슷한 코멘트로 보입니다. 비둘기들은요… 빠른 금리 인상을 원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내년에 내리는 것도 원하지 않죠. 매파는요.. 빠른 금리 인상을 원합니다. 대신에 내년에 내리기를 원하죠. 이 둘을 절묘하게 조합하면 빠른 금리 인상은 안하고 내년에 내리는 조합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요? 연준 내 매파와 비둘기파.. 그리고 이 둘의 가장 최적의 조합을 보는 시장.. 이 셋 중 무엇이 실현될지 궁금해지네요. 주말 에세이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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