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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607

by sperantia 2020. 6. 10.

오늘은 늦게서야 에세이를 쓰게 되네요. 후딱 쓰겠습니다. 일단 금요일 밤이었죠. .. 정말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답니다. 저도 15년 동안 시장을 봤지만 시장 컨센서스가 이렇게 크게 빗나간 건 정말 처음이었네요.. 그 전날 ADP지표를 통해서 조금 이상하다 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예상보다 조금 좋은 정도의 가능성 정도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 정도의 서프라이즈가 터질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미국고용 지표의 개선 이건 흠잡을 곳 없는 아름다운 성장의 개선 신호죠. 주식 시장에는 제대로 된 호재입니다.

 

금융 시장의 반응 역시 뜨거웠답니다. 우선 미국 주식 시장이 제대로 한 번 불을 뿜었죠. 아니아니 미국 주식 뿐 아닙니다. 전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눌러준다고 했는데 그리고 위험 자산은 모두 사준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한 2차 팬데믹등으로 다소나마 쫄아있던 시장 참여자들도 이제는 기다릴 수 없죠. 주식 시장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고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 주식 시장 뿐 아니라 전고점 대비 한참 밑에 내려와있는 이머징 주식까지 모두 사들이기 시작을 합니다. 미국, 유럽, 이머징 할 것 없이 주식이라고 생긴 건 모두 사들이는 기염을 토하네요 정말 대단한 상승세입니다. 모두 주식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기존에 주식 샀던 사람들, 혹은 채권 사들였던 사람들도 그 주식이나 채권을 담보로 주식을 더 사야 하지 않을까요? .. Fed가 사준다고 할 때 조금이라도 더 주식 보조금(?) 받으려는 매수세 역시 가담하면서 주식 시장이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죠.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집니다. 그럼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겠죠. 하루에 3%씩 오르는 주식을 사야지.. 그리고 모두 달려가서 사들이는 주식을 사야지.. 금리 0.8%를 주는 미국채를 왜 사들여야 하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 펼쳐지게 됩니다. .. 미국채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게 되죠. 그리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게 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공포가 엄습해오게 됩니다. 그리고 3월 말 시장 붕괴 이후 Fed가 지켜오던 0.8% 10년 국채 금리라인이 무너지면서 금리가 튀어오르자 국채 시장의 긴장감도 커지게 되었죠. 이런 긴장감은 국채의 매력을 떨어뜨리면서 국채 가격 하락, 즉 국채 금리 상승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0.9% 수준을 한 때 넘어서는 등 큰 폭 상승세를 보였죠. 주가 상승 & 금리 상승 전형적인 성장이 나오는 경제 상황을 반영할때 금융 시장이 이렇게 반응하곤 합니다.

 

성장이 나오게 되면 자금을 굳이 금리도 안주고 성장의 프리미엄도 얻을 수 없는 황금색 돌덩이에 묻을 필요가 없죠. 그 황금색 돌덩이를 금이라고 합니다. 금 가격이 예리하게 무너져내렸죠. 실물 경제의.. 특히 미국 경제의 성장과 미국 금리의 상승세 앞에 금은 맥을 못추는 자산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달러를 봐야겠죠. 미국 경제..여전히 견조하다는 인식에 미국으로 자금이 다시금 몰리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였는데요.. 엔화나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이게 되었죠. 다만 너무나 낮아져서 바닥에 붙어있던 그 외 이머징 국가들 통화 대비로는 달러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직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머징 국가들은 거의 죽음을 프라이싱하면서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는 크게 낮아져 있었죠. 미국의 고용 지표가 돌면서 성장이 재개된다는.. 즉 죽지 않는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이머징 통화 가치가 한 번 제대로 분출했던 겁니다.

 

주가 상승  채권 금리 상승(채권가격 약세) – 금 가격 약세  이머징 통화 대비 달러약세 &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 라는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 펼쳐지게 된 겁니다. 이 그림을 우리는 언제 봤냐면요…2017 3 ~2018 1월에 만났었답니다. 아주 아주 인상깊은 불 마켓이었죠.

 

.. 일단 아름다운 상승세가 나왔다는 것 그 의미에 대해서 해석을 해보았는데요 그럼 이런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일단 태클을 걸 대상이 없다면 당연히 이어질 수 밖에 없겠죠. 그 끝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Fed가 시장 금리의 상승을 눌러주면서.. 주식을 살 수 있는 여건을 이 정도로 조성해주는데 성장까지 빠르게 돌아서게 된다면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더 몰릴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낙관론이 더욱 더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그런데요 지난 해 8~9월을 회상해보면서 새롭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조금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지난 해 8월 초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고삐를 강하게 당겼죠. 전세계 주식 시장이 크게 무너졌구요.. 코스피 지수도 장중 한 때 1900선을 무너뜨리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켰답니다. .. 미중 무역 전쟁 심화된다는 얘기 하려고 하는 건감??? 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보시죠.

 

당시 Fed는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서게 되구요.. 시장 금리는 큰 폭으로 무너지면서 미국을 기준으로 사상 최저 금리 레벨로 걷잡을 수 없이 빨려 들어가게 되었죠. 금리가 내려가자 전세계 기업들이 우후죽순격으로 회사채를 발행해서 싼 금리에 자금을 빌리려는.. 혹은 기존에 비싼 금리에 돈을 빌렸던 기업들은 싼 금리에 돈을 빌려서 기존의 비싼 금리 대출을 갚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경기 부양을 위해 보다 많은 국채를 발행하면서 시중에서 자금을 빨아들이기 시작했었죠. 여기에 Fed기준 금리 인하와 미중 무역 합의 가능성이 부각되자.. 국채 금리가 다시금 빠르게 튀어오르기 시작했더랍니다 .. 국채 금리가 튀면서 국채가격이 하락했던 거죠.

 

..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죠.. 금리가 낮습니다. 그럼 헤지펀드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금리를 더 주는 곳을 마구잡이로 찾아다니겠죠. 그런데 좋은 방법이 생각난 겁니다. 기존에 채권 산 것을 담보로 돈을 더 빌리면 되는 거죠. 레포 시장이라는 곳에 가서 기존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리면 쉽게 자금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레포 시장에서 빌리는 돈은 1일 짜리 초단기죠. 1일 짜리로 돈을 빌려봤자 그 돈을 어따 쓰니.. 라는 반문을 비웃듯 이런 답을 합니다. 레포 시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1일 짜리 대출을 포에버로 연장할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거죠. .. 1일 짜리 대출이라도 1년 동안 매일 매일 연장하면 1년 짜리 대출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중간에 상환하라는 불안감이 존재할 수 있지만 지금 레포 시장 분위기로 봐서는 이렇게 유동성이 넘치는데 중간에 갚아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파악!하고드는 겁니다.

 

그럼 홍길동이 1억불이 있다고 해보죠. 1억불로 국채를 삽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들인 국채를 담보로 레포시장에서 돈을 빌리죠. 그렇게 빌린 돈으로 또 국채를 삽니다. 그리고 그 국채를 담보로 또 돈을 빌리죠. 그리고 또.. 국채를 사고.. 돈을 빌리고.. 국채를 사고.. 돈을 빌리고.., 지겹네요..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현금 1억불을 갖고 꽤 많은 국채를 사들일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 레포시장에서 대출을 받아서 사들인 겁니다. 그럼 내 자본은 1억불이구요 그 돈으로 10억불의 국채를 사들였던 거죠. 자산이 국채 10억불인 겁니다. 그리고 1억불로 10억불을 살 수 있게 했던 마법.. .. 레포 시장에서 빌린 9억불의 대출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거죠. 부채가 9억불인 겁니다.

 

이게 뭐가 문제인데 .. 저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요 지난 해 9월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국채 금리가 크게 튀어 올라가자 국채 가격이 크게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국채 가격이 무너지게 되면 앞에서 말씀드린 10억불의 국채 가격이 하락하게 되겠죠? 금리가 계속해서 낮은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리해서 사들인 국채였는데.. 아니아니.. 무리해서 빚까지 내서 사들인 국채였는데.. 이게 뭥미.. 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 그럼 국채 가격이 하락하게 되겠죠.., 어디서 빠구가 생기냐면요 풀로 담보를 내서 매일 매일 대출을 연장하면서 이걸 이어왔던 것인데.. .. 국채 가격이 하락하게되니..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부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레포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반대로 레포 시장에서 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의 경우도 문제가 있었죠. 지난해 9월 미국 행정부의 국채 발행이 증가하니 은행들도 국채를 사기 위해 자금을 쟁여둔 겁니다. 레포 시장에 대출해 주는 것보다는 국채 시장에서 국채 발행에 참여하는 것이 좋으니까요 그럼 레포 시장에서 자금을 공급해주는 시중 대형 은행들이 사라지는 문제가 생기죠.. 레포 시장에서 자금 공급자가 줄어드는데다가 자금 수요자들은 이빠이 담보를 뺐는데.. 담보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들이 급하게 자금을 빌리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현상.. 즉 레포 시장의 충격이 벌어졌던 것이 지난 해 9월의 일이었죠.

 

아놔.. 지금 이 재미없는 얘기를 왜 하는데 지난 2개월 동안 미국 국채 금리는 0.6~0.8%사이에 갇혀서 헤어나오지를 못했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영원히 이 사이의 금리에서 머물게 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도 하곤 했죠. 그리고 그들은 Fed Yield Curve Controling을 조만간 시행하면서 이런 기대감을 만족시켜줄 것이라고 강한 확신을 하곤 했답니다. 그럼 금리가 크기 튀지 않는다는 확신이있다면 당연히 국채를 무리해서 사도 되지 않을까요? .. 대단한 것이 Fed가 양적완화를 한 이후…. 지난 3월 말부터 5월까지 국채, 회사채 가릴 것 없이 발행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죠. 일단 금리가 워낙 낮으니 채권이라고 생긴 것은 무조건 사들였던 겁니다. 아니아니.. 이걸로 담보 제공을 하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해서 채권을 최대한 더 많이 사들이려고 했겠죠.

 

지금 미국 행정부의 국채 발행은 사상 최대입니다. 그리고 미국 기업들 역시 상당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죠. 그리고 채권 시장의 과열 정도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빠른 금리 상승세.. , 채권 가격 하락세.. 이게 기존 채권 투자자들에게 어떤 충격을 주게될까요? 이들이 레포 시장에서 자금을 꾸준히 빌리고 있었다면 레포 시장에서 지난 해 9월처럼 빠구가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우리의 Fed가 있지 않나 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이 기대감이 흔들리는 것이 보다 큰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번 주에 있을 FOMC에서 Fed Yield Curve Control을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분위기가 이렇게 돌아서는데 성급하게 이걸 도입할 필요가 없죠 아주 강한 카드 중 하나인데.. 이런 분위기에서 이 카드를 쓰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국채 금리의 상승세를 강하게 제어해줄 수 있는 카드 하나가.. 시장이 확신하면서 기다렸던 카드 하나가 사라지는 것 아닐까요? 그럼 미국 국채 금리가 현재 수준을 넘어서 보다 크게 반등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분기에만 3조달러 가까운 적자 국채를 발행한다고 하죠? 그런데 국채 금리가 튀어오르게 되면 재정 부담이 훨씬 더 심화되겠죠 경기가 좋아져서 주가와 금리가 함께 오르면 참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답니다. 그런데요 그 경기가 부채를 너무 많이 조달해서 좋아지는 경우라고 한다면 경기 개선으로 인해 오르는 금리가 쌓아올린 부채의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고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주가의 뒷통수를 후려치는 경우 역시 생길 수 있죠

 

저는 이번 서프라이즈로 인한 랠리가 지속가능한지 여부를 금리를 통해서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ed가 금리의 상승마저 억제해주거나.. 혹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레포 시장의 불안마저 다시금 수를 써서 제어해준다면 주식 시장은 보다 강한 랠리로 보답하게 되겠죠. 그러나 반대로 신중론이 힘을 얻게 된다면 그럼 현재 Fed 자금 무제한 서비스에 감동받아 오르는 주식 시장이나 채권 시장이 보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 지표 ..정말 많이 놀랬습니다. 저도 향후 시장 움직임 더 지켜보면서 추가적인 코멘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일욜밤 되시구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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