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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616

by sperantia 2020. 6. 17.

전일 뉴욕 증시, 장 초반의 하락세를 모두 만회하면서도 1%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승 마감했네요. Fed의 회사채 매입 발표에 시장 참여자들이 제대로 환호를 했네요 일단 최근 나타났던 시장의 하락이 생각보다 느린 Fed의 자금 공급에 시장이 한 번 무력행사를 했다.. 로 해석하는게 맞는 듯 합니다. Fed가 보이지 않게 발을 빼려고 하다가 시장이 이렇게 난리를 부리니 언능 떡 하나 던져주는 모양새죠. 떡을 낼름 받아먹고 언능 난리부리던 것을 멈추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을 보면.. 진짜 탐욕의 끝장을 느끼게 해줍니다.

 

 “에게? 원래 Fed가 회사채 사들인다고 했었고 이제 사들이기 시작한다고 발표한 걸로.. 시장을 어떻게 반대로 돌릴 수 있지??? 이게 그리 대단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그런데요 이번에 준 떡은요 생각보다 맛있는 떡입니다. 왜 그런지를 말씀드려보죠.

 

Fed가 유통시장에서 2500억 불 수준의 회사채를 매입한다고 했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당장 사들이려고 해도 어떤 기준으로 사들여야 하는지 좀 애매하죠… Fed는 일단 자금의 분배 기능이 없습니다. 금리 인하.. 양적완화처럼.. 경제 주체 전체에 고루 영향을 주는 정책을 쓸 수는 있어도 아마존에 100달러, 애플에 10달러.. 이런 식으로 자금을 나누어줄 수 있는 기능은 없죠. 그래서 SPV라는 것을 끼고서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는 건데요 문제는.. 아무리 SPV를 끼고 회사채를 사들여도 그 회사채가 어떤 회사채인지는 투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왜 그 회사채를 사들였는지.. 그 이유도 밝혀야 하는 거죠 그런데.. 아놔.. 하나 하나 기업 분석해서.. 이 회사는 대표가 잘생겼으니까 사주고 저회사는 어려우니까 사주고 이렇게 이유를 쓰면 난리나겠죠 어렵다는게 어떤 건데..?? 라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나도 어려운데 저 친구는 사주고 왜 내 회사채는 안사주지?? 라는 식의 비난 여론에도 직면해야 하죠. 그럼 이런 일련의 기준들을 하나 하나 다 세워야 하는데.. 모두를 만족시키고 공정하고.. 뒤탈이 없는 유통 시장 회사채 매입계획을 세우는거 이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지난 5 12일날 왜 이렇게 회사채 매입을 하지 않느냐는 시장의 항의에 등 떠밀려서 회사채 매입을 시작한 이후 Fed는 개별 회사채를 사들이지를 못했죠. 그냥 ETF를 사들이면서 대응한 겁니다. ETF를 사들이면 회사채를 ETF가 알아서 배분을 해서 사들이게 되는 거지 Fed가 무슨 회사에 얼마.. 이런 식으로 자금을 분배해 주는 게 아닙니다. 가장 탈이 적은 게 이 ETF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있어요… SMCCF에서는 ETF를 사들일 때 해당 ETF 사이즈의 최대 20%까지만 사들일 수 있다는 거죠. 특히 회사채 ETF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을진데 이렇게 되면 원활하게 회사채 ETF를 사들이면서 자금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 그럼 유통시장에서 개별 회사채를 사들이기에는 기준을 만들어야 하기에 어렵고 그걸 피해서 ETF를 사들이기에는 ETF사이즈 제한이 있어서 계속 진행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저 같은 아마츄어가 이걸 느끼고 있을 정도면 시장의 선수들은 당연히 냄새를 맡고 있겠죠 요거 요거 Fed가  제대로 자금을 공급하기 어려울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 보니까 진짜 7500억 달러 수준으로 산다고 해놓고서는 지금까지 50억 불이라는 감동적인 숫자만큼 회사채를, 그것도 ETF만 사들이니 뻥카 질러놓고 뒷감당 안되니까 시간 끌기 작전으로 가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았겠죠.

 

그런데요.. 이번 발표는 좀 재미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유통 시장에서 개별 회사채를 사들이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이건 또 뭐지??? Fed가 회사채 시장 전체의 성과를 복제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는 거죠.  조금 쉽게 말씀드리면 Fed가 회사채 지수를 하나 만들어서 자체 ETF처럼 운용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하나의 지수를 따라서 기계적으로 Fed가 회사채를 사들이면 되는 거겠죠. “왜 그 회사채를 샀어…??” 라고 하면… “우리 지수에 따르면…” 이라고 답을 하면 되는 것이지.. “그 회사가 아파요…”라거나 그 회사 대표는 어려서부터 가난했었고 남들 다하는..” 뭐 이런 얘기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기사 인용하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지수 접근방식을 도입해 개별 회사채도 사들여 고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했다. 시중에 적극적으로 돈을 풀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연준은 15(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세컨더리마켓 기업 신용 기구'(SMCCF)를 통해 폭넓고 다각적인 회사채 포트폴리오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이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업들에 신용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준은 2500억 달러 규모의 개별 회사채를매입할 수 있다. (중략)

 

연준은 매입 회사채를 검토하면서 SMCCF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미 회사채 시장 지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지수는 '브로드마켓 인덱스'(Broad Market Index)로 불리며 이를 추종하는 회사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연준은 개별 회사채를 매입한다. 이 지수는 4~5주마다 재검토되며 자격 요건에 해당하거나 그렇지 않은 회사채를 더하거나 빼기 위해 회사채 목록도 더 자주 재구성된다

 

성명은 "이 지수는SMCCF의 최저 등급과 최대 만기, 다른 기준을 만족시키는 미국 기업이 발행한 유통시장의 모든 회사채로 구성됐다"면서 "지수 접근방식은 SMCCF의 현재 ETF 매입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뉴스핌,20. 6. 16)

 

 

기사가 읽히시면 참 좋은데요… T.T 만만치 않은 내용이지만 앞서 제가 설명해 드렸던 내용을 참고로 해서 보시면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는 정책이다.. 라는 생각이 팍 드실 겁니다. 그런데요 조금만 더 하죠.. 유통시장에서 회사채를 매입하는 이 프로그램을 우리는 SMCCF(Secondary Market… 이 유통시장이죠) 라고 합니다. 이게 2500억 불 정도 되구요 발행 시장에서 회사채를 매입하는 PMCCF(Primary Market)라는게 있죠. 이게 5000억 불 정도 됩니다. 이번에는 SMCCF에 대한 정책을 발표한 거죠 적어도 Fed가 뻥카 날리는 거 아냐라는 식의 시장의 의구심을 낮추어 주었답니다. 그런데.. 아직 PMCCF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죠… PMCCF는 보다 복잡한 게 숨어있답니다.. 그게 뭔지는 다음 에세이에서 이어가도록 하죠. 애니웨이..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드는 Fed의 묘수가 하나 나온 듯 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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