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테크/주식.펀드.퇴직연금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00627

by sperantia 2020. 6. 29.

글로벌 금융 시장 분위기.. 심상치 않네요. 지난 6월 10일 이후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미국 S&P500 지수는 6월 10일 이후 기록했던… 그 다음 날 6.7%인가 시장이 한 방에 무너질 때의 저점까지 내려왔죠. 그리고 미국 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의 경우는 6월 11일의 저점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지난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시장이 이제 악재에 반응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제한으로 돈을 주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하고 있는 것이죠. 지난 주말 에세이에서 중앙은행들의 스탠스 변화를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에도 그런 분위기는 계속해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보시죠. 먼저 유럽중앙은행입니다.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장단점에 대해 매우 긴 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중략) ECB 위원들은 얼마나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쳐야 하는지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은 전했다. 

 

몇몇 위원들은 경제와 금융 상황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과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 발표를 하기 전에 더 기다리는 것을 원했고 다른 위원들은 시간을 끌다가 금융 시장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중략)”(연합인포맥스, 20. 6. 26)

 

 

지난 5월부터 미국 이외 지역 주식 시장의 큰 폭 상승을 견인했던 동력은 ECB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였죠. 6000억 유로의 추가 자금 살포 기대가 컸고 지난 6월 초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발표했답니다. 그런데.. 당시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서는 상당히 많은 논쟁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죠. 자… 딱 한 가지만 생각해보죠. 이런 상황에서 현 수준을 넘는 ECB의 추가 완화가 가능할까요? 시장은 ECB에서 새로운 선물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중국으로 갑니다. 

 

 

“중 두 달 때 LPR 동결, 부동산 거품이 더 무서웠나”(서울경제, 20. 6. 23)

 

 

미국, 일본, 유럽에 비해 중국은 확실히 통화완화에 신중한 모습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들썩거리는 부담감도 있지만… 위안화를 추가로 많이 발행했을 때 터져나올 수 있는 위안화 절하에 대한 우려감 역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이런 단순한 내용보다 중국이 생각하는 큰 그림이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Fed역시 좀 독특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데요… 볼커룰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들에 대한 자사주 매입 및 배당을 중지할 것을 명령했죠. 관련 기사를 인용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최악의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며 34개 미 주요은행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연준은 25일(현지시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미국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팬데믹) 사태를 견딜 수 있지만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는 9월30일까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릴 경우 은행들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와 같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중략)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은 성명에서 “미국 은행들이 높은 수준의 자본을 확보하기 위한 오늘의 조치는 대형은행들이 건전함과 동시에 매우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음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중략)

”(파이낸셜뉴스, 20. 6. 26)

 

 

참고로 우리 퀄스 형님은 지금까지 대부분 시장이 좋아할만한 얘기들을 주로 하셨던 분인데요… 이번에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십니다. 하시는 얘기인 즉슨 이런 거죠. 향후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지게 된다면 은행이 해주었었던 대출 부실도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은행들이 상당한 손실 상계를 해야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럼… 이 때 은행들의 자본이 모자라서… 예전처럼 금융 위기가 찾아오게 될 수도 있으니.. 미리 미리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시라는 얘기입니다. 

 

자본을 확충한다??? 대충 하면 되는 거 아님??? 이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일단 은행들에게 현금을 많이 확보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나중에 손실나면 이거 메울 수 있는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으라는 거죠. 그런데… 만약 은행이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주게 되면??? 배당은 은행이 보유한 이익금을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니.. 은행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는 거쟎아요? 은행들 현금 잘 붙들고 있어~~ 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조금 더 세부적인 내용이 나온 기사가 있는데… 일부 인용합니다. 

 

 

“연준은 U자형 혹은 W자형 시나리오에서도 다수 은행의 자본상태는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은행들에 자본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3•4분기까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배당금 지급을 현 수준 이하로 동결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은행들에 필요 자본 규모와 유지 방안을 제출하라고 했다. 은행들은 배당 계획도 다시 내야 한다. 이는 스트레스테스트가 도입된 후 처음 있는 조치로, 기존에는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한 은행만 배당 계획을 제출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사실상 처음으로 새 규제를 내놓았다”며 “은행 업계는 충분히 경기침체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하지만 이번 침체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은행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에서는 대형 은행들의 자본확충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배당 규제 자체는 이미 예상된 만큼 시장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골드만삭스의 자본비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확충해야 할 자본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전했다. 랜들 퀄스 연준 금융규제담당 부의장은 “필요한 여건이 되면 연준은 바이백(자사주 매입)과 배당 제한에 추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서울경제, 20. 6. 26)

 

 

일단 배당금 지급을 금지해라.. 이 얘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요… Fed가 은행들에게 필요 자본 규모와 어떤 식으로 그 자본을 만들어낼 것인지.. 그 계획서를 보고하라고 명령했다는 거죠. 기존에는 문제가 있는 은행들에게만 자본 조달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대다수 은행들에게 자본 조달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조치는…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직후 시작되었는데요… 그 이후로 처음으로 나온 조치라는 거죠… 그냥…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Fed가 기존에는 안하던 규제를 하고 있다… 정도로 이해를 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 밑의 문단을 보면… 은행권의 필요 자본 규모가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 라고 나오는데요… 은행이 재차 쟁여두어야 할 현금이 꽤 될 것 같다는 얘기겠죠.. 그런데.. 그 은행이… 일반 은행 뿐 아니라 그동안 충분한 현금이 있다고 믿어의심치 않게 했었던 미국의 대형 은행들까지도… 현금 확보를 해야 한다…, 라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은행권 전체에 은행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빼주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멈추라고 한 거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말만 복잡하지… 이게 뭐 어려운 얘기인데….??? 잘 생각해보죠. 지난 3월 달 코로나 사태로 주식 시장이 떡락할 때 저는 과거 금융 위기와 다른 점을 강조하면서… 지금 은행권의 자본은 충분한 상태임을 거듭 말씀드렸었죠. 그러면서 과도한 비관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코멘트.. 계속해서 드려왔습니다. 은행의 자본이 많다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은행 시스템 붕괴로 이어지지 않기에… 금융 위기와 같은 엄청난 상흔을 남기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리고 하나 더… 분위기가 조금만 나아져도..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금융 시장으로 흘러나오면서… 빠른 회복세를 추동할 수 있다는 말씀도 드렸었습니다. 다만… 당장 금융 시장이 패닉 상황이니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것이며… Fed가 나서서 선봉 부대를 꺾어주면… 은행들이 뒤따라 투자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라는 의미였었죠. 참고로 PMCCF 나 SMCCF, 그리고 TALF등의 채권 매입 조치는 Fed의 자금이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시장을 뜨겁게 달구어버렸던 케이스였답니다. 

 

그런데… 이제 얘기하는 거죠. 은행권 자본이 부족할 수도 있다라구요.. 그래서 은행이 현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구요… 그럼 은행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도 못하겠지만… 아울러 방만한 투자도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언제까지??? 네.. 충분한 현금을 쌓는 그 순간까지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털어서 자산을 사들이는데… 제약이 생긴다는 거죠. 

 

Fed뿐 아니라 시중은행이 보유한 엄청난 현금 역시 금융 시장에는 주요한 자금 공급원이 될 겁니다. 그런데 Fed가 시중은행에게 자본 확충을 명령하면서 시중 은행들이 금융 시장에 자금을 뿌리는데 한 차례 경종을 울리게 된 거죠. 네… Fed발 유동성 공급의 위축은 이미 지난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과 동일합니다. 이외에도 Fed는 시중은행에서 유동성이 마구잡이로 나가는 것에도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려고 한다… 라고 보시면 될 듯 하네요… 

 

중앙은행들의 스탠스가 아주 묘하게 바뀌었습니다. 이제 전체적으로 자산 가격의 상승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거든요… 이미 자산 가격은 상당 수준 돌아섰는데… 여기서 추가적인 자금 뿌리기를 이어간다면 버블 경제의 우려를 높일 수 있기에… 마구잡이식의 돈 뿌리기는 절제하려는 듯한 모습입니다. 지금 주식 시장이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것이라면…. 그런 유동성의 지속적인 공급이 없어질 때 상당히 긴장할 수 있겠죠.. 

 

매년 5% 씩 성장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올해도 엄청나게 성장했는데.. 내년에도 5% 성장하려면… 올해 엄청나게 성장한 것에 더해서… 105%를 성장시켜야… 되는 거쟎아요? 그만큼 벌어야 할 돈이 많아집니다. 주식 시장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주가는 하늘에 올라왔습니다. 그만큼 실물 경기나… 기업 실적… 아니면 유동성이 뒷받침되어야 할텐데요… 하늘에 뜬 주가를 위로 더 밀어올리려면 현재까지 이어져왔던 유동성 공급을 넘는… 보다 강한 무언가가 필요할 겁니다. 그런데… 느껴지는 분위기가 밑장 빼기라면… 시장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미중 무역 분쟁은 호재~~ 왜?? Fed가 돈을 더 풀거니까~~ 라는 논리나… 코로나 2차 팬데믹은 대형 호재~~ 왜? Fed가 돈을 겁나게 더 풀거니까~~ 라는 논리… 이런 논리가… 막혀버립니다. 그럼 미중 무역 분쟁이나 팬데믹 우려와 같은 펀치가 그냥 먹혀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거겠죠. 보호막이 사라진 상태에서 얻어맞게 되면… 금융 시장이 불안해하지 않을까요?  

 

다음에는요… 지난 5월 초 마이너스 금리 얘기 이후 연준에게 돈 풀라는 말을 못하고 있는 트럼프의 속내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