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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603

by sperantia 2021. 6. 6.

이틀에 거쳐서 역레포 시장에서 자금 넘치는 현상이 테이퍼링을 앞당기게 하는가… 에 대한 얘기를 다루어봤습니다. 절!대! 쉬운 내용 아닙니다. 저도 처음 저거 공부할 때 이게 먼 소리인가… 정말 힘들었어요… T.T 어렵게 느껴지시더라도 아.. 원래 어려운 거다.. 생각하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어제 현재의 단기 자금 시장에서의 자금 홍수… 그리고 역레포 창구에서 빨아들이는 거대한 자금들… 이걸 말씀드리면서 그 해법으로 5가지를 제시해드렸죠. 첫째는 홍수의 근원이죠. 뿌리는 돈을 줄여야 한다.. 그게 바로 테이퍼링이라고 했습니다. 두번째는 SLR규제를 완화해서 은행들이 보다 많은 초과 지준을 쌓을 수 있도록…. 그렇게 해서 은행들이 단기 자금 시장으로 돈이 흘러나가는 것을 차단해줄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세번째는 IOER을 인상하는 안을… 네번째는 마이너스 금리… 다섯째는 역레포 금리 인상 및 한도 확충… 요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어제 두번째 SLR규제 관련 얘기가 기사로 떴네요. 인용합니다.

 

“랜들 퀄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대형은행에 적용되는 자본규제와 관련해 조정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퀄스 부의장은 "대형은행들이 보유한 국채와 지급준비금을 고려할 때 연준이 이른바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변경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1. 6. 2)

 

네, SLR규제를 완화하면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더 많은 자금을 지급준비금에 넣어둘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이 안보다는 3안과 5안… IOER금리와 역레포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봤는데요, 2안도 함께 진행하려는 듯 합니다. 2안, 3안, 5안이 동시에 회자되는 것을 봐서는 현재 Fed도 역레포 시장에서의 자금 넘침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구요… 2,3,5안을 쓴다는 얘기는… 이런 정책을 쓴 이후의 효과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얘기가 됩니다. 네… 단기 자금 시장의 홍수를 이슈로 테이퍼링을 금명간에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적완화나 금리 인상… 이런 거시 정책은요… 물론 효과는 강력하지만 아차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버릴 수도 있죠. 단기 자금 시장의 자금 홍수를 막으려고 테이퍼링을 진행하다가 자산 시장의 혼란을, 혹은 이제야 나타나고 있는 강한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그런 그림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Fed도 테이퍼링 이외의 다른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거죠.

이와 맞물려서 최근 얘기나오고 있는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상 관련 코멘트를 드려볼까 합니다. 지난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께서 연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하셨죠. 현재의 자산 가격 부담과 강하게 돌아서고 있는 경기 지표, 그리고 2.6%를 기록하는 등 훌쩍 올라서 물가지표등을 보면 신중한 행보를 보이더라도 일말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건 맞는 듯 합니다.

그런데요… 자산 가격 버블 우려 등을 기준 금리로 대응하는 것에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위의 역레포 이슈와 비슷하죠. 단기 자금 시장의 홍수를 잡으려고 양적완화를 줄이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라는 거죠. 네.. 초가삼간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참 해결이 어려운 것이… 팬데믹이라는 점도 있지만 역사적인 unequalizer를 만들었다는 점이죠. 국내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겪으시는 고충은 상당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2단계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죠. 11월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더라도 일정 수준의 시간을 두고 확연한 회복세가 나타나는지를 보아야 할 겁니다. 정부에서는 추경을 통해 서민에 대한 경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데 한은이 자산가격만을 바라보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는 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이런 생각이 드시겠죠. 한은은 단순히 자산 가격 상승만 보면서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게 아니다… 최근 경기의 개선과 물가의 상승 역시 이슈라고 본다… 이건 어떻게 답할거냐… 라는 반문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동의하구요… 성장률 예상을 4%까지 올린 것을 보면 이런 반문을 하시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요… 이런 생각을 해보죠. 지금 상황에 한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한다고 보는 겁니다. 성장은 두가지 축으로 움직입니다. 하나는 내수구요, 다른 하나는 수출입니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수출을 하는 분들은 별로 없겠죠. 그래서 내수 소비는 서민층에 해당되는 경향이 강하고 수출은 기업 쪽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내수는 다소 타격을 받게 되겠죠. 수출은 어떨까요?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한국 금리는 원화를 보유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이죠. 그 보상을 늘려준다는 것은 한국 원화에 대한 수요를 늘려준다는 의미가 되겠죠. 원화 수요의 증가는 원화 강세를 만들어낼 겁니다. 특히 요즘처럼 달러 약세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강한 상황에서… 그리고 위안화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는 지금 분위기에서 한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어쩌면 생각보다 빠른 원화 절상을 경험할 수 있죠. 그럼 한국 수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런 관점에서도 생각해보죠. 수출이라 함은 다른 나라의 수요에 우리 물건을 파는 겁니다. 다른 나라의 수요가 강하다는 것은 인정하는데요, 그 수요의 강함이 지속가능한지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1.9조 달러 경기 부양책이 어느 정도 기여를 했을까요? 1400불씩 쥐어준 수표가 미국 개인들의 소비 폭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구요, 전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의 보복 소비가 국내 수출 개선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그럼 이런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실물 경제가 좋아질 거니까 끄떡없다~~ 라는 반론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속단이 어렵습니다. 속단하기 어려운 미래 우리나라 수출 경기를 보면서 당장 금리 인상을 논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거기에 원화 강세라는 부담 역시 함께 작용할 수 있죠.

그 논리로 따지면 평생 금리 인상 못하겠다~~ 라는 생각도 드실 겁니다. 아뇨. 우리 나라가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원화 강세가 찾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도 함께 테이퍼링을 하고 호주도 함께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되죠. 일본도 양적완화를 되돌려주면 됩니다. 그럼 원화가 강세로 가는 만큼 미국, 일본, 호주의 통화도 강세를 보일 테니… 원화 강세의 부담 역시 한결 나아질 수 있겠죠. 네…. 글로벌 국가들의 통화 정책 변화와 어느 정도는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을 겁니다.

연내 확연한 개선세가 지속가능하게 이어질 수도 있기에 연내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내수에 줄 수 있는 부담, 그리고 아직은 불확실한 수출의 지속가능성과 원화 절상의 부담까지.. 이를 보면 저는 연내 기준 금리 인상보다는 아직은 내년 인상의 가능성이 조금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적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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