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끝난 뉴욕 증시는 성장의 영향을 받은 면이 큰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4월 중순 소매판매 서프라이즈에도 불구,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 시장이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본 이후에 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말씀드리고 있죠. 예상보다 성장이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성장이 강하게 나오면 금리가 뜁니다.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게 되니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늘겠죠. 너도 나도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려 합니다. 그럼 돈의 값인 금리가 오르게 되겠죠. 성장이 나오는지를 볼 때 미국 10년 국채 금리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참고로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는 현재 1.62%입니다. 3월 말 1.777%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그 레벨보다 낮죠.
머… 금리가 조금 내린 거 같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 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는데요… 잠깐 이렇게 생각을 해보시죠. 지난 3월 이후 나왔던 뉴스 플로우들을 생각해보는 겁니다. 첫째, 미국의 성장이 강하게 나올 것이라는 뉴스가 많았죠. 일손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둘째, 물가가 오른다는 얘기죠. 소비자물가지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종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뉴스들이 연일 흘러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테이퍼링 논의죠. 정말 지난 1~2개월은 테이퍼링 얘기로 에세이를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자… 정리하죠. 성장이 나온답니다. 금리 상승 요인이죠. 물가가 오른답니다. 금리 상승 요인이죠. 마지막으로 테이퍼링을 한다고 합니다. 국채를 덜 사주게 되니… 많이 사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하늘까지 달려가던 국채 가격이 하락하게 되겠죠. 국채 가격 하락은 국채 금리 상승을 말합니다. 금리 상승 요인입니다. 결국 이렇게 되나요?
“성장 강화 + 물가 상승 + 테이퍼링” … 이런 세가지 뉴스가 지난 4월 이후 계속해서 흘러나온 겁니다. 그럼 금리 상승을 만들어내는 3대장들이 함께했으니 금리가 급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헐… 1.777%로 3월 말에 금리가 고점을 기록하고 현재… 1.62%로 하락해있는 거죠. 한 때 1.5%대 초반까지도 주저앉았던 것까지 생각해보면 다소 신기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은 팩트죠… 다만 그 물가의 상승이 일시적이라면… 채권 투자자들이 조금은 더 긴 시계열을 보면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 상승을 경계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금리가 밑으로 방향을 틀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를 감안한 투자를 하겠죠. 금리가 마냥 올라간다… 이런 생각이 아니라… 언제 내려가게 될지.. 언제 물가가 꺾이게 될지… 신경을 크게 쓴다는 겁니다. 그럼 생각보다 지금의 물가 상승이 강한 금리의 상승을 만들어내지 못할 수 있죠.
물가보다 더 주목할 것은 성장입니다. 물가 지표는 계속 서프라이즈인데.. 성장 지표는 서프라이즈도 가끔 나오지만… 아주 실망스러운 레벨의 결과도 종종 튀어나오고 있죠. 예상보다 성장이 강하지 않을 수 있다… (저는 이를 지하철 10개와 8개로 표현했습니다) 라는 생각… 10개의 성장을 반영하고 밀어올린 금리가 되돌려지는 거겠죠. 물가에서는 금리의 상승을 반영하는데… 성장에서는 금리의 되돌림을 반영하니… 이 둘을 합치면 좁은 밴드의 박스권에서 금리가 횡보하는 그림이 나오는 건가요?
마지막으로 테이퍼링을 보면 저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과거 테이퍼링과 지금의 테이퍼링의 차이점이 뭐냐.. 라는 거죠. 저는 가장 큰 차이점은 한번 겪어봤는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업무에 관한 토론을 할 때 가장 큰 힘을 실어주는 대사는 바로 이런 거죠… “그거 내가 지난 번에 몇 번 해봤거든…. “ 해봤다는 넘이 나오면… 대화의 무게 중심이 그 쪽으로 화악 실려가는 느낌이 납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분석 보고서나 방송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되면 시장이 어케 반응할까에 대한 얘기를 할 때 보통 13년의 테이퍼링 사례를 많이 얘기하곤 하죠..
한번 테이퍼링을 해보게 되면요… 과거와 똑같이 가는가… 그게 아닐 수 있죠. 당시에 투자를 했던 분들은 테이퍼링 당시에 했었던 실수… 그리고 테이퍼링 발표가 있던 2013년 5월 당시에는 금리가 크게 뛰었지만… 테이퍼링이 실제 시행되었던 2014년에는 금리가 하락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죠. 테이퍼링은 단기로는 국채의 매입을 줄임으로서… 국채 금리를 눌러주는 Fed가 이제 손을 뗀다는 시그널을 던짐으로서 채권 금리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테이퍼링이 일어나게 되면… 취약국가들이 흔들리게 되고… 강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 역시 테이퍼링으로 인해 다소나마 성장이 주춤해지게 되죠.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이 주춤해지면서 금리가 흘러내리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실제 13년 5월 테이퍼링 발표 이후 크게 뛰었던 미국 10년 금리는 14년에는 크게 하락했었죠…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채권 투자자들도 비슷한 결과를 예상할 겁니다. 어쩌면 지금의 테이퍼링이 잔뜩 올라오고 있는 물가 상승의 예봉을 꺾을 것이라는 예상… 그리고 성장을 주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예상… 그리고 이런 예상은 금리의 상승세를 눌러줄 수 있겠죠.. 네.. 물가 상승 뉴스에도… 과거보다 강한 성장 뉴스에도… 그리고 테이퍼링 뉴스에도 불구하고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방향을 찾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죠.
네… 미국 성장에 대한 의구심 말씀드리다가 채권 얘기 한참 하고 왔네요.. 애니웨이… 성장을 볼 때 10년 국채 금리 움직임을 면밀히 보실 필요가 있다.. 이 말씀드렸습니다.
성장을 볼 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던 다른 하나 아이템이 바로 금이죠.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때문에 금이 눌린다… 물론 저도 기관들의 대체 투자 포트에 금과 비트코인이 경합을 벌이고 있고 비트코인 초강세가 나올 때 금이 심리적으로 크게 눌린다는 말씀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그 영향보다 큰 것은 역사적인 펀더멘탈인데요… 금은요… 성장이 나올 때… 특히 미국의 성장이 나올 때… 그렇게 해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때 쥐약입니다. 지난 해 11월 백신 발표가 나온 이후에 금 가격이 예리하게 하락한 이후 상당히 고전했던 것을 기억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4월 중순 이후 금 가격은 다시금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죠. 그리고 5월 초에 발표된 4월의 실망스러운 고용 지표를 보고 눈을 번쩍 떴습니다. 온스 당 1700불을 밑돌다가 어느 새 1900불 수준까지 수직 상승했었죠. 성장에 반응하는 면이 강합니다.
자.. 이제 오늘 새벽 얘기로 돌아갑니다. 미국 민간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미국 실업수당청구건수 역시 팬데믹 이후 최초로 30만명대로 들어왔죠. 다시금 고용이 올라오자 시장이 성장에 대한 기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금 가격이 예리하게 하락했구요, 금리도 상승 전환했죠. 그리고 나스닥과 같은 성장주가 주춤한 모습입니다.
지난 몇 달의 시장 흐름을 보시면요.. 시장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을 반영하다가 성장을 반영하다가 다시금 저성장 저물가의 늪에 빠지는 것을 반영하다가 골디락스를 반영하다가.. 답을 찾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죠. 어느 한 순간 방향이 결정되면.. 어느 한쪽으로 방향이 강하게 쏠릴 겁니다. 그걸 모니터링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로 10년 국채 금리와 금을 제시해봤습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이고 주말 에세이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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