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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10610

by sperantia 2021. 6. 14.

아침에 늦잠을 자서리.. T.T 빠른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새벽 끝난 뉴욕 증시.. 화재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 10년 국채 금리죠. 10년 금리가 1.5%선을 무너뜨리고 내려왔답니다. 당장 내일 새벽 시장이 그렇게 걱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데 주목을 해야겠죠. 지난 달 중순 서프라이즈 수준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었을 때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튀어올라 1.7%선을 다시금 트라이했었죠. 그러나… 불과 1달여를 지나면서 1.5%가 무너져내리는… 그런 그림입니다. 이상하죠.. 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그렇게 강함에도 불구하고 왜 금리가 내리는 것일까요…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수히 많겠지만 지난 주 에세이에서 저는 3가지 팩터를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첫째는 성장이구요, 둘째는 물가,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죠. 일단 물가 관련 지표부터 말씀을 드리면 물가 지표는 계속해서 강하게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2주 전 쯤 에세이인가요… 중국 당국에서 원자재 가격을 잡기 위해 위안화 절상보다는 미시 규제를 사용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죠. 원자재 가격이 아직도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고점 대비로는 일정 수준 내려와있죠. 이는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춰줄 겁니다. 그리고 현재 마구 올라가려는 임금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요… 주말 에세이에서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슈가 워낙 많다보니… 흑) 2010년 중국에서는 “초공”이라는 말이 있었죠. ‘농민공’으로 대변되는 노동 인력을 채용하려는데… 채용이 워낙 어려운지라 초빙한다는… 모시겠다는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당시 중국에서도 심각한 고용난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떤 상황이 펼쳐졌었는지 기억을 하실 겁니다.

 

물가 사이드에서는.. 현재 물가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당분간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정 기간 이후에는 상승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높은 편이지만… 장기 기대인플레는 약해지고 있죠. 네… 시간을 두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점점 약해진다… 즉, 지금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Fed의 레토릭이 먹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로 성장을 말씀드려보죠. 지난 4월부터 나왔던 물가 지표들을 보면.. 물가 지표는 전부 서프라이즈였는데요… 반면 성장 관련 지표는 혼조세였습니다. 서프라이즈도 있었지만.. 예상 외로 “엥?”이라는 느낌을 주는 쇼크 수준의 지표 발표도 있었죠. 특히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와 각종 소비 지표 등에서는 그리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빠른 물가의 상승세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지… 그리고 각종 실업 보조금을 주던 것이 끊어지는 머지 않은 그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의 소비를 늦추고 있는 것 아닐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소비 관련 지표의 경우 유로존과 중국에서도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형성된 이유는 글로벌 수요… 즉 수요가 약하기 때문이죠. 미국, 유럽, 중국등의 소비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강한 성장 역시… 그보다는 다소 부족한 성장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합니다.

 

마지막 테이퍼링입니다. 참.. 중앙은행 정책 담당은 힘들 것 같아요… 뜨거운 자산 시장과 부유층의 소비.. 혹은 버블 우려를 보면 금리를 인상해야할 것 같고… 반대로 여전히 힘겨워하는 서민층을 바라보면 금리 인상을 하면 안될 것 같고… 그 어느 때보다 양극화가 강해진 지금의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어느 한 곳만을 바라보면서 진행되기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했을 때… 앞서 말씀드렸던 성장 관련 지표나 물가 지표가 무너져내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테이퍼링 이슈가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날마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테이퍼링의 단행이 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기준 금리를 올리면 역설적으로 경기 둔화를 읽으면서 시장 금리가 내려갑니다. 테이퍼링을 하면 직접적으로 국채를 매수하는 수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미국 국채 가격의 하락, 즉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요인으로 생각이 되지만… 한 쿠션을 더 들어가면… 테이퍼링으로 인해 그 이후의 미국 경기 둔화를 읽게 되면 미국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는 그림이 펼쳐질 수 있죠.

 

어쩌면 채권 시장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로 Fed가 테이퍼링을 늦추게 되면… (잘 보셔야 합니다. 테이퍼링을 늦추는 것이지 테이퍼링 선언을 늦추는 건 아닙니다) 이에 반응해서 테이퍼링 우려로 잔뜩 긴장하며 올라왔던 채권 금리는 하락하겠죠. 만약 Fed가 테이퍼링을 단행하게 되면 자산 가격의 충격 및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 금리는 하락하게 될 겁니다. 네… Fed가 테이퍼링을 하건 안하건 금리가 내릴 수 있다면… 우리가 채권 매니져라고 한다면… 당연히 중기적인 금리 하락에 베팅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09년 하반기의 채권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당시 금리 상승이 강했고…모두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정상화된다는 기대를 갖고 있었고 실제 중앙은행들 중 일부는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 금리를 마구 쳐올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하고 2010년 상반기 고개를 숙이게 되었죠.

 

이번의 테이퍼링이 지난 2013년의 테이퍼링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요… 저는 한 번 겪어본 상태에서 새롭게 맞는 테이퍼링이라 봅니다. 당시에 무엇이 이슈였는지 정말 많은 분석을 하면서 그런 문제점들이 현상화되지 않게 하고자 노력하겠죠. 재미있는 것은 테이퍼링을 단행하는 Fed도 한 번 겪어본 것이지만.. 시장 역시 한 번 겪어봤답니다. 그럼 Fed가 신중해질 것이라는 것을 시장도 알지 않을까요?

 

물가… 성장… 그리고 테이퍼링… 이 세가지는 모두 금리 상승 요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금리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네요.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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