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단락되어간다는 얘기.. 정말 다행입니다. 시장 체력이 약한 상황에서는 이런 분쟁이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상당한 충격이죠. 전면전이 아니더라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라는 것은 금융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팩터일테니까요.
전일 글로벌 금융 시장… 뉴욕 증시를 중심으로 해서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스닥 지수가 2.5% 상승하였구요… 미국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는 강세로 전환되었죠. 성장 기대감은 채권 시장에도 밀려왔습니다. 장기 금리 중심으로 큰 폭 상승세를 보였구요, 10년 국채 금리는 2.05%를 기록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2%를 깔끔하게 넘어서서 유지가 되고 있네요. 그리고 에너지 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예상에 국제 유가는 90불 초반 수준으로 다시금 밀려내려왔습니다. 물가 불안이 심각한 만큼 국제 유가가 안정되는 것 역시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여기서 눈여겨 보셔야 할 움직임은 국채 금리의 상승세죠. 예전 에세이에서 그림자 수비라는 말씀을 드렸던 것 기억하시나요? 수비수가 없으면 저같이 축구 못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데요… 잘하는 수비가 붙으면 골 넣기가 참 어려워집니다. 당연한 소리인가요?ㅎㅎ 그 수비수 이름이 바로 “금리”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침체기 이후에 연준이 돈 퍼붓기에 나섰죠. 최악의 상황에서 경기가 반등합니다.. 그럼 주저앉았던 주식 시장과 채권 금리가 함께 상승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연준이 강한 스크린에 들어가는 거죠. 그랬더니… 채권 금리라는 수비수가 함께 따라가주지 못하고 묶여버리는 겁니다. 와… 그럼 주식 시장은 훨씬 더 날개를 달 수 있는 거겠죠. 지금은요… 채권 시장을 스크린해주던 연준이 완전히 손을 놓은 느낌입니다. 호재가 터지면 바로 금리가 따라올라가주죠. 그리고 주식 시장이 잘 버티는 것 같으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그만큼 더 빨라진다는 기대감까지 반영하면서 채권 금리도 함께 올라줍니다. 이거 어떻게 벗겨내야.. 골을 넣을 텐데요.. 애니웨이 부담입니다.
러시아 문제가 해결된 만큼.. 시장은 이제 연준에 다시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내일의 의사록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시장은 거기서 0.5% 금리 인상의 힌트를 찾아내려고 노력할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캔사스 연준의 총재인 에스더 조지가 이런 얘기를 했네요.. 이 분 다소 매파로 분류되는 분인데요.. 잠깐 코멘트 보시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3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지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연준이 얼마나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견해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중략)” (연합인포맥스, 22. 1. 15)
흐뭇한 말씀인가요? 그럼 그렇죠.. 아무리 물가가 문제가 되더라도… 연준이 성장이 박살낼 정도로 0.5%를 인상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파 쪽에 속하는 분이 0.5%인상에 대해서 소극적이라고 한다면… 부담이 다소 덜한 것 아닌가요? 물론 조지 총재가 뒤에 3월 중순에 발표되는(FOMC 직전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봐야 한다는 얘기는 했지만… 그건 원론적인 내용일 거구요… 진짜 심각하면 말이 바뀔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요… 에스더 조지 총재는 0.5%금리 인상에는 찬성하기 힘들다고 했지.. 긴축에 대해서는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또 먼 소리냐..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것들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이 정도 하락했으니 연준이 멈출 때가 된 거 같은데…”라는 생각..
“예전에도 성장이 둔화될 것 같으면 연준이 강하게 하지 못했어.. 이번에도 설마 말만 저렇게 세게 하는 거겠지..”라는 생각…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상하면… 중장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 금리가 무너지게 되는데.. 그럼 단기 금리는 올라가지만.. 장기 금리는 내려오는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실제 1월 FOMC가 끝난 후 파월 의장에게 기자들이 장단기 금리차에 대한 질문을 던졌던 바 있죠.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게 되면 은행들..특히 지방 은행들의 마진이 크게 압박받기 때문에… 이들이 시중에 골고루 자금을 뿌려주기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이들의 부실 우려도 커지게 되죠.. 그래서 너무 급격하게 단기 금리를 인상하는 게..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0.5%인상에 찬성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죠… 그럼 금리 인상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 조지 총재는 양적 긴축을 함께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네.. 단기 금리를 조금씩 인상하면서 양적 긴축을 버무리게 되면…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예쁘게(?) 긴축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아마도 의사록에서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겨있는 양적 긴축 논의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조지 총재의 코멘트를 추가로 인용해봅니다.
“조지 총재는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 위로 상승할 때 발생할 폐해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산 포트폴리오 확대로 인한 한 가지 단점은 금리와 채권 포트폴리오라는 두 가지 정책 도구를 사용해 부양책을 제거해야 하는 좀 더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적완화의 도입이 통화정책을 복잡하게 할 것이라는 명백한 인식이 있었다"라며 "따라서 이러한 도구를 결정하는 데 따른 복잡성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지 총재는 그럼에도 연준이 통화정책을 조절하는 주된 방법은 단기금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채권 포트폴리오의 축소는 만기 도래한 증권을 그대로 흡수하는 소극적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을 갖는다.”(연합인포맥스, 22. 1. 15)
대충 느낌이 오시나요? 1월에 조지 총재가 했던 코멘트죠… 지난 9월에도 이 비슷한 얘기를 했구요… 그리고 CNBC에서도 오늘 새벽 비슷한 의견 제시를 합니다. 양적 긴축이 기준 금리 인상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인용합니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경로가 대차대조표 축소에 따른 양적 긴축으로 인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다우존스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중앙은행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인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예상되는 금리 인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E는 "만약 양적 긴축이 금리 인상 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금융 여건을 약간 긴축 상태로 만든다면 그때는 양적 긴축을 어느 정도 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마 합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는 중앙은행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앙은행들이 만약 QT를 통제된 방식으로 잘 수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때는 금리 인상 경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인포맥스, 22. 2. 16)
음… 글이 길어지는만큼.. 일단 여기서 줄이구요.. 내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테크 > 주식.펀드.퇴직연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219 (0) | 2022.02.20 |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218 (0) | 2022.02.20 |
[정채진님]220215 (0) | 2022.02.18 |
[김봉수 교수]220212 (0) | 2022.02.16 |
[정채진님]220212 (0) | 2022.02.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