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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401

by sperantia 2022. 4. 2.

어제 오늘 아침에 일정이 있어서 에세이를 쓰지 못했네요. 요즘 장단기 금리차에 대한 질문이 너무 많아서 참.. 이거 답해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오늘이랑 주말 에세이해서 대충 정리를 좀 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미 두 편 정도 장단기 금리 역전 관련 글을 썼으니까 참고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미래를 알 수 없으니.. 과거의 사례를 보면서 미래를 보는 게 가장 좋겠죠. 실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세간의 화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나면 어김없이 시장이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인과 관계인가.. 아니면 상관 관계인가의 문제겠죠. 장단기 금리 역전이 큰 이슈가 아닌데… 우연히 불황의 1년 전마다 등장했다면 그건 상관 관계일 것이구요…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인해 무언가 문제가 커지면서 불황이 찾아왔다면 그건 인과 관계가 될 겁니다. 아마도.. 이걸 판단하는 포인트에서 갑론을박이 나타나는 듯 합니다.

 

낙관론 진영의 입장은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규모가 워낙에 큰 만큼.. 중앙은행이 단기 금리 뿐 아니라 장기 금리도 상당 수준 컨트롤하고 있는 만큼… 단기 금리만 컨트롤할 수 있었던 과거의 장단기 금리 역전과 비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라는 주장을 메인으로 하고 있죠. 하나 더 말씀드리면 장단기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불황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고용은 반세기 최고로 뜨겁고 소비도 탄탄하다. 기업 실적을 봐라.. 어디서 감히 불황 얘기를 하니.. 라는 얘기가 핵심이 되겠죠. 

 

낙관론의 마지막 하나는… 인과 관계가 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잠깐 보시죠. 실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났던 시기가 2000년 이후에는.. 2000년, 2006년 초, 2019년 8월이었죠. 이후 2001년 경기 침체가 찾아왔구요.. 2006년 초에 뒤집힌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찾아왔죠. 2019년 뒤집힌 이후… 2020년 3월 경기 침체(코로나 사태)가 온 겁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죠. 01년의 경기 침체는 9.11테러 때문이고… 06년은 좀 그렇다 치더라도… 20년의 경기 침체는 코로나 때문인데.. 채권 시장이 아무리 똑똑해도 9.11테러를 예견하고… 혹은 코로나를 예견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반응했다는 건 좀 그렇다.. 하는 얘기죠… 와.. 쓰면서 정리를 해보니까 낙관론 진영의 논리도 만만치 않네요. 이렇게 하나 하나 시작해보도록 하죠. 

 

우선 인과 관계 얘기입니다. 00년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에 찾아온 불황은요… 사실 9.11테러 때문에 찾아온 게 아닙니다. 00년 IT버블이 붕괴되면서 미국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이 되기 시작했죠. 연준은 2000년 11월부터 시작된 소비의 급격한 둔화를 막기 위해서 2001년 1월 2일 긴급 FOMC를 열고 0.5%의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3주 후 정례 FOMC에서 추가로 0.5%금리를 낮추었죠. 그 이후 9개월이 지나 9.11테러가 터졌는데요… 9.11테러가 그 침체를 더 깊게 하는 데 기여한 것은 맞습니다만 9.11테러가 침체 전체를 설명하지는 않죠. 실제 과열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000년도에 많이 하락했구요… 실적이 나오는 대형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001년 초부터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답니다. 9.11테러를 예견했다는 것이 그리 포인트가 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금융 위기는 패스하구요… 그럼 코로나 사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저 역시 채권 시장이 코로나를 예측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한데요… 이렇게 생각해보죠. 권투 경기를 합니다. 1라운드가 아니라 이제 거의 13라운드가 된 거죠. 그런데 A선수가 너무 지쳐있어서 거의 서있기도 힘겨워보입니다. 그걸 보면서 제가 예언을 하죠. A가 질 것 같다라구요… 실제 A가 잽을 맞고 누워버렸죠.. 저는 엄청난 예언을 한 건가요? 아니죠.. 다들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예측이 아니었을까요? 누워버릴 개연성이 높았던 거죠.. 왜냐하면… 체력이 크게 떨어졌으니까요… 

 

2019년 말부터 자산 시장이 크게 뛰어오르면서 나타났던 현상 중 하나가 유동성 자산의 상당 부분이 비유동성 자산으로 잠기는 현상이었죠. 유동성 자산의 금리가 너무 낮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자를 주는 장기… 혹은 신용위험이 있는 비유동성 자산 쪽으로 자금이 쏠리기 시작했더랍니다. 그리고 부채도 크게 늘어나게 되었죠. 부채가 많고… 유동성이 일정 수준 묶여있다라면… 약간의 충격에도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겠죠. 코로나 자체도 문제였지만.. 당시 상당히 많았던 부채도 문제였다고 봅니다. 만약 당시에 그 만큼 부채가 많지 않았다면…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이렇게 컸을까요? 빚이 많을 때 실직을 당하는 것과… 빚이 없을 때 실직을 당하는 것… 둘의 차이는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2019년 미중 무역 전쟁이 확산되자.. 연준은 3차례 금리 인하로… 이걸 메우기 시작했죠. 그걸로 메우지못했던 것이 2019년 9월부터 있었던 레포 사태였답니다. 레포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자… 유사 양적완화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주입하기 시작했죠. 돈은 풀어주지만 양적완화는 아닌… 참 이상한 유동성 공급책이었죠. 균열을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으로 막고 있으니.. 불안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 상황에서 코로나가 터진 것이죠. 체력이 크게 떨어졌다면 어퍼컷이나.. 스트레이트 펀치나… 잽이나.. 무엇을 맞건 크게 흔들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가 찾아온 거죠. 장단기 금리 역전은 침체의 확률이 높다고 바라본 것 아닌가… 서있기도 어려운 선수를 보면서… 저 선수가 질 것 같다… 고 채권 시장은 예측을 했던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자.. 그럼 다른 원인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죠. 이번에는 다르다… 19년의 버전을 보도록 하죠. 19년에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자..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얘기를 했었죠. 당시 전문가들 역시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많이 했다는 점… 에서 과거와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시사하는 바가 다르다.. 라는 얘기를 했죠. 이미 08년 금융 위기 이후부터 양적완화는 확대되고 있었구요.. 당시에도 연준이 4조달러 이상의 미 장기 국채를 보유하고 있었죠. 그래서 옐런(당시에는 의장에서 물러나 계셨죠) 현 재무장관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인용해보죠.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의 경기침체 예측성공률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번엔 다르다”는 반론의 목소리도 크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나타난 장단기 금리 역전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다양해진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은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에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10년물을 하회한데 대해 “침체 지표로서 수익률 곡선 역전을 신뢰하는 게 이번에는 잘못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침체 신호였고 시장이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도 “장기 국채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시장의 경기전망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역전은 과거보다 덜 정확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예전보다 침체 가능성은 확실히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중략)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도 “수익률 곡선 역전이 특별히 심각한 신호라고 보지 않는다”며 “그동안 연준의 긴축 사이클로 수익률 곡선 기울기가 평평해졌고, 대규모 대차대조표가 장기 국채 금리를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말했다.”(이데일리, 19. 8. 15)

 

 

중앙은행이 상당 수준으로 채권 시장에 개입하기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과거보다 덜 정확한 신호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그 밑에 당시 연준 부의장이었던 랜들 퀄스 역시 연준의 양적완화로 인해 장기 금리가 추세적으로 낮아진 바.. 지금 장단기 금리 역전을 과거와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2019년 8월 15일에 얘기하고 있습니다. 옐런 누님... T.T 그리고 이건 중요하지 않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도 장단기 금리 역전에 민감하게 반응했죠. 장단기 금리 역전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트럼프의 작품인 미중 무역전쟁 때문이다.. 라는 항간의 분석에 민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하죠.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14일(현지시간)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ed)의 파월 의장을 '바보'라고 재차 공격하고 나섰다.

정부 고위관계자에 의하면 트럼프는 Fed에 월내에 0.5%의 긴급인하를 압박했다. 금융시장에서 리세션(경기후퇴) 진입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권에 의한 비판과 금리인하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 마찰)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Fed다”라고 지론을 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의 이율이 2년 물 금리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밑돌았지만, 트럼프는 “이상한 장단기 국채이율의 역전”이라며 시장혼란의 책임을 Fed에 떠넘겼다.”(글로벌이코노믹, 19. 8 .15)

 

 

진짜 트럼프답네요… 장단기 금리 역전은 본인 때문이 아니라 파월과 연준의 바보들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있죠. 빨리 해결하라고 소리지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추억 돋는 기사입니다. 2019년에는 지금은 다르다… 과거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그 이전으로 가볼까요? 2006년 장단기 금리 역전 때는 무슨 얘기가 나왔을까요? 네.. 인용해보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27일(미국시간) 유럽과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2년물의 수익률이 10년물의 수익률을 5년만에 웃돌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난 2000년과 같은 경기침체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지난 2000년 미 경제는 IT버블 붕괴에 따른 경기침체 현상을 겪었고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970년 이후 여섯번의 금리 역전현상이 있었고 경기침체가 따랐다고 밝힌 바 있다.(중략)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투자전략에는 큰 변화가 필요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기업들의 풍부한 유동성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셀렌트의 데이비드 이솝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0년과 같은 공황상태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한 뒤 "금리역전 현상이 어느 정도 예측됐고 IT버블 당시와 달리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도 파생상품 등을 활용, 금리에 대해 헤지를 해 놓은 상태이며 금융 기관들의 마진축소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기관들이 꾸준히 사업전략을 다변화 해 마진축소의 여파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NC자문의 제프 클라인탑 애널리스트도 미 경제가 5년 전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앞으로 고용과 소비 동향에 따라 전개되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인포맥스, 05. 12. 28)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난 2005년 12월 28일 기사입니다. 당시에 전문가들 중에 낙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2000년 장단기 금리 역전과는 다르다고 하죠. 과거보다 경기가 훨씬 좋다고… 그리고 이미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두고 있기에… IT버블 때보다 훨씬 튼실해졌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 그러다가 금융 위기를 맞는 건가요… IT버블 때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는데요… T.T 그리고 19년의 히어로가 옐런이었다면… 06년의 히어로는 버냉키였죠. 당시 연준 의장에 취임하자마자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의견을 말했어야 했는데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클럽이 맨해튼에서 주최한 강연회에서 “장단기 금리격차가 줄고 있는 것은 투자자 사이에 물가안정에 따른 위험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낮은 장기채권 수익률을 미국 경제 둔화로 해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RB의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 것은 금융시장이 FRB의 물가안정 의지를 제대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장기금리 하락에 대해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수요와 함께 대형 연금의 국채 투자도 장기금리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FRB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미국 경제의 내부변수와 함께 세계 금융시장 변화와 요인들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후략)” (서울경제, 06. 3. 21)

네… 과거와 다르죠.. 과거에는 아시아 국가들이 무역 흑자를 거의 내지 못했던 반면… 06년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 흑자는 상당했답니다. 그런 흑자를 바탕으로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장기 국채를 사들인 겁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사지는 않았지만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겁나게 사들였다는 것이 하나의 주장이죠. 다른 하나는 전세계가 노령화되면서 퇴직 연금의 사이즈가 증가했고… 그렇게 증가한 퇴직 연금이 미국 장기채를 폭식했다는 얘기죠. 노령화의 빠른 전개와 아시아 중앙은행의 무역 흑자 증가… 이건 2000년과는 너무나 다른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가… 금융 위기를… T.T 아.. 버냉키 형님.. T.T

 

네.. 이게 아침이 아니라서.. 조금 여유있게 쓰다보니 스압이 나오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구요… 일요일 정도에 추가 에세이를 올려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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