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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518

by sperantia 2022. 6. 4.

각설하고 바로 들어갑니다. 우선 오늘 새벽 마감한 뉴욕 증시를 보도록 하죠. 주가는 큰 폭 상승했구요, 나스닥의 상승폭이 다른 시장보다 높았습니다. 그럼 성장주 강세였다는 건데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약해지는 건가요? ㅎㅎ 그건 아니구요.. 금리는 장기, 단기를 가리지 않고 큰 폭으로 올라왔습니다. 2.8%수준까지 밀렸던 것이 엊그제인데.. 10년 미국 국채 금리는 어느 새 3% 턱밑까지 올라왔구요, 2년 금리는 2.7%를 넘어서면서 다시금 금리 폭발이 나타나고 있죠.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역시 큰 폭 반등에 성공했구요… 미국 금리가 오르면.. 보통 하락해야 하는 성장주가 오른 것도 중요하지만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줄어들었기에… 안전 자산으로 취급되는 달러와 미 국채가 약세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그보다는 본질적으로는 시장이 지금은 성장에 반응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하루였다고 봅니다. 

 

성장주는 금리 민감도가 상당히 높죠. 그런데 최근 몇 일 동안에는 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있음에도 성장주가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성장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약한 성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 성장이 특정 섹터로 몰릴 때… 그리고 성장 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나타날 때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지.. 성장 둔화 국면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장주가 좋은 건 아니겠죠. 최근 나타난 우려는 중국의 락다운이 심각해지면서 중국의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미국 경제의 각종 심리 지표 등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차를 두고 미국 경제 역시 둔화될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G2의 경기 둔화… 나아가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두려움.. 이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경기 둔화는 궁극적으로 물가를 잡아내리게 되겠죠. 그럼 지금이야 고성장 고물가 & 저성장 고물가를 논하고 있지만… 미래의 어느 시기에는 저성장 저물가를 고민해야 할 수 있겠죠. 

 

전일의 이슈는 중국의 락다운이 풀리고 있다는 소식과 미국의 정말 강력한 소매 판매였습니다. 중국 락다운의 해소는 답없이 흐르고 있는 중국 성장률을 받쳐줄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해주죠. 전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의 강한 반등 흐름과 달러 약세는 중국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바 크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전일 밤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 지표는 정말 놀라울 정도였는데요.. 물가가 그렇게 올랐음에도 미국 사람들의 소비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이죠. 물가가 올라도 받아줄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 미국 소비 경제는 여전히 튼튼한데… 중국 성장 역시 회복의 희망이 있다는 두가지가 붙으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를 크게 끌어올렸죠. 이게 오늘 새벽의 아름다운 상승장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다만 여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미국의 소비가 탄탄한 만큼… 올라버린 물가도 소화해줄 만큼 소비가 탄탄하면… 지금의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는 반증도 되겠죠. 올라버린 물가를 소화해주지 못해야 물가가 내려올텐데…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소화해낼 수 있다면 물가는 더욱 올라가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미국의 소비가 강한 이유는 우선 최근 빠르게 오르고 있는 임금입니다. 다만.. 임금 상승세보다 물가 상승세가 더 강한데요.. 이를 메우기 위해서 미국인들은 그 동안 모아둔 저축을 허물게 되죠. 각종 보조금의 지급이 상당했기에 저축이 상당히 많은 편이죠. 이 저축을 허물면서 물가 상승세를 커버할 수 있구요… 여기서도 모자라게 되면 신용 대출을 끌어서 메우면 됩니다. 최근 신용 카드 사용이 크게 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높아진 물가에 대응하는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이라고 보면 되겠죠. 그리고 최근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부동산 시장이 견조한 만큼 자산 가격에 기댄 소비 효과 여전히 유효합니다. 네.. 미국 소비에 대해서는 So far so good이라는 얘기가 되는 거죠.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합니다. 우선 저축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높아진 부채와 올라오는 금리는 소비 여력을 좀먹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국제유가 상승 등에 기반한 물가 상승 압력과 소비가 버터주면서 만들어내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은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소비에 부담을 줄 수 있겠죠. 전일 주가는 힘차게 반등했지만 바로 따라붙어버린 국채 금리의 상승세와 국제 유가의 상승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철벽 수비’라는 단어를 떠올려보게 됩니다. 

 

매크로 환경이 참 불안 불안합니다. 지금의 물가 상승에도 버틸 수 있는 소비 여력이 있다고 보는 고성장 고물가 국면… 지금의 물가 상승이 성장을 짓누르게 될 것이라고 보는 저성장 고물가 국면… 그리고 물가 및 금리의 상승이 성장 둔화까지.. 그리고 종국에는 물가까지 잡아내릴 것이라는 저성장 저물가 국면까지.. 이렇게 세가지 국면이 수시로 바뀌고 있죠. 국면의 회전이 거의 일주일 단위로 일어나는데요..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 속도가 정말 빠른 듯 합니다. 고성장 고물가를 읽으면 오늘 새벽처럼 주가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죠. 저성장 고물가를 읽으면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는 오릅니다.. 이걸 우리는 금리의 상승이 주가를 찍어 눌렀다고 해석하곤 하죠. 마지막으로 저성장 저물가는 주가도 하락하고 금리도 하락하는 상황이죠. G2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자 금리가 하락함에도 나스닥이 힘을 못쓰는 국면입니다. 

 

마치 조울증 환자처럼 투자자들이 뉴스 하나 하나에 크게 반응하면서 향후 상황 전개에 대한 판단이 크게 휘청이고 있죠. 어느 날은 고고, 어느 날은 저고, 어느 날은 저저를 보는 겁니다. 이게 수시로 바뀌는 만큼 자산 시장의 변화가 정말 현기증이 날 정도가 되겠죠. 결국 이럴 때일수록 다양한 시나리오를 견딜 수 있는 자산을 깔아두는 것이 좋겠죠? 어느 한 자산이 크게 달린다는 생각에 원 샷 베팅보다는 깔아두면서 살아남기 전략… 이후 한 쪽 국면으로 수렴이 일어나면 특정 자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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