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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에세이]220616

by sperantia 2022. 6. 17.

오늘 새벽 FOMC가 있었죠. 일단 그 얘기 이전에 매우 중요한 거 하나 체크하고 지나가죠. 유럽중앙은행인 ECB가 PEPP를 재검토한다는 얘기를 긴급회의를 통해서 전하게 되죠. ECB가 긴축 전환을 선언한 이후 유로존 국가들 내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돌았죠.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더랍니다. 이들 국가의 국채는 사실 인기가 없기 때문에… 유로존 사태 때 이상으로 부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국채를 ECB가 사주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으면… 이들 국채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리가 급등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죠. 그럼 제 2의 유로존 사태 재연 가능성이 정말 높아지는 겁니다.

 

잠깐 생각해보시면… 유로존 재정 위기 시즌 2가 터지면… 유로존 금융 기관들의 부실이 생겨나게 되고.. 이게 유로존의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죠. 유로존 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국가들에게 미치는 타격 역시 상당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만났던 빌런이 양적완화라는 봉인을 없애자마자 등장하게 되니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 시장 역시 이런 최악의 악재를 일정 수준은 반영했겠죠. 그런데요.. ECB는 이를 제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한 거죠. PEPP는 팬데믹 상황에서 이머전시로 돈을 뿌려주는 프로그램인데요… 독일이나 프랑스 국채는 사주지 않고 아주 긴급한 상황에 처해있는 그리스나 이탈리아 국채만 매입을 해줘도 되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중앙은행이 누구는 돈을 주고… 누구는 돈을 주지 않고.. 이렇게 하면 안되지만… 유로존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하게 되는 거죠. 

 

조금 이상하게 들립니다. 긴축을 하면서 양적완화를 한다는 거쟎아요? 돈을 빨아들이면서 풀어버린다… 라는 참 기괴한 얘기로 들리는데… 돈이 넘치는 곳에서 빨아들여서 모자라는 곳으로 물꼬를 터준다고 좋게 해석하면 될 듯 합니다. 물론.. 정말 정말 정말 바람직한 건 아닙니다. 그럼 바로 이런 반론이 들어옵니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이 최우선인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 독일 소비자물가지수가 8%를 넘는데.. 이 상황에서 양적완화?? 라는 반론이죠. 네.. 맞는데요…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이외에도 최종 대부자로서의 기능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아무도 대출을 해주지 않을때(물릴까봐) 이렇게 되면 실물 경기에 의도치 않은 파급 효과를 주고 금융 위기로 번져갈 수 있기에.. 여기서 대출을 해주는 최종 대출자.. 가 되어주는 미션도 있죠(교과서에도 나옵니다). 이 둘이 상충되는 면은 분명히 있지만 ECB는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죠. 한쪽에서 돈을 풀면서 한 쪽에서 돈을 빨아들이는 이런… 작업을 사실 2010년에도 하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이 얘기는 너무 길어지니까 일단 패스하시죠. 

 

애니웨이.. 금융 시장은 ECB의 긴급 회의와.. 그 주제가PEPP와 관련되어 있다는 소식에… 마음 속의 큰 짐이었던 유로존 사태 시즌 2.0의 방영이 중앙은행에 의해 멈춰질 수 있다는 기대에 FOMC 이전부터 환호하고 있었죠. 그렇게 엄격해보이는 중앙은행이지만.. 결국에는 챙겨주는 구나.. 못준다 못준다.. 해도 정말 힘겨워하면 줄 수 밖에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겠죠. Buy the Dip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케이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사력을 다해YCC를 지키는 일본 중앙은행이나… 금리 인하의 타이밍을 재고 있는 중국인민은행을 보면… 아직 기댈 언덕이 사라진 건 아니다.. 라는 기대를 시장 참여자들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네요.. 

 

FOMC 얘기를 짧게 해드리죠. 우선 0.75%를 인상했습니다. 그리고7월 FOMC에서 추가 0.5~0.75%인상을 예고했죠. 왜 0.5%라고 하고 0.75% 인상했냐고 물어보니까.. 이런 일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블랙 아웃 기간(연준 FOMC 직전 10여일 정도)의 데이터를 보면서 방향을 선회하는.. 이런 일은 드물 것 같다.. 라고 답하죠. 그냥.. 미안해. 좀 급했어.. 라고 답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FED RATE PROBABILITY를 보면 7월에도 0.75%인상할 확률이 80%를 넘네요. 그리고 연말까지는 3.5~3.75%로 인상될 확률을 85%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에도 금융 시장이 뜨겁게 환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이 멈출 이유가 없겠죠. 

 

연준의 향후 전망치가 중요하다고 했었죠. 보시면 성장률 전망을 올해 말 2.8%에서 1.7%로 크게 낮췄네요. 그리고 실업률 전망이 보다 중요한데요… 연말 실업률이 현재 3.5%에서3.7%로 올라가는 것으로… 그리고 내년에는 3.9%, 24년에는 4.1%로 올라가는 것으로 세팅하고 있네요. 반면 물가는 연말 4.3%예상에서 5.2%로 올렸는데요… 하나 재미있는 것은 내년 물가 전망을 2.7%에서 2.6%로 낮췄다는 겁니다. 실업률은 예전 예상치보다 더 올렸는데… 물가 전망은 내년 전망에 한해서는 지난 번 전망보다 낮추었다… 무슨 의미일까요? 네… 강한 긴축을 통해 실업률은 일정 수준 올라가겠지만 물가는 잡아버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거겠죠. 

 

지금 미국 고용 시장은 정말 뜨겁습니다. 일자리는 넘치는데 사람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하고 있죠. 그래서 실업자 1인당 1.7명 이상의 비어있는 일자리가 있다고 하죠. 일반적으로는 1인당 1.1~1.2명 정도에도 호황인데… 그만큼 노동 시장에 초과 수요가 있는 겁니다. 금리 인상을 통해서 수요를 둔화시키게 되면… 노동에 대한 수요가 식기 시작하겠죠. 그럼 1.7명에서… 1.0명 수준으로 비어있는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겠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채용하겠다는 기업들이… 긴축에 의한 충격으로 일단 채용 계획을 줄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리고 채용 계획을 크게 줄이고 난 다음에는… 기존에 채용한 사람들을 내보내게 되겠죠. 그 때 실업률이 올라가는 겁니다. 네.. 일단 비어있는 일자리라는 방어막이 하나 더 있는 거죠. 그게 줄어들고 나서.. 실업률이 올라가는 거니까요… 비어있는 일자리를 다 없애고… 이후에도 실업률을 올릴 정도라고 예상을 한다는 것은 일정 수준 수요를 꺾기 위한 긴축을 강하게 진행할 것임을 천명한 것이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그런 강한 긴축을 통해 인플레를 잡겠다는 거죠. 

 

성장이 다칠 수는 있지만… 과거처럼 바로 실업률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과열을 식히는 완충막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겠죠. 연준이 성장 둔화를 최소화하면서 물가를 잡겠다는 생각이 아주 아주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에스더 조지 총재가 반대를 하셨죠. 이 분은 지난 해 9월부터 장단기 금리 역전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쓰셨던 분입니다. 매파이긴 한데… 금리 인상보다는 양적긴축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입장인데요… 이 분이 기준금리 0.75%인상에 반대하시는 이유 충분히 공감합니다. 관전 포인트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을 감수하면서도 기준금리를 빨리 인상하는 게 가능하겠는가라는 질문을 제가 던졌던 이유도.. 에스더 조지의 코멘트 때문이었죠. 이 얘기는 또 긴 얘기가 됩니다. 추가로 이어가도록 하죠. 

 

이번 FOMC는 총론적으로는 매파적이었는데요… 2가지가 컸다고 봅니다. 하나는 FOMC 트레이딩… 이른 바 FOMC가 끝날 때마다 마법처럼 나오는 그 단어..”불확실성 해소”죠… 0.75%를 인상할지 0.5%를 인상할지 너무나 두렵고 불확실했는데 0.75%를 인상하면서 확실하게 해줬죠… 참고로 올해 FOMC가 있었던 날은 대부분 주가가 올랐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지난 5월에도요) 그리고.. 이보다는 ECB의 이른 바 “손에 사정을 두는 긴축”… PEPP 회의를 긴!급!미팅을 통해 진행했다는 데 대해 Buy the Dip이 다시금 희망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 보다 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주말 에세이에서 자세히 이어가죠.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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